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레드백’ 장갑차, 호주 달린다…수출용 무기개발 첫 사례 [한양경제]

이승욱 기자 2023. 12. 8.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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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지 법인, 호주 정부와 수출 본계약
우선협상대상 선정 5개월만 본계약…유럽 무기 강국 제쳐
성장동력 모색 한화도 ‘고무’…김동관 “방산기업으로 한 걸음 더”

이 기사는 종합경제매체 한양경제 기사입니다. 

운행 중인 레드백 장갑차.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글로벌 방산업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국산 궤도형 보병전투장갑차(IFV) ‘레드백’(RedBack)이 호주 수출길에 오른다. 이번 수출은 국내 방산업계가 내수용이 아닌 수출용으로 기획·개발·공급에 성공한 첫 사례다.

국내 방산업계에서는 민·관·군 협력 체제를 통한 쾌거일 뿐만 아니라 미래 성장동력으로 ‘방산’을 주목하는 한화그룹 차원에서도 중요한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8일 방위사업청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호주 현지 법인인 ‘한화디펜스 오스트레일리아’(HDA)와 호주 획득관리단(CASG)이 레드백 수출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공급 규모는 129대로 수주액은 24억 달러(3조1천649억원억원)에 달한다.

앞서 지난 7월 호주 정부는 군 현대화 사업의 하나로 ‘LAND 400 Phase3’의 우선협상대상 전차 기종으로 레드백을 선정한 바 있다.

레드백 명칭은 호주에 서식하는 ‘금은과부거미’의 일종인 레드백 스파이더(Redback Spider)에서 따왔다. 치명적인 위협을 가진 병기라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이다.

우선협상대상 기종 선정에 이어 5개월여 만에 본계약이 성사되면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오는 2028년까지 레드백 129대를 호주 정부에 순차 공급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따르면 호주 정부에 공급되는 레드백은 호주 빅토리아주 질롱시에 건설 중인 H-ACE 공장에서 K9자주포와 함께 생산될 예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수출 본계약이 ‘맞춤형 수출’이 성공한 첫 사례로 큰 의미를 부여했다. 호주는 미국과 최고 수준의 군사 동맹을 맺고 있는 상황에서 철저히 민·관·군이 협력에 수출에 성공한 사례라는 점 때문이다.

특히 레드백은 독일과 영국 등 지상 방위산업 분야 제조 강국과의 경쟁에서 승리했다. 이번 수출 본계약에 이르는 전 과정은 국내 방위산업계가 한국군 소요 제기가 아닌 수출용 무기를 개발·제작할 능력을 입증한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측은 “국내에서 전력화되지 않은 무기체계를 업체 주도로 연구개발에 성공하고 테스트를 거친 뒤 5년 만에 선진 시장에 공급되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현지 법인인 HDA는 호주군 요구에 적합하도록 첨단 전투기에 적용되는 360도 외부 감시 장비와 대전차 미사일 탐지·요격 체계를 적용했다. 또 차체의 강도는 높이면서도 무게를 줄이기 위해 고무 궤도를 활용했고, 대전차 지뢰에도 견디는 특수방호 기능 등을 도입했다.

방위사업청 차원에서도 신기종 도입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수출용 무기체계 군 시범운용 제도’를 도입하는 한편, 육군 11사단 기갑수색대대를 활용해 레드백을 시범 운용하기도 했다.

방위사업청은 레드백 장갑차 수출 본계약에 대해 “세계 방산 시장에서 우리 무기체계의 저력을 보여줬고 범정부 차원의 다각적 지원이 이뤄낸 결실”이라며 “레드백 장갑차 수출을 계기로 한국과 호주의 방산 협력도 한 단계 더 크게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서도 이번 본계약 체결에 고무된 분위기다. 레드백의 호주 수출길이 열리면서 전 세계 다양한 국가에서 관심과 문의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는 “정부와 군의 전폭적인 제도 지원과 외교로 레드백 최종 계약에서 성공했다”며 “대한민국의 잘 갖춰진 방산 부품생태계와 최고 수준 생산능력, 첨단 기술을 결합해 방위산업이 대한민국 차세대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화그룹 차원에서도 레드백 수출이 글로벌 방산업체로서 성장 동력을 추가 확보했다는 점에서 한발 도약하는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최근 폴란드 K2 전차 수출사업과 관련해 현대로템에 조준경 등 17종을 보급하는 공급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계약금액은 2천573억8천만원으로 매출액 대비 11.76% 수준이다.

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4~7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리는 방산 전시회 ‘EDEX 2023’에 참여해 K9 자주포 패키지 등을 소개하며 수출 활로를 개척하고 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혼란한 국제 정세 속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방산기업으로서 한 걸음 나아간 것”이라면서 “우방국 국가 안보뿐만 아니라 에너지 안보, 해양 안보를 위한 역할도 계속 찾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욱 기자 gun2023@hanyang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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