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고보다 더 춥다…영하 50도, 꽁꽁 언 시베리아

[앵커]

러시아 북동부지역 시베리아가 영하 50도 아래로 내려가는 혹한을 겪고 있습니다.

냉동고 보다 더 추운 곳의 겨울은 과연 어떤지 모스크바 조빛나 특파원이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러시아 시베리아, 영구 동토 지역인 야쿠츠크.

얼음 안개가 도시 전체를 하얗게 뒤덮었습니다.

얼린 생선을 파는 가게엔 냉동고가 필요 없습니다.

손님을 기다리는 상인들의 얼굴과 모자엔 하얀 얼음이 생겼습니다.

[다닐라 칼리킨/관광객 : "추위를 경험하기 위해 야쿠츠크에 왔어요. 12월에는 이런 날씨가 흔치 않은데 (영하 50도의 날씨를 경험해서) 운이 좋은 것 같아요. 평소처럼 입고 왔다면 10분 안에 얼어붙었을 거예요."]

현지 시각 5일 러시아 북동부 야쿠티야공화국 10개 지역의 기온이 영하 50도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추운 마을로 알려진 오이먀콘은 영하 58도를 기록했습니다.

[데니스 시냐빈/야쿠츠크 주민 : "자전거라도 타면 버스 정류장에 있는 것보다 훨씬 따뜻하거든요."]

12월 초, 초겨울 평균 기온보다 7도가량 낮은 혹한이 며칠째 지속되고 있습니다.

대기 상층부의 빠른 바람, 제트기류가 약해지면서 북극 찬 공기가 남쪽으로 내려오기 쉬워졌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미하일 레우스/러시아 국립 포보스 기상센터 수석전문가 : "북극 지역의 차가운 기단이 사이클론(열대성저기압)을 따라 이 지역으로 유입됐고 (고기압을 형성해) 찬 공기가 이 지역에 남아 매일 점점 더 차가워지고 있습니다."]

지난 밤 모스크바 기온이 올 겨울 처음으로 영하 20도까지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북쪽에서 유입된 찬 공기는 이번 주말 러시아 북서부와 서부 시베리아에도 영향을 미쳐 평년보다 10도가량 낮은 이상 한파가 나타날 것으로 예보됐습니다.

모스크바에서 KBS 뉴스 조빛나입니다.

영상편집:황보현평/자료조사:조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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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빛나 기자 (hymn@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