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경동시장 청년몰, 전통시장 활성화의 선봉

김광현 기자 2023. 12. 12.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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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휴 공간 활용 루프톱형 야시장… 전통시장 약점 저녁시간 활성화 기여
청년들의 의견 적극 수렴 반영
자본과 경험 부족한 청년층 약점 보완… 열정과 아이디어 만나 일자리 터전 돼
B2B로 사업 확장 사례로도 발전
올해 11월 경동시장 루프톱에서 열린 ‘경동1960 야시장’. 청년들의 도전이 전통시장에서 이어져 가고 있는 장면이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제공
모든 것이 디지털화돼 가고, 인공지능(AI)이 세상을 바꿔 가는 시대. 그러나 변하지 않고 바꿀 수 없는 것이 바로 인간의 감성. 전통시장은 세상의 추세를 거스르지 않으면서 감성까지 더해 강한 경쟁력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가능성을 갖추고 있다.

이에 맞춰 중소벤처기업부가 전통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최근 주목받고 있는 방안 중 하나는 ‘청년몰 조성사업’으로, 전통시장 내에 청년 상인들을 유치하고 그들의 창업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서울 경동시장에 자리한 청년몰은 중기부에서 주도하는 청년몰 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2019년 8월에 개장된 후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현재 18개 점포가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으며 2개 점포가 입점을 준비 중인 가운데, 이들이 전개하는 다양한 사업이 전통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한식, 중식, 일식, 디저트 등 다양한 먹거리와 한복, 모자 등의 볼거리가 있는 대표적인 청년몰의 성공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경동시장 청년몰은 현재 상태에서 만족하지 않고, 청년층을 중심으로 전통시장 전체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자동차, LG전자, 배우 이장우(경동시장 홍보대사) 등의 후원을 받아, 이들의 협력으로 올해 11월부터는 ‘경동1960 야시장’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매주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후 6∼12시에 개최되는 야시장은 경동시장 건물의 유휴 공간인 옥상 주차장을 활용해 루프톱형 야시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전통시장의 약점 중 하나인 저녁 시간대의 활성화를 도모하고, 고령층 방문객뿐만 아니라 청년층의 참여를 유도하고자 하는 전략이다. 새로운 감성과 도전을 통해 전통시장에 관심이 적은 고객층의 유입을 촉진하고, 청년몰을 통해 유입된 청년층이 기존 전통시장의 활성화에 도움을 주며 상생하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취지다.

경동시장 청년몰은 2016년부터 추진된 중기부의 사업으로, 전통시장 내 유휴 부지를 활용해 청년상인들의 창업을 지원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며 전통시장의 활성화를 도모하는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매년 사업에 참여한 청년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입점 전, 중, 후 교육을 실시하고, 입점 이후에도 다양한 지원 사업을 통한 사후 관리를 통해 청년상인들의 생존 기간을 늘리고 있다. 특히 청년몰 입점 후 1년 동안 생존한 청년상인 비율은 2016년 71%에서 2021년에는 94%로 상승했다. 청년들이 전통시장에서 새로운 도전을 해보겠다는 열정이 앞으로 어떻게 시장을 바꾸어 갈지 관심이다.

중기부도 이 점에 특히 주목해 전통시장이 가진 ‘낡음’의 이미지를 ‘창조’ ‘도전’ ‘새로운 일자리’의 터전으로 바꿔 보자는 데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청년몰 사후 관리 사업은 최초 입점한 청년상인뿐만 아니라 나중에 합류한 상인들에게도 확대 적용됐다. 기존에 영업 중이던 청년상인이 확장 전이나 다른 이유로 청년몰을 나가게 되더라도 새로운 상인을 모집해 전통시장의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전국 청년몰의 가동률은 70.3%로, 현재 운영 중인 37개 청년몰 내 633개 점포 중 445개 점포가 영업 중임을 확인할 수 있다.

청년층에게는 열정과 아이디어는 있으나 크게 부족한 것이 자본과 경험이다. 이런 약점을 딛고 청년몰 사업이 성공하는 사례가 있다. 그중 하나로 어반파머의 김경수 대표를 꼽을 수 있다. 수제 그래놀라를 주요 아이템으로 하고 있으며 체중 조절 단백질 셰이크 등을 납품하고 있다.

경동시장 청년몰에서 창업한 뒤 기업 간 거래(B2B)로의 판로 확장을 통해 사업 규모를 확장했으며, 현재는 충남 논산시에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전년도 연 매출액은 24억 원을 넘어섰다.

또 다른 성공 사례는 일공일오컴퍼니의 장예원 대표이다. 결혼과 육아로 인해 일을 그만두게 된 그는 2016년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일하자’란 목표로 일공일오컴퍼니를 창업했다. 자녀를 키우기 위해 경력이 단절된 엄마들을 위한 직장을 만들자는 것. 경기 수원영동시장 내 청년몰에서 시작한 뒤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 인증시설을 개설해 외부 판매장, 제과제빵 교육장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장 대표는 “2021년 11월에 문을 연 ‘삼미제빵소’를 백화점 팝업스토어에 로컬 브랜드로 입점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광현 기자 kkh@donga.com

공동기획
동아일보·중소벤처기업부·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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