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라믹 타일로 공간을 비스포크 하다

프라다가 처음 나일론을 하이 패션의 소재로 사용했을 때, 혁신인 동시에 충격이었다. 미우치아 프라다가 최상급 가죽 대신 나일론을 선택한 이유는 오염과 방수가 뛰어난 소재의 기능성 때문이었다. 또한 나일론이 미학적으로 아름다울 수 있음을 보여주었고, 패션사에 가장 경이로운 혁신으로 기록됐다. 지속가능성을 위해 현재 프라다의 나일론 백은 모두 에코닐(재생 나일론)로 대체됐다.

리빙 공간에서도 이와 같은 혁신이 펼쳐져 왔다. 그 중 눈에 띄는 소재는 세라믹 타일이다. 고급 인테리어 소재의 상징이었던 천연 대리석은 점점 사라지고, 심미적인 아름다움으로 재탄생된 세라믹 타일이 리빙 공간을 변화시키고 있다. 공간 인테리어를 위해 소재 서칭이나 쇼핑에 나서봤다면, 해가 갈수록 타일의 디자인과 기능이 진화해감을 느꼈을 것이다. 가전제품을 원하는 컬러와 패턴으로 ‘비스포크(bespoke: 맞춤)’하듯, 세라믹 타일만으로 공간을 취향과 개성에 따라 ‘비스포크’할 수 있게 됐다.

하나의 아트피스와 같은 세라믹 타일 디자인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세라미카 유로(Ceramica Euro)의 아트 타일 팔레트(Pallette). 세라미카 유로 홈페이지.

최근 인테리어 트렌드는 심미성을 넘어 기능성과 실용성을 중요시 한다. 미학적인 요소를 위해 불편함을 감수하거나 최고급 소재이기에 모시고 살 듯 관리해야 한다고 여기지 않는다. 아름다우면서도 디자이너들이 디자인화 하기 편리해야하고, 사용자들은 관리가 편해야 하며, 또한 기능적이어야 한다. 이 모든 필요충분 조건을 갖춘 타일이 창조되면서 천연 대리석은 과거의 유물이 되어가고 있다.

거실의 아트 월과 바닥재로 사용된 세라믹 타일. 천연 대리석의 비균일적인 패턴, 색감과 음영을 그대로 지니면서 기능적으로 더 뛰어나다. 이탈리아 플로림(Florim) 제품. 플로림 홈페이지.

천연 대리석 소재의 바닥, 테이블, 아일랜드 등을 일상에서 사용해본 이들은 이 고급스런 소재가 얼마나 실용성과 기능이 떨어지는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심미적으로 더할나위 없이 고급스럽고 아름답지만, 쉽게 오염되고 금이 가며, 실수로 컵이나 접시를 떨어뜨리면 그 비싼 디시웨어가 순식간에 산산조각이 난다. 또한 한번 금이 나고 모서리가 부서지기 시작하면 보수도 어렵다. 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세라믹 타일은 오염과 화학 물질에 강하고, 관리와 보수가 모두 용이하며 기후에 상관없이 모든 공간 환경의 내부와 외부에 시공 가능하다.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는 플로림의 세라믹 타일은 침실 아트 월로도 사용되어, 독특한 침실 공간을 연출해준다. 플로림(Florim) 홈페이지.

게다가 세라믹 타일의 색상, 질감, 패턴이 천연 대리석 이상으로 아름다워지며 그 자체가 하나의 아트피스 같아지고 있다. 이제는 욕실과 키친 싱크의 상하부장과 아일랜드를 넘어, 테이블, 의자, 거실과 침실의 아트 월, 오디오 룸 등 모든 공간으로 영역이 확장 됐고, 트레이로 만들어지기도 한다. 오랫동안 주로 욕실의 바닥재로만 사용되던 타일이 고급 주거와 오피스 공간의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또한 세라믹 타일의 이런 기능적 혁신과 미적 다양성은 공간 디자인에 디자이너나 공간 소유자의 개성과 캐릭터를 표현하는 미장센이 되기도 한다.

스톤 이펙트 세라믹 타일로 공간 전체를 통일시키는 인테리어도 최근 트렌드 중 하나다. 미라지 홈페이지.

특히 고급 세라믹 타일의 트렌드를 리드하고 있는 이탈리안 세라믹 타일은 목재와 대리석, 오닉스와 대리석, 암석과 규암 등 이질적인 요소를 매끄럽게 혼합하는 새로운 소재의 융합을 만들어내고 있다. 스톤 이펙트 세라믹 타일(stone-effect ceramic tiles)은 퇴적암을 모방했는데, 자연적인 요철과 약간 부서지기 쉬운 질감까지 재현하여 실제 스톤에 가깝다. 또한 슬레이트 효과 세라믹 타일 (slate-effect ceramic tiles)은 슬레이트 균열의 교차점에서 발생하는 무수한 음영, 줄무늬 및 색조 변화까지 담아내어 더욱 사실적이다. 오닉스 효과 세라믹 타일 (onyx-effect ceramic tiles)도 선명한 색조와 미묘한 음영까지 다채롭게 표현되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세라믹 타일로 아트 월과 바닥뿐 아니라, 테이블을 맞춤 제작하여 자신만의 개성 있는 가구로 공간을 스타일링할 수 있다. 이탈리아 미라지(Mirage) 제품. 미라지 홈페이지.

벽과 바닥에 다양한 세라믹 타일을 조합하여, 독특한 욕실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세라미카 유로(Ceramica Euro) 제품. 세라미카 유로 홈페이지.

주거나 오피스 또는 상업 공간 등의 무드를 결정하는 메인 오브제가 된 세라믹 타일. 비스포크 수트나 가전제품을 맞추 듯 자신만의 개성을 담은 세라믹 타일을 선택하여, 어디에서도 판매되지 않는 자신만의 아트 월, 테이블, 장식장을 제작해 보는 것도 새로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