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능 100배 차이' 한국 vs 북한 군사위성, 어떤 수준?

CBS 오뜨밀,CBS노컷뉴스 김형준 기자 2023. 12. 10.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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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북한, 앞다투어 군사정찰위성 발사
위성 구체적 성능은 군사기밀이라 비공개
알려진 바로 한국 위성 성능이 100배 우수
북한 기술력 부족, 과소평가하는 건 위험
위성 궤도를 통해 부족한 성능 보완하기도

■ 방송 : CBS 라디오 <오뜨밀 라이브> FM 98.1 (20:05~21:00)
■ 진행 : 채선아 아나운서
■ 대담 : CBS 김형준 기자

◇ 채선아> 좀 더 밀도 있게 알아볼 이슈 짚어보는 뉴스 탐구생활 시간입니다. 우리 군에서 지난 주말에 처음으로 군사정찰 위성 발사에 성공했죠. 앞서 북한도 지난달에 군사 정찰위성을 발사했는데 위성을 통한 한국과 북한의 경쟁이 시작된 걸까요? 이 뉴스 자세하게 설명해 줄 CBS 김형준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형준> 안녕하세요, 

◇ 채선아> 일단 군사정찰 위성이 뭔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설명을 좀 해주실까요?  

◆ 김형준> 북한이 핵과 미사일 능력을 상당 부분 이제 고도화한 상태잖아요. 대륙간 탄도미사일, ICBM도 만들고 중거리 탄도미사일 혹은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이라 부르는 IRBM도 만들고요. 원래 북한 정찰기 같은 경우에는 고작해야 한 10km 정도 보는 게 고작이라고 하는데 정찰 위성을 띄우면 그 위성을 가지고 전 세계를, 많은 제약 사양이 붙겠지만 어쨌든 다 본인들이 원하는 대로 볼 수가 있으니까 세계의 동태를 파악하는 데 유용하게 된 거죠.

 
◆ 김형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공화국 무력이 이제는 만 리를 굽어보는 눈과 만 리를 때리는 강력한 주먹을 다 함께 자기 수중에 틀어쥐었다" 참고로 만 리가 4,000km입니다. IRBM에 딱 들어가는데, 지금 북한이 IRBM을 거의 완성한 상태예요. 주먹은 진즉 갖춘 지 오래됐고 그다음에 이젠 만리, 그러니까 지구 전역을 굽어보는 눈을 갖추게 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는 거죠.  
◇ 채선아> 그런 군사정찰 위성을 북한이 지난달 21일에 쐈고요. 우리 군에서는 지난 주말에 쐈거든요. 비슷한 시기에 쏘아올리다 보니까 비교를 좀 해보게 되는데 일단 이름부터 좀 살펴볼게요. 북한 같은 경우에는 만리경 1호, 이렇게 불리고 우리 위성은 425 사업 이렇게 불리더라고요. 425 사업이 정확히 어떤 의미인가요?  

◆ 김형준> 425 사업은 SAR와 EO/IR에서 각각 앞글자를 따온 건데요. SAR는 합성 개구레이더라는 뜻입니다. 이거는 아직 안 쐈어요. 이게 어떤 원리냐면, 레이더라는 게 전자파를 쏴 보내가지고 그 파가 돌아오는 시간을 계산해서 어떤 게 감지되는지를 보는 거거든요. 이 합성 개구레이더라는 거는 위성에서 그 레이더파를 지상으로 쏴가지고 그 지형지물에 반사돼서 오는 게 있잖아요. 그 반사돼서 오는 시간 동안 위성이 계속 이동을 하지 않습니까? 그러면 이 위성 자체가 이동하는 시간이 일종의 큰 렌즈처럼 작용을 하게 되는 거예요. 이걸 통해 지형도를 날씨에 상관없이 만들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이번에 쏜 게 EO/IR, 전자광학 적외선이라고 하는데 쉽게 말해서 카메라입니다. 가시광선을 사용하느냐 적외선을 사용하느냐 그 차이가 있기는 한데요. 쉽게 말씀드리면 가시광선은 낮에 햇빛을 이용해서 보는 거고요. 적외선은 말 그대로 적외선을 이용해서 밤에 보는 거죠.


◇ 채선아> 그러면 425 사업의 목표는 날씨나 낮밤에 관계없이 지도를 그리거나 표적을 추적할 수 있도록 한다는 거네요. 위성의 성능에서 중요한 게 얼마나 정확하게 군사 목표를 탐지할 수 있느냐 이게 핵심인 거잖아요.  

◆ 김형준> 일반적으로 군사정찰 위성이 쓸모가 있으려면 서브미터라 해서 1m 곱하기 1m 가로 세로 1m 이하의 물체를 한 픽셀로 인식을 할 수 있어야 돼요. 우리가 흔히 컴퓨터에서 사진을 띄우면 사진 크기가 몇 픽셀 몇 픽셀이냐 이런 거 많이 얘기하잖아요. 1280 x 960, 이런 식으로 해상도나 모니터 크기를 말하죠. 점 하나를 픽셀이라고 부르는데 이 픽셀이 1280개 있으면 가로 1280, 세로 960개 있으면 960, 그래서 1280 x 960개의 픽셀이 모여서 화상을 만드는 겁니다.

◇ 채선아> 북한은 바로 그 서브미터급이 안 된다는 건가요?

 
◆ 김형준> 네. 이게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는 않은데, 통상적으로는 가로 3m 곱하기 세로 3m 정도를 1픽셀로 인식한다고 알려져있습니다. 정확하게 군 당국이 확인을 한 바는 없고요.  

◇ 채선아> 북한 발표 내용 중에 우리나라와 세계 각지의 사진을 촬영했다 이런 얘기가 있거든요.

◆ 김형준> 제가 그걸 다 계산해서 기사를 썼는데, 그 사진을 촬영한 시간이 현지 시간으로 다 오전 10시쯤이에요. 통상적으로 위성 사진을 찍을 때 가장 좋은 시간이 오전 10시입니다. 빛의 반사 문제도 있고, 10시를 넘기면 수증기가 올라오는 경향이 있어서 위성사진의 해상도가 떨어진다고 합니다. 그리고 북한의 기술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우리처럼 EO/IR, 낮 밤을 모두 찍을 수 있는 카메라가 아니라 EO만 달았을 거라는 분석이 나와요. 쉽게 말해 낮에만 볼 수 있다는 거죠.

또 북한 위성이 지금 취하고 있는 궤도가 이른바 태양동기궤도라는 겁니다. 쉽게 말해서 태양과 위성의 궤도면이 이루는 각도가 동일하다는 건데요. 북한 입장에서 가장 보고 싶어 하는 곳이 뭐냐면 첫 번째가 한반도, 두 번째가 유엔군사령부 후방기지, 그러니까 전시 증원 병력이 들어오는 일본 본토랑 오키나와, 그다음에 전략폭격기랑 원자력 잠수함, 항공모함 같은 데가 기항하는 괌이에요.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장영근 미사일센터장(전 항공대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이 북한의 위성은 10시쯤에 적도 궤도를 통과해서 괌을 거쳐서 일본을 거쳐서 한반도를 찍는다고 해요. 즉 성능이 별로 좋지 않은 자신들의 위성이 그나마 한반도를 가장 찍기 좋은 시간에 맞춰서 발사를 했다는 거죠.

◇ 채선아> 미국 국방부 대변인 말을 들어보면 북한이 미국 백악관도 찍었다고 하는데 "백악관 사진은 온라인에도 많이 있다"면서 평가절하하는 모습도 보였거든요.  


◆ 김형준> 맞아요. 북한이 사진을 공개 안 하는 이유가 그 위성사진을 분석하면 북한의 능력이 어디까지인지가 나오거든요.

◇ 채선아> 그래서 일부러 공개 안 하는 거예요?  

◆ 김형준> 원래 군사정찰 위성의 사진은 웬만하면 함부로 공개하지 않습니다. 미국의 키홀 위성 같은 경우에도 자세한 스펙 자체가 비밀에 쌓여 있는데 가로세로 10cm 정도의 물체를 인식할 수 있는 해상도를 갖고 있다고 해요. 물론 이것도 알려진 바고 공식적으로 발표하거나 사진이 공개된 바가 없습니다. 예외가 아주 없지는 않은데 옛날에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때 트럼프 대통령이 고화질 위성으로 북한의 비밀 핵시설을 찍었다면서 본인 SNS에 올렸던 사례가 있었어요. 그런데 그건 정말 예외적인 사례입니다.

◇ 채선아> 그러면 우리 정찰 위성은 어떤 기능 어떤 정도의 성능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해요.  

◆ 김형준> 군사기밀이라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서브미터급을 갖추고 있는 건 맞습니다. 대체로 알려지기로는 가로세로 한 30cm에서 50cm 물체를 1픽셀로 인식을 한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리고 국방부의 공식적인 설명은 현재 쓰이고 있는 아리랑 3호 위성보다 3~4배 정도 정밀하다는 설명입니다.


◇ 채선아> 대략 100배 정도 차이가 난다는 얘기도 있더라고요. 그럼 기술력은 우리가 북한보다 훨씬 앞서 있다는 거잖아요. 그렇다면 북한의 위성에 대해 우리가 우려할 필요는 없을까요?  

◆ 김형준> 군사학에서 상대의 역량을 과대평가하는 것도 위험하지만 과소평가하는 게 훨씬 더 위험합니다. 북한에는 지금까지 정찰 위성이 아예 없었고 정찰기 같은 것들도 첨단 장비가 워낙에 안 좋기 때문에 군사분계선에 바짝 붙여야 겨우 정찰이 가능한 그런 수준이었어요. 지금까지 상대방의 움직임을 볼 수 있는 눈이 완전히 없었다가 새로 생기는 거는 전혀 차원이 다른 문제입니다. 눈이 나빴다가 좋아지는 게 아니라 눈이 없었다가 새로 생기는 셈이에요.

장비의 스펙이나 성능도 중요할 수 있지만 그 장비가 실질적으로 어떠한 작전이나 전략과 어떻게 결합해서 쓸모가 있는지가 훨씬 더 중요하거든요. 북한이 이번에 본인들의 부족한 기술력을 극복하려고 일부러 한반도와 일본, 괌이 가장 잘 찍히는 시각에 맞춰서 위성을 발사한 것처럼요. 그러면 우리는 결과적으로 오전 10시라는, 북한 위성이 촬영하기 가장 좋은 시간에는 예를 들어 군부대가 이동을 한다든가, 군함이 이동을 한다든가, 이런 것을 북한이 볼 수가 있게 되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군사 보안 측면에서도 훨씬 더 조심을 할 필요가 있죠.  

◇ 채선아> 우리 군에서 쏜 그 정찰 위성 있잖아요. 앞으로 4기를 더 발사해서 총 5기를 운영한다고 하거든요. 이게 킬 체인 역량을 강화한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어떤 의미인가요?


◆ 김형준> 킬 체인이라는 말은 걸프전에서 처음 나온 말입니다. 걸프전에서 이라크 군의 스커드 미사일이 숨어 있다가 갑자기 이동식 발사대에 실려서 이스라엘 같은 상대편을 공격하는 거예요. 이런 걸 어떤 절차를 거쳐가지고 탐지하고 조준 타격 할 거냐를 정리해 놓은 이 사슬을 킬 체인이라고 부르는데요. 우리 군에서 킬 체인이라는 건 북한의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에 이런 개념을 적용하는 거죠.

관련해서 조금 혼동할 수 있는 개념이 킬 체인의 선제 타격과 예방 타격인데요. 예방타격은 당장은 위험하지 않지만, 예를 들어서 핵시설이라든가 이런 데를 가만히 내버려 뒀을 때 나중에 몇 년 뒤, 몇 십 년 뒤에는 우리나라에 큰 위협이 되겠다 해서 미리 타격하는 겁니다. 반면에 선제타격은 북한이 우리에 대해서 뭔가 발사 징후를 갖추고 있다는 걸 알게 됐을 때, 그래서 지금 타격하지 않으면 예를 들어 5분 안에 서울에 핵이 떨어진다고 할 때 타격하는 거죠.  

◇ 채선아> 그걸 판단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 김형준> 정말 쉽지 않습니다. 이걸 잘못 판단하면 우리가 먼저 전쟁을 일으키는 경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굉장히 예민합니다. 그래서 선제타격, 예방 타격은 우리 군이 어느 정도 수준의 능력을 갖추고 있느냐를 보여주는 개념이라고 보시는 게 좋습니다.  

◇ 채선아> 네, 오늘 여기까지 CBS 김형준 기자와 함께 우리와 북한의 군사위성에 대해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 김형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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