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드라큘라'는 다크 로맨스 한국 배우들이 폭발적으로 표현"

이동인 기자(moveman@mk.co.kr) 2023. 12. 10.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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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대체로 한 번 만들면 끝이지만 극(Show)은 시대나 문화, 국적, 배우에 따라 그 해석이 천차만별입니다. 극 예술의 아름다움이죠."

그는 "독일 무성 영화 버전에선 드라큘라의 성에 연인을 데리고 온 남자가 유혹당하는 부분만으로 한 편의 영화가 될 만큼 다양한 해석이 있는 것 같다"며 "한국 프로덕션은 반 헬싱 박사도 매우 젊은 배우가 맡아 관객들 나이에 맞게 맞춘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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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햄프턴 인터뷰
20여년전에 쓴 내 작품에
생명력 불어넣은 韓에 감사
뮤지컬 '드라큘라' 극작가 크리스토퍼 햄프턴. 이승환 기자

"영화는 대체로 한 번 만들면 끝이지만 극(Show)은 시대나 문화, 국적, 배우에 따라 그 해석이 천차만별입니다. 극 예술의 아름다움이죠."

지난 6일 오디컴퍼니가 제작한 뮤지컬 '드라큘라'의 10주년에 맞춰 한국을 방문한 크리스토퍼 햄프턴 작가는 자신이 썼던 뮤지컬을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관람했다. 그는 영화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로 1995년 칸 영화제와 2021년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했고, 연극과 뮤지컬로 토니상을 2번 받은 거장이다.

'드라큘라'는 그가 뮤지컬로 쓴 두 번째 작품으로 2001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초연된 작품이다. 1897년 브램 스토커의 소설이 나온 지 한 세기가 넘게 사랑을 받는 이 뱀파이어 이야기를 각색했던 그도 오랜만에 본인이 쓴 작품을 관람했다고 했다.

그는 "2001년 당시 내가 좋아하던 원작 소설과 최대한 비슷하게 만들어보자고 작곡가와 얘기했는데 시대적인 고딕 배경 속에 로맨틱이 공존하기 때문에 뱀파이어 장르지만 다크 로맨틱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뮤지컬 '드라큘라'의 결말은 브램 스토커의 소설과는 사뭇 다르다. 소설에선 드라큘라가 사랑한 미나가 그의 심장에 칼을 꽂고 머리를 잘라 드라큘라를 평안하게 해주는 결말이다. 그가 각색한 뮤지컬 '드라큘라'의 결말은 반대로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드라큘라가 희생한다.

그는 "수백 년 동안 불멸의 존재였던 그가 사랑했던 여인과 꼭 닮은 미나를 만나 자신과 같은 뱀파이어로 만들 수 있지만 진정한 사랑이 무언가를 깨닫는다"며 "이 부분을 나의 원작을 기초로 한국 관객들에 맞게 각색했지만 기본적인 아이디어는 내가 썼던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이 뮤지컬 2막에서 드라큘라가 미나를 유혹해 마침내 사랑을 확인하는데 이 장면을 그는 가장 인상적으로 봤다고 했다. '금지된 사랑'의 매력에 끌리는 모습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인데 한국 프로덕션이 더 폭발적으로 그려낸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독일 무성 영화 버전에선 드라큘라의 성에 연인을 데리고 온 남자가 유혹당하는 부분만으로 한 편의 영화가 될 만큼 다양한 해석이 있는 것 같다"며 "한국 프로덕션은 반 헬싱 박사도 매우 젊은 배우가 맡아 관객들 나이에 맞게 맞춘 것 같다"고 말했다. 공연 후 커튼콜 무대에 잠시 올라 관객들에게 "한국을 처음 방문하는데 20여 년 전에 만든 작품에 생명력을 불어넣은 한국 프로덕션에 감사하며 훌륭한 공연이었다"고 말했다.

햄프턴은 옥스퍼드대에서 프랑스어를 공부하던 중 대학 극장에서 자신의 작품을 공연하면서 극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프랑스 작가 라클로의 소설을 각색했고 영국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로열셰익스피어극단 공연으로 이어졌다. 시나리오 작가 겸 영화감독으로 데뷔한 후 1995년 영화 '캐링턴'으로 칸 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했다. 그는 유명인들의 생애와 전기를 시나리오로 각색하는 데 특별한 재능을 가지고 있다. "픽션이 아니기 때문에 철저한 조사와 인터뷰가 좋은 각색의 비결입니다. 최근 프랑스 실존주의 작가 시몬 드 보부아르의 인생을 영화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 최대한 주변 사람을 인터뷰하고 취재합니다."

[이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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