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네덜란드 국빈 방문차 출국…'반도체 세일즈' 나선다

최동현 기자 2023. 12. 11.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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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반도체 협력에 가장 역점"…이재용·최태원과 ASML 방문
'헤이그 특사' 리더잘 방문…"116년만 우뚝 선 중추국가 선언"
윤석열 대통령이 공군 1호기에 오르고 있다. 2023.11.20/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11일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하기 위해 순방길에 올랐다. 윤 대통령은 세계 1위 반도체 노광장비 기업인 ASML을 방문해 대(對)한국 투자를 요청하고, 네덜란드와 '반도체 동맹'을 구축하는 등 세일즈 외교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이날 오전 11시 쯤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 올라 네덜란드 수도 암스테르담으로 출발했다. 윤 대통령은 빌렘 알렉산더 국왕의 초청으로 이날부터 3박5일간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다.

공항에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장호진 외교부 1차관,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윤재옥 원내대표, 대통령실 김대기 비서실장, 한오섭 정무수석, 오니 얄링크 주한네덜란드 대사대리 등이 나와 윤 대통령을 환송했다.

한국 정상이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하는 것은 1961년 수교 후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현지시간) 암스테르담에서 동포 만찬 간담회를 주재하고, 이튿날(12일)부터 공식 환영식 및 알렉산더 국왕 내외와의 친교 오찬, 국빈 만찬 등 공식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이번 국빈 방문의 하이라이트는 12일 예정된 ASML사(社) 방문이다. 윤 대통령은 알렉산더 국왕과 함께 네덜란드 벨트호벤에 소재한 ASML 본사를 방문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재벌 총수들도 동행할 예정이다.

ASML은 극자외선(EUV)을 이용해 반도체를 생산하는 노광장비를 독점 공급하는 기업이다. 전 세계에서 EUV 노광장비를 유일하게 생산하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슈퍼을(乙)'로도 불린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이번 순방에 동행하는 이유다.

윤 대통령은 ASML 방문을 계기로 한국에 대한 투자를 적극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ASML은 외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윤 대통령에게 반도체 생산 공정인 '클린룸'을 공개할 예정인데, ASML의 적극적인 태도에서 '깜짝 선물'을 기대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윤 대통령은 전날(10일) 공개된 AFP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반도체 협력'은 이번 순방에서 가장 역점을 두는 부분"이라고 강조하면서 "ASML 방문은 '한-네덜란드 반도체 동맹' 관계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국빈 방문 사흘째인 13일에는 마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단독 회담 및 업무 오찬을 갖는다. 두 정상은 반도체 공급망부터 청정경제, 첨단과학기술, 물류 분야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인 협력을 강화하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 심화에 공감대를 모을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과 뤼터 총리는 회담 후 양국 간 '반도체 대화체' 신설 및 공동사업 발굴 등을 골자로 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공동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아울러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에 대응하기 위한 '경제·안보 대화체'도 신설될 전망이다.

이 밖에도 원전·무탄소에너지(CFE)·양자역학(퀀텀)·인공지능(AI)·스마트농업·물류 등 제반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 방안이 도출될 것으로 보인다. 양국 정부는 한-네덜란드 워킹홀리데이 참여 인원 확대 방안도 협의 중이다.

윤 대통령의 '보훈 행보'도 관전 요소다. 윤 대통령은 뤼터 총리와 업무 오찬을 마친 뒤 헤이그 '리더잘'(Ridderzaal)을 방문할 예정이다. 리더잘은 1907년 제2차 만국평화회의가 열렸던 곳으로, 고종이 '헤이그 특사'(이준·이상설·이위종)를 파견해 을사늑약의 부당함을 알리고자 했던 장소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이 당초 뤼터 총리와 마우리츠하위스 미술관을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일정을 바꿔 리더잘을 택했다고 한다. 이는 116년 만에 세계 최약소국에서 '글로벌 중추국가'로 성장한 대한민국의 위상을 알리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것이 대통령실 설명이다.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은 "100여 년 전 우리의 국력이 미약했지만 독립운동가들의 희생과 헌신으로 100여 년 반에 눈부신 성장을 거두어 네덜란드와 반도체 동맹을 구축할 만큼 글로벌 중추국가로 우뚝 서게 됐음을 되새기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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