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네덜란드 국빈방문차 내일 출국…'반도체 동맹' 격상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오는 11일 네덜란드 국빈 방문을 위해 출국한다. 윤 대통령은 이번 방문을 통해 세계 1위 반도체 장비 기업을 키워낸 네덜란드와의 반도체 협력 수준을 획기적인 수준으로 격상한다는 계획이다.
10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별다른 외부 일정을 잡지 않은 채 참모들로부터 네덜란드 국빈 방문에 대한 보고를 받으며 관련 사항을 점검하고 있다.
윤 대통령 부부는 11일 오전 경기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출국할 예정이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는 11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도착한다.
윤 대통령 부부는 11일 네덜란드 도착 직후 동포 만찬 간담회를 갖는다. 12일에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리는 공식 환영식에 참석한 뒤 전쟁기념비 헌화, 국왕 내외와의 친교 오찬, 국빈 만찬 등 일정을 수행한다. 특히 12일 오후에는 세계 1위 반도체 노광장비 기업인 ASML 본사를 방문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13일 네덜란드 헤이그를 방문해 상하원 의장과 합동 면담을 갖는다. 이후 윤 대통령은 네덜란드 총리와의 단독 회담, 공동 기자회견, MOU(양해각서) 서명식 등에 참석한다. 또 총리 주최의 업무 오찬, 리더잘 방문, 이준 열사 기념관 방문, 참전용사 간담회, 한-네덜란드 비즈니스 포럼, 답례 문화행사 등 쉼 없는 일정이 이어질 예정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지난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네덜란드 방문 관련 브리핑을 열고 "리더잘은 1907년 2차 만국평화회의가 열린 장소"라며 "우리 독립운동사에서 큰 의미를 지닌 역사적 장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의 이번 네덜란드 국빈방문은 독립운동과 호국보훈 정신을 고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리더잘과 이준 열사 기념관 방문을 통해 어려운 상황에서도 국권 회복, 독립을 위해 헌신한 순국선열들의 정신을 되새기고 강력한 국방력과 글로벌 리더십을 바탕으로 하는 자유민주주의 및 세계 평화수호 의지를 표명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번 네덜란드 일정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ASML 본사 방문 일정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 등도 윤 대통령과 동행한다. ASML은 외국 정상 최초로 윤 대통령에게 '클린룸(반도체·디스플레이 등이 제조되는 고청정 공간)'을 공개한다.
김 차장은 "윤 대통령은 네덜란드 국왕, ASML 회장과 함께 ASML 본사 주요 시설을 시찰하고 ASML 포함 주요 반도체 기업인들과 함께 전문인력 양성, 차세대 기술 연구개발 분야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라며 "네덜란드 총리와의 회담 및 업무 오찬에서도 네덜란드 첨단장비와 한국의 첨단 제조역량을 결합해 반도체 가치 사슬상의 상호보완성을 극대화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AFP통신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반도체 협력은 이번 네덜란드 방문에서 가장 역점을 두는 부분"이라며 "반도체는 한-네덜란드 협력 관계의 중심축이다. 세계 반도체 사업의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은 양국 모두의 핵심 이익과 직결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네덜란드와 한국은 가장 모범적인 협력 관계를 통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안정에 기여해 왔다"며 "신흥기술을 둘러싼 국가 간 지역 간 패권 경쟁이 심화되면서 특히 반도체 산업의 전략적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는 상황에서 이번 네덜란드 방문은 각별한 의미가 있다"고 했다.
이어 "네덜란드와 한국은 '경제'가 '안보'이고, '안보'가 '경제'인 시대라는 공감대하에 양국 간 경제 안보 분야 파트너십 강화 방안을 최우선 과제로 논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반도체가 산업, 기술, 안보 측면에서 전략자산으로 부각되면서 글로벌 공급망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며 "기술 패권 경쟁, 공급망 재편 등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글로벌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네덜란드 방문을 계기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이슈를 집중적으로 다룰 보다 체계적인 제도적 틀이 마련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며 "앞으로 네덜란드를 비롯해 미국, 일본 등 주요국과의 반도체 협력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ASML 방문은 한-네덜란드 반도체 동맹 관계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안채원 기자 chae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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