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록] 일반분양 언제 할까… 신반포4지구-GS건설 끝없는 줄다리기
[편집자주][정비록]은 '도시정비사업 기록'의 줄임말입니다. 재건축·재개발 사업은 해당 조합과 지역 주민들은 물론, 건설업계에도 중요한 이슈입니다. 도시정비계획은 신규 분양을 위한 사업 투자뿐 아니라 부동산 시장의 방향성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현장을 직접 찾아 낡은 집을 새집으로 바꿔가는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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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구 잠원동 60-3번지 일대에 위치한 신반포4지구는 신반포8·9·10·11·17차 아파트와 녹원한신아파트, 베니하우스 등을 통합 재건축하는 사업이다. 전체 면적 약 15만8555㎡에 달한다. 용적률 299.9%를 적용, 기존 2898가구가 지하 4층~지상 35층 총 29개동 3307가구 대단지로 탈바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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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 재건축 8부 능선으로 불리는 관리처분계획인가까지 승인, 3년 간의 이주를 마치고 2021년 10월 철거를 시작했다. 2017년 유예를 마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해야 한다는 목표가 있었으나 2900명이 넘는 조합원이 큰 의견 충돌 없이 다수의 총회를 무사히 마쳤다는 점에서 시간과의 싸움에서 승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첫 삽만 뜨면 되는 줄 알았건만 문제는 엉뚱하게 철거를 다 마친 이후 터졌다. 원래 신반포4지구 부지 내에는 서울시 소유의 905.5㎡ 규모 시유지가 있었다. 이 땅을 매입하는 문제로 조합과 서울시 사이 갈등이 생긴 것. 정비사업 부지 내 국·공유지가 있으면 조합이 땅을 사들여야 한다. 이때 가격은 사업시행계획인가 고시일을 기준으로 평가하되 조합이 고시일로부터 3년까지 매입하지 않으면 토지 가격을 다시 책정해야 한다. 이때 해당 기간 동안 오른 땅값뿐 아니라 아파트 가격도 반영된다.
조합은 2020년 10월까지 해당 토지를 매입해야 했으나 이 시기를 놓쳤다. 서울시는 땅값을 다시 산정해야 한다며 같은 해 9월 곧바로 매각 연기를 신청했다. 시세 재평가 결과 종전보다 200억~300억원 더 높은 가격에 시유지를 살 위기에 놓인 조합은 이미 건물도 다 허물고 없는 나대지에 아파트 입주권 금액까지 반영하는 건 너무하다며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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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은 계약 당시 도급 계약 체결부터 착공 전까지의 물가 상승률만 공사비 증액분에 반영한다는 조항을 들어 이러한 요구를 거부했다. 하지만 장기간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공사가 중단될 수 있다는 조합원들의 불안이 커지자 종전 공사비보다 1980억원(21%) 오른 1조1332억원에 합의를 도출했다. 공사 기간도 종전 34개월에서 42개월로 8개월 연장하며 준공 예정일은 2025년 4월로 밀렸다.
조합과 GS건설은 남은 공사비 증액분인 3180억원에 대해선 한국부동산원의 공사비 검증을 통해 확정짓기로 의견을 모았다. 공사비 검증이란 시공사가 부당하게 공사비 인상을 못하도록 공공기관인 부동산원이 적정성을 검토하는 제도다. 재건축 사업에서 공사비를 10% 이상 조정하는 경우 의무 검증을 받아야 한다.
공사기간(공기) 연장 또한 양쪽 갈등의 불씨로 작용하고 있다. GS건설은 지난달 조합 측에 공사기간을 종전보다 8개월 더 연장해야 한다는 공문을 보냈다. 기존 일정보다 착공이 늦어진 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시멘트 가격 상승 등으로 자재 수급이 원활하지 못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조합 측은 공기 연장 근거를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즉각 반기를 들었다. 늘어난 공기만큼 불어나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이자는 조합원 몫이 된다고 반발했다.
계약자는 공기 연장으로 인한 입주 지연 기간이 3개월을 초과하면 계약 해지가 가능하다. 3개월 이하라면 지체보상금을 청구할 수 있다. 김예림 법무법인 심목 대표변호사는 "주택법에 따라 입주 지연으로 인한 시공사의 책임이 명시돼 있지만 시공사와 공기 연장을 합의했고 이를 조합 총회에 안건으로 상정, 의결을 완료했다면 문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양쪽 협의는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GS건설 관계자는 "직접 공사비와 물가 상승분, 금융비용 등에 대한 공사비를 두 부분으로 나눠 조합과 협의 중"이라며 "공기 연장도 최종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조합 관계자는 "GS건설과 지속해서 협의를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 정확히 정해진 것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 공기의 경우 최대 4개월의 재연장 카드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플자이의 연내 일반분양도 어렵게 됐다. 조합은 지난달 서초구청에 분양가 심의를 접수해 일반분양 준비에 나섰지만 끝내 목표가 좌절됐다. 구청이 분양가상한제 심의만 완료하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분양보증을 접수할 계획이었으나 시간이 없다. 입주자모집공고에 입주일이 기재돼야 하니 GS건설과의 협의를 끝내고 총회를 열어야 하는데 올해가 한 달도 안 남은 시점에선 현실적으로 불가하다.
GS건설 관계자는 "조합과의 협의가 이달 초, 늦으면 이달 말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총회는 아무리 빨라도 내년 1월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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