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판길 ‘꽈당’…엉덩이관절 부러지면 1년 내 19~33% 목숨 잃어

권대익 2023. 12. 10.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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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 최고] 고혈압·당뇨병·전립선비대증 약 복용하면 어지러워 넘어지기도
빙판길에 낙상하면 손목이나 엉덩이 관절, 척추 등이 부러지기 쉬운데, 고관절(엉덩이 관절)이 골절되면 자칫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날씨가 추워 길이 얼어붙으면 이런 날씨엔 운동신경이 무뎌지고 두꺼운 옷 때문에 자칫 넘어지기 쉽다. 낙상되면 손목 골절이나 엉덩이 관절(고관절), 척추 골절 등이 생길 수 있다. 넘어질 때 순간적으로 팔을 짚거나, 엉덩방아를 찧으면 손목·허리·엉덩이·척추 등에 부하가 심하게 가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골다공증 환자라면 사소한 낙상이라도 뼈가 부러질 수 있다.

손목 골절은 고령인에게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 아래팔 부분의 2개 뼈인 요골(손목뼈)에 주로 생긴다. 골절 부위가 심하게 아프면서 붓고 손목을 돌리기 힘들어진다.

반면 젊은 층에서 많이 생기는 손목 골절은 ‘주상골 골절’이다. 주상골은 엄지손가락과 이어지는 뼈로 손바닥을 폈을 때 가장 두툼한 부위다. 손목 주위에 발생하는 골절은 치료 시기가 중요하다. 심하게 골절되면 진단이 쉽지만 경미하다면 단순히 삔 것(염좌)인지 골절인지 구분하기 애매하기 때문이다.

특히 손목 염좌나 골절을 방치하면 10년 내 외상성 관절염이 올 수 있으므로 빨리 진단하고 적절한 치료가 받는 게 중요하다. 게다가 손목은 매우 복잡하고 민감해 골절이 관절을 침범했을 때 정확히 맞추지 않으면 수술 후 다른 부위까지 아플 때가 종종 있다.

넘어질 때 척추에 하중이 많이 가해져 생기는 척추 압박 골절도 문제다. 배장호 서울바른세상병원 원장은 “척추 골절이 생기면 누워 있거나 앉아 있는 상태에서 일어나려고 할 때 아프다”며 “기침이나 재채기할 때 더 아프고, 다리 통증으로 걸음걸이가 부자연스러워진다”고 했다. 배 원장은 “방치하면 만성 허리 통증을 일으키고 심장과 폐 기능까지 약해지기에 이상을 느끼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손목 골절이나 척추 압박 골절은 골절된 상태에 따라 석고 고정(깁스)이나 침상 안정 등 비수술적 요법을 택할 수 있지만 엉덩이 관절 골절은 대부분 수술해야 한다.

엉덩이 관절은 허벅지 뼈인 대퇴골과 골반이 연결되는 부위로, 골다공증이 있는 고령인이 집 안에서나 빙판길을 가다가 넘어져 엉덩방아를 찧었을 때 쉽게 부러질 수 있는 부위다. 엉덩이 관절 골절 술기(術技) 발전으로 이전과 달리 빨리 체중을 싣고 보행을 시작한다.

엉덩이 관절 골절로 수술받을 때 기력이 약하면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아 기존 질환도 악화될 위험이 높다. 기존 연구들을 살펴보면 고관절 골절 후 1년 내 사망률은 19~33%나 된다. 따라서 가능한 한 한 번의 수술과 조기 체중 부하가 가능한 수술 위주로 진행하고 환자가 스스로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 합병증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뼈와 근력이 약해진 고령인이 낙상으로 골절되면 치료하는 데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만큼 겨울철 빙판길 낙상 예방이 중요하다.

박윤길 강남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걸으면 쉽게 균형을 잃어 낙상할 위험이 높으므로 절대 손을 넣지 말아야 하며, 지팡이 등 보조기구를 활용하면 좋다”고 했다. 신발은 굽이 낮고 폭이 넓으면서 바닥이 미끄럽지 않은 것을 신는 것이 좋다.

집 안에서도 조심해야 한다. 필요한 물건은 손이 닿는 가까운 곳에 두고 쓰고 편리한 곳에 보관하는 게 좋다. 높은 곳의 물건을 꺼내다 넘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화장실이나 베란다는 물기가 없도록 주의하고 슬리퍼도 미끄럽지 않은 것을 사용하거나 미끄럼 방지 안전판을 설치한다.

특정 약물 복용도 낙상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원장원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고혈압 약, 당뇨병 약, 전립선비대증 약, 감기약, 관절염 약, 수면제 등 복용하는 약물 때문에 어지러워 넘어질 때가 적지 않다”고 했다.


[일상생활 속 낙상 예방법]

-항상 천천히 일어나고 천천히 앉기. 누웠다 일어나기 전 간단한 준비운동을 하자.

-날이 너무 추운 날에는 외출을 삼가자.

-가급적 평지를 걷고 장갑을 껴서 손은 주머니 밖에 두자.

-침대는 낮게, 적절한 조명, 발에 걸리는 것을 치우자.

-화장실엔 물기 없게, 손잡이나 미끄럼 방지 매트를 설치하자.

-부엌과 선반에 두는 물건은 낮게, 꺼낼 땐 바퀴 없는 튼튼한 발판 의자로.

-주기적으로 운동하고 단백질을 섭취하자. 그냥 걷기보다 근력과 균형 운동을 늘리자.

-지나친 저염식은 피한다. 아주 적은 음주라도 좋지 않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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