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불황에도 美 건재···첫날 264억 ‘밤의 화가’ 완판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등
개막일 VIP 1만여명 몰려와
100억 넘는 작품 줄었지만
큰 손은 화끈한 구매 보여줘
한국 이우환 이승택 등 인기
아트바젤 마이애미비치가 6일(현지시간) VIP 프리뷰를 시작으로 10일까지 마이애미비치 컨벤션센터에서 5일의 여정에 돌입했다. 올해 마지막 초대형 아트페어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는 불황의 여파가 내년까지 이어질지 가늠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이날 최고가 3500달러(약 462만원)에 달하는 티켓값에도 VIP 관람객 1만여명이 쏟아져 들어왔다.
34개국 277개 화랑이 참가하며 미국 대표 휴양도시에서 열리는 만큼, 참가 화랑 60%가 북미와 남미 출신인 게 특징이다. 마약과 총격이 연상되던 ‘범죄 도시’ 마이애미를 미술의 수도로 만들며 기적을 쓴 이 아트페어는 21년째 ‘순항’ 중이다.
불황 우려 속에서 메가 화랑들은 신중하게 중고가 위주 작품을 걸며 ‘체급 조절’에 나섰다. 뉴욕의 헨리 나마드가 파블로 피카소, 프랜시스 베이컨, 장 뒤뷔페 작품을 걸고 에쿼벨라 갤러리가 앙리 마티스와 피카소 작품 등을 소개했지만 고전 걸작이 많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1000만달러(약 130억원) 넘는 작품은 실종됐지만 10만~30만달러 중고가 작품들은 불티나게 팔렸다.
이번 페어 최고가 작품은 야레스 아트가 출품한 프랭크 스텔라의 1958년 검은 회화 ‘Delta’로 4500만달러(약 600억원)였다. 메가 화랑 가고시안도 간판 작품으로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1000만달러 가량의 추상화와 500만달러 짜리 제프 쿤스의 ‘깨진 달걀’을 대표작으로 걸었다.
층고가 높은 대저택이 많은 마이애미에서 팔리는 작품의 특징은 화려하고 큰 경우가 많다. 데이비드 즈워너는 구사마 야요이의 68억원짜리 대형 은색 조각 ‘호박’을 가져왔고, 폴라 쿠퍼 뉴욕은 클래스 올덴버그의 붉은 모종삽 초대형 조각으로 ‘시선강탈’을 했다. 뉴욕의 제프리 다이치 화랑은 ‘블랙 아트’를 대표하는 바클리 헨드릭스와 페이스 린골드를 엄선하기도 했다. 남미와 아프리카계 작가들의 화려한 색채가 돋보이는 대작이 유난히 많았다.
2008년부터 페어에 참가중인 MZ컬렉터 노재명 씨는 “작년말 암울한 상황과 비교하면 좋은 분위기다. 전시 수준이 매우 높고, 관람객들이 열정적이다. 내년 시장의 반등을 기대하는 분위기를 엿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갤러리현대는 신성희, 유근택 등 처음 소개한 한국 작가 작품을 판매한데 이어 4억원대 이건용 추상화와 3억원대 정상화, 이승택의 작품 등을 팔았다. 도형태 갤러리현대 대표는 “사명감을 갖고 한국 미술을 소개하고 있는데 해외에서도 꾸준히 관심을 주고 있다. 이제 3년차로 참가하고 있지만 씨를 뿌리다보면 결국 결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놀랍게도 한국 미술은 해외 화랑을 통해 ‘훨훨’ 날았다. 리슨갤러리에는 이우환의 초대형 돌과 철판을 이용한 ‘관계항’이 추상화 ‘조응’과 나란히 설치되어 눈길을 끌었다. 세계적 거장인 아니쉬 카푸어와 조화를 이루며 설치되어 사진 명소가 됐다.
런던 화이트큐브 부스에는 박서보의 1975년작 ‘묘법’이 걸렸고 페이스에서는 이우환과 이건용의 추상화가 소개됐다. 리만 머핀에는 이불의 대형 추상회화와 서도호의 문고리를 본뜬 섬세한 설치 작업이 나란히 간판 작품으로 걸렸다. 뉴욕의 카르마와 LA의 블룸에는 하종현 작품이 소개됐다. 양혜규 작품은 파리 샹탈 크루절과 멕시코시티의 쿠리만주토 등에, LA의 커먼웰스&카운슬에는 이강승 작품이 걸렸다.
[마이애미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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