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너지·양자기술 … 기술창업도 女봐라

이새봄 기자(lee.saebom@mk.co.kr) 2023. 12. 11.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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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산업 분야 여성창업자 발굴
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가 앞장
'다국어 더빙' 허드슨에이아이
'3D 모션 콘텐츠' 네이션에이
W-스타트업어워즈 수상기업
24개 중 5개가 AI 아이템 승부
신현진 허드슨에이아이 대표
AI 기술 썼더니 배우 목소리 그대로 입모양까지 맞춰 더빙

"이 배우가 이렇게 일본어를 잘했어?"

국내 유명 여배우가 등장하는 드라마의 한 장면. 한국어로 대사를 하기 시작한 그는 특정 시점부터는 일본어를 하다가 곧 영어로 연기를 이어갔다. 어느새 그는 힌디어를 하기 시작했다. 모두 동일하게 그녀의 목소리였다. 사실 이 영상은 스타트업 '허드슨에이아이'가 만든 데모영상이다. 허드슨에이아이는 음성과 영상을 중심으로 하는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 기술을 활용해 원작 배역의 목소리를 활용한 생생한 연기 더빙 음성을 제작한다. 심지어 기존 배우가 원어로 촬영한 영상을 더빙 음성에 맞춘 자연스러운 입모양으로 바꿔주는 '입모양 생성 서비스'도 구현한다.

이 회사는 창업 1년 만에 SK브로드밴드 Btv 영화 '정직한 후보2', 애니메이션 '극장판 헬로카봇 시즌4'에 더빙을 담당했다. 가이드 성우들이 대본을 읽으면 배우 목소리를 학습한 AI가 원래 배우가 말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바꿔주는 기술로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콜리전 2023'에 참가해 피칭 경연 본선에 진출하는 성과를 거두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신현진 허드슨에이아이 대표는 "현재 K콘텐츠 돌풍의 이면에는 '더빙 콘텐츠'가 있다"며 "이 시장은 기술적으로 병목 현상이 발생하는 노동 집약적인 분야였지만, AI 기술을 통해 성우가 아닌 원래 배우 목소리로 더빙을 해 시청자 몰입도를 높이면서도 비용 측면에서 효율적인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게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신 대표는 올해 W-스타트업어워즈(여성창업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W-스타트업어워즈는 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가 우수 여성 창업자를 발굴·육성하기 위해 2000년부터 매년 열고 있는 대회다. 특히 이 대회는 허드슨에이아이처럼 AI와 친환경·에너지, 양자컴퓨팅 등 신산업 분야의 우수 창업자를 발굴하는 경진대회로 발돋움하고 있다. 올해 수상한 총 24개 기업 중 5개 이상이 AI 관련 기술 스타트업이다.

올해 W-스타트업어워즈에서 입상을 받고 도전 K-스타트업 왕중왕전 창업리그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네이션에이' 역시 대표적인 AI 스타트업 중 하나다. 네이션에이는 생성형 AI 기술을 기반으로 3D 모션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유수연 네이션에이 대표는 "콘텐츠 시장은 3D로 전환되고 있는데, 3D로 콘텐츠를 변환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게 문제였다"며 "이를 생성형 AI 기술로 해결하겠다는 게 저희 기업의 취지고, 아직까지 3D 분야에서는 생성형 AI 기술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플레이어가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3D 콘텐츠 생성 시장에서 메인 플레이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실제 전문가의 영역이라 여겼던 3D 콘텐츠를 누구나 쉽고 빠르게 만들 수 있게 해주는 네이션에이의 서비스는 출시 직후에 가입자가 급증하면서 서버가 다운될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다. 서비스 개시 일주일 만에 가입자 50만명을 확보했으며, 연내 1000만 고객 확보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올해 최우수상을 수상한 아이즈온의 김민영 대표는 지난해 한국자폐학회 최우수 논문상인 '소천논문상'을 수상한 특수교육 및 발달장애 분야 전문가로, AI 기반 시선 추적 기술과 인지발달 솔루션을 활용한 자폐 스펙트럼 진단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 자폐 스펙트럼은 시간이 생명이라고 할 만큼 빠르게 진단할수록 좋지만, 아동의 자폐 스펙트럼이 의심돼도 전문의에게 진단을 받기까지는 평균 1년 반이 걸린다. 이 앱은 0.1초 단위로 아동의 시선을 정밀하게 분석하는 방식으로 자폐 스펙트럼 아동의 위험을 선별할 수 있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최유나 이글루클라우드 대표는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로 우수상을 받았다. 이 서비스는 기업에서 외산 소프트웨어(SW)를 활용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아이템으로 계정 관리, 단락 자동 복사, 조직도 관리 등 부서마다 업무에 필요한 기능을 자유롭게 조합해 이메일로 사용할 수 있다.

김상이 대표가 창업한 블랙탠저린은 AI 기반 초개인화 스타일리스트 패션 플랫폼이다. 얼굴과 체형을 분석할 수 있는 AI 엔진, 패션 큐레이션, 소셜 기능 등을 탑재한 아이템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이 앱은 체형, 퍼스널 컬러, 얼굴 이미지, 취향 등 통합 진단을 받을 수 있는 앱으로 고도화 중이며, 향후 초개인화 추천을 받은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이커머스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이들 기업 외에도 올해 W-스타트업 어워즈를 수상한 상당수 기업들이 창업 아이템에 AI 기술을 직간접적으로 활용했다. 한편 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는 AI 등 기술창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수상기업들의 사업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달 7일 '여성창업 네트워킹데이'를 개최했다. 이정한 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 이사장(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은 "여성창업경진대회가 10대 신산업 등 기술창업에서 활약하는 여성 창업자를 발굴하는 장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앞으로 기술 기반 여성 창업자들이 성장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확대해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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