[새빛수원] 위기의 이웃과… 20년 빛낸 ‘아름다운 동행’

김기현 기자 2023. 12. 12.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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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2년여 만에 행자부 ‘전국 최우수센터’ 저력
지역 넘어 해외 재난·재해 현장서도 활약 돋보여
온라인플랫폼 ‘착한공터’ 마련 소통·참여 이끌고
다양한 주제 공모·캠페인… 나눔 손길 가교 역할
수원특례시자원봉사센터 전경. 수원특례시 제공

 

창립 20주년 맞은 ‘수원특례시자원봉사센터’

“이웃과 나누면 오히려 더 많은 것을 얻게 됩니다.” 세상에 훈훈한 감동을 준 많은 봉사자가 공통적으로 남기는 말이다. 필요한 사람에게 도움을 주면, 이를 나눈 자원봉사자의 자존감도 높아지고, 궁극적으로 세상이 더욱 아름답게 바뀌는 신비로운 일이 일어난다. 자원봉사만이 가진 힘으로 시민을 하나로 묶고, 수원특례시의 자부심과 긍지를 높여 온 수원특례시자원봉사센터(이하 센터)의 지난 20년을 되돌아본다.

■ 수원특례시 자원봉사 활성화를 위해 달려온 20년

센터는 20년 전인 2003년 10월20일 문을 열었다. 최초 개소 당시 명칭은 ‘시종합자원봉사센터’였다. 지역에 산재한 자원봉사자 및 단체들과 봉사의 손길이 필요한 곳을 연결하는 교량 역할을 할 구심점이 필요하다는 요구에 따라 태동했다. 시는 시자원봉사활동 지원에 관한 조례를 공포해 센터 출범을 위한 기초를 닦고, ‘더불어 사는 행복한 도시’를 비전으로 센터 운영을 시작했다.

운영 초기 센터는 자원봉사 기반을 구축하고 저변을 확대하는 노력에 집중했고, 3년이 채 안 된 2006년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로부터 전국 자원봉사센터 중 최우수 센터로 평가받는 등 저력을 보여줬다. 이후 센터는 중장기 비전과 방향을 정립하며 자원봉사 활성화를 위해 쉼 없이 달렸다. 개소 10년 만인 2013년 4월 장안구 정자동 옛 대한지적공사 경기본부 건물을 리모델링해 이전하면서 종합운동장에서의 더부살이도 마무리했다.

수원특례시 자원봉사자들이 김장봉사를 하고 있는 모습. 수원특례시 제공

도약의 디딤대를 마련한 센터는 이웃을 돕기 위한 사랑의 밥차, 노숙인 다시서기 프로젝트, 온라인플랫폼 운영 등 자원봉사 활동의 내실을 다지며 국내외 도시의 어려움을 함께 보듬는 활동에 집중했다. 영통구와 권선구 주민의 자원봉사 접근성을 확대하기 위해 2017년 2월 영통분소를 개소했으며 편리한 자원봉사활동을 위해 동 자원봉사 캠프도 운영했다. 또 2019년 7월에는 명칭을 현재 명칭으로 변경해 지금의 모습을 완성했다.

센터의 성장은 괄목할 만하다. 첫 개소 당시 1만2천명 수준이던 등록 자원봉사자 수는 지난 11월 말 기준 41만9천여명으로 늘었다. 20년 만에 35배나 증가한 것이다. 등록단체 수도 198개에서 698개로 500곳 늘었으며 자원봉사가 필요한 수요처 역시 89곳에서 776곳으로 크게 증가했다. 연간 누적 봉사시간은 올해 11월 말 기준 89만시간을 기록 중이다.

지난 2021년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활약한 수원특례시 자원봉사자들. 수원특례시 제공

■ 재난·재해 현장을 따뜻하게 보듬은 손길

센터는 20여년간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위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갑작스럽게 발생한 재난·재해 현장으로 서슴없이 달려가 따뜻한 손길을 전하고, 해외 국가의 어려움에도 빠르게 응답했다. 신속한 구호물품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현장을 지원하는 재난·재해 전문봉사단이 주축이다.

2007년 12월7일 태안 앞바다를 검은 기름으로 뒤덮었던 태안 기름 유출 사고는 센터를 중심으로 한 희생과 연대의 출발점이다. 사고 발생 닷새만인 12일부터 이듬해 4월30일까지 114일 동안 2만17명의 수원지역 자원봉사자들이 오염된 바다를 되살리고자 베이스캠프를 구축하고, 매서운 추위에 맞서 기름 범벅이 된 바닷가를 닦아냈다. 누적 봉사시간만 총 25만시간을 기록했고, 폐현수막 1t과 각종 의약품 및 작업복 지원이 더해졌다.

지난 2007년 충남 태안 기름 유출 사고 현장에서 수원특례시 자원봉사자들이 기름을 닦아내고 있다. 수원특례시 제공

2014년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을 당시에도 센터는 유가족의 슬픔을 달래고자 시연화장과 합동분향소 등에서 7개월 동안 839명의 자원봉사자가 유가족과 조문객을 위한 급수지원과 봉사활동을 이어갔다.

이후에도 각종 재난·재해가 발생하면 센터를 중심으로 시민들의 손길이 답지했다. 자매도시인 포항에서 대규모 지진으로 이재민을 도운 2017년 11월, 산불이 할퀴고 간 강원도 고성에 도움을 준 2019년 4월,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34개 시·군을 도운 2021년 8월 등 재난·재해가 있는 곳에는 늘 센터가 있었다.

해외 이웃을 위한 자원봉사도 성과다. 몽골 내 사막화 방지를 위한 ‘수원시민의 숲’ 조성과 캄보디아 수원마을의 기반시설 건립에 청소년 해외봉사단이 참여했다. 올해 초에는 튀르키예 지진 피해 지원을 위해 총 20t에 달하는 의류와 난방텐트, 침낭 등의 생필품을 보내기도 했다.

■ 지역과 사람을 중심으로 진화를 모색하다

센터는 자원봉사의 영역을 확장하는 새로운 시도를 지속하며 혁신적인 행보를 거듭해 왔다. 물품이나 노동력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재능과 기회, 가능성과 시도를 독려해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하는 노력을 기울인 것이다.

지난 2018년 오픈한 온라인플랫폼 ‘착한공터’는 센터의 혁신 노력이 구체화된 결과물이다. 자원봉사자들이 소통하고 서로의 활동을 연결하는 참여형으로 운영되는 확장형 온라인 공간이다. 자원봉사 일감을 발굴하고 연계하는 기본 기능은 물론 재능공터, 시민공터, 캠페인, 배움공터, 드림공터, 마일리지공터 등의 구성이 더해졌다.

캠페인 활동도 활발하다. 시민과 자원봉사단체, 기업, 동아리 등 다양한 주체들이 온오프라인에서 진행할 수 있는 캠페인을 발굴해 등록하는 방식으로 시민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했다. 최근에는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자원봉사에 집중하며 환경을 지키는 노력을 기울였다.

지난 6일 ‘제20회 수원특례시자원봉사자의 날 기념행사’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수원특례시 제공

■ 시민 참여로 빛낸 20년…새로운 꿈을 위한 도전

현재 센터는 새로운 20년을 모색하고 있다. 시민이 만드는 자원봉사 행복도시 수원을 만들기 위해 ‘모두가 참여하는 열린 플랫폼 구축 2030’을 비전으로 달려가는 전략을 수립했다. 사람과 현장을 중심으로, 공감과 협력을 이끌고, 자율과 창의에 기반한 자원봉사를 펼치기 위한 5가지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시민 공모로 ‘봉사하는 당신! 빛나는 당신!’이라는 슬로건도 선정했다.

자원봉사 단체와 수요처 특성별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자원봉사 생태계를 확고히 하고, 자원봉사포럼 등 지속가능한 소통 체계를 만드는 등 네트워크를 활성화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두 번째는 시민참여 플랫폼의 활성화와 자원봉사자 교육 및 마일리지 시스템 정비로 서비스 품질을 향상하는 것이다.

지난 6일 수원특례시자원봉사센터 창립 20주년을 맞아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에서 개최된 ‘제20회 수원시자원봉사자의 날 기념행사’에서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수원특례시 제공

착한공터 등 시만의 특화된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이를 대상별로 홍보해 브랜드를 구축하는 것은 세 번째 과제다. 또 참여자원봉사자들을 위한 포상과 지원 확대로 참여 동기와 전문성을 강화하는 네 번째 목표와 운영 시스템을 보다 체계화하는 마지막 목표까지 세부적인 과제를 수립 중이다.

최영화 수원시자원봉사센터장은 “센터는 내년에 더욱 새롭고 빛나는 봉사활동을 창의적이고 지속가능한 형태로 진행하겠다”며 “실천으로 나눔을 실현하고, 희망이라는 두 글자를 전파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현 기자 fact@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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