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잘하고 싶어요? ‘손’으로 쓰는 힘을 믿으세요[아미쌤의 기승전 영어]

기자 2023. 12. 11.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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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선생님 설명을 무슨 유투브 시청하듯 보고만 있니. 필기를 좀 하렴, 제발!’

답답한 마음을 꽉 누르고 “여러분~ 필기 안 해도 되나요?”라고 웃으며 물어본다. 디지털 DNA로 태어난 학생들은 “귀찮아요” “힘들어요” “어차피 수능은 번호만 찍으면 돼요” 등으로 대답한다.

손을 전혀 움직이지 않는 학생들을 보면 ‘설명을 경청하지 않는다’ ‘복습을 안 할 것 같다’ ‘생물학적 암기의 한계를 모른다’ ‘입시공부가 뭔지를 잘 모른다’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학생들은 특히 수능영어의 경우 단어를 보고 뜻만 스치듯 알면 된다는 의식이 팽패하다.

요즘은 학교에서도 손필기 대신 프린트 자료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고, 학원에선 회차당 수업에 필요한 요약본과 정리자료를 받기에 ‘내 손’으로 뭔가를 끄적일 일이 없다. 인강을 듣거나 혹은 타이핑하면서 학습정리를 한다. 하지만 학습효과 면에서 반드시 손으로 직접 써야 한다. ‘정확한 이해와 intake(흡수) 과정이 약하며, 회상력은 더욱 미약하다. 많이 들어서 친숙한 것이지 그것이 내 것이 되긴 힘들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뇌과학적 이유=철학자 칸트는 ‘손가락은 대뇌의 파견기관’이라고 말했다. 키보드로 타이핑하는 것은 여덟 개의 손가락 움직임만 수반하는 반면 글씨를 쓰는 것은 최대 1만 가지 움직임을 수반하고, 뇌에 수천 개의 신경회로를 만든다. 따라서 보다 강렬한 애착과 의욕을 불러일으킨다. 한국 사람들은 어려서부터 젓가락질을 많이 해서 머리가 좋다는 이야기를 들어봤을 것이다.

■현실적 이유=학교 시험에서 서술형으로 답안을 요구할 때 식별 가능한 필체로 작성해야 한다. 순간의 의지가 아니라 습관으로 나오는 필체는 중요하다. 또한 손으로 쓰지 않으면 무엇보다 식별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가령 fry-fly, wake-walk, medication-meditation 등 비슷하게 생긴 단어를 식별하는 능력을 높이려면 반드시 손으로 써야 한다. 요즘처럼 어려운 수능영어에서 어휘가 헷갈려서 추측(guessinn)하게 되면 1등급은 힘들다.

필체를 보면 사람의 마음이 보인다고 했다. 구본진 변호사의 ‘필체를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에서 왜 우리 조상님들이 서예로 정신수양을 했는지, 더 나아가 부자가 되는 필체, 친일파의 필체, 성공하는 필체 등을 알 수 있다고 했다. 필자도 학생들의 필기 수준만 보아도 점수가 예상된다. 질풍노도 사춘기의 필체치고 가지런한 경우가 없고, 소심한 친구는 필압도 약하고 글씨 크기도 작은 경우가 많다. 반듯한 학습정신은 반드시 글씨에 드러난다. 어설픈 글씨, 파악하기 힘든 획 놀림은 나중에 본인도 못 알아본다. 많이 공부한 글씨는 티가 난다. 많이 공부하다 보면 빠르고 가지런하게 자기 손으로 정리하는 습관이 몸에 배기 때문이다.

어른들의 자기계발서에서도 하나같이 강조하는 점이 있다. ‘더 마인드’의 작가 유투버 ‘하와이 대저택’은 목표를 달성하려면 손으로100번씩 쓰라고 조언한다. 김승우 회장은 명함 뒷면에 달성할 목표를 손으로 적어 다녔다고 했다. 게일 메튜스 교수는 손으로 쓰면 목표를 달성할 확률이 42% 이상 증가한다고 했다. 디지털이 아닌 아날로그적 ‘손 쓰기’ 힘은 상당하다.



■아미쌤은 누구?

본명은 민아미이고 현재 개포동 아미영어학원 원장이다. 목동과 대치동에서 영어강사로 20년 이상 활동했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교육학을 전공하고, 영어교육학을 부전공으로 공부했다. 한국강사신문 칼럼니스트 겸 기자로도 활동한 그는 ‘적중! 영어독해중등3 꿈틀’ ‘적중! 영어독해중등1 꿈틀’ ‘고득점 수능듣기B형 고3 실전편RHK’ ‘고득점 수능듣기B형 고3 유형편RHK’ 등을 펴내기도 했다.

민아미(영어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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