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곤돌라 타고 남산 오른다…서울시 입찰공고, 7년 만의 ‘2전 3기’ 재추진
서울 남산 곤돌라가 오는 2025년 11월 운행 시작을 목표로 사업이 본격화된다. 서울시는 주변 환경과 학습권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으나 생태경관보전지역이 포함된 남산에 케이블카와 곤돌라가 동시 운영돼 우려는 여전한 상황이다.
서울시는 6일 남산 곤돌라 조성을 위한 설계·시공 일괄 입찰(턴키 방식) 공고를 게시했다고 밝혔다. 총공사비는 400억원 규모다.
서울시 기본계획에 따르면 남산 곤돌라는 명동역에서 200m 거리의 예장공원에서 출발해 정상까지 804m를 운행한다. 편도로 약 3분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10인승 캐빈 25대가 시간당 1600명을 수송할 수 있다.
서울시는 연간 189만명이 곤돌라를 타고 남산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21년 8월 남산 정상부를 경유하는 관광버스 진입이 금지되기 전 연간 버스 이용 방문객(200만명)을 기준으로 추산한 수치다.
이용요금은 성인 왕복 기준 1만원으로 현재 운영 중인 남산 케이블카(1만5000원)보다는 낮게 책정될 전망이다. 이를 바탕으로 비용 대비 편익(B/C)을 분석한 결과 1.99로 사업성이 높게 나타났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사업 비용을 회수 기간은 5년 정도로 추정된다.
서울시는 공사 과정에서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산림 훼손이 발생하면 이를 복원하는 계획과 친환경 공법을 적용하는 방안을 기본계획에 담아 설계·시공 단계부터 실행하도록 입찰안내서에 반영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환경 훼손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 남산 곤돌라 사업은 과거 두 차례 무산됐다가 7년 만에 다시 추진되는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 재임기이던 2008년 환경 훼손 우려 등으로 백지화됐고, 박원순 시장 때도 한양도성 유네스코 등재 문제로 2016년 중단됐다.
오승민 서울시 균형발전본부 도시정비과장은 “상부 승강장에는 최소한의 필요 시설만 넣도록 계획했고, 중간부에는 (이미) 훼손된 지역에 지주를 세울 것”이라며 “기존 산책길 위주로 공사 차량이 오가게 하고, 필요하면 (자재 운송에) 헬기 동원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남산은 일부 구역이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된 서울시의 상징적인 생태축인 만큼 환경 훼손이 불가피한 곤돌라를 조성하면서 생태 보전을 논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박은정 녹색연합 자연생태팀장은 “곤돌라와 생태는 양립이 어렵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정상부 지역에 관광객이 몰리면 환경 피해가 심각해지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곤돌라 노선 인근 리라초등학교와 리라아트고등학교 학습권 침해도 쟁점이었다. 서울시는 나무가 시야를 가리기 때문에 곤돌라와 학교가 서로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학교 재단 및 관계자들과 현장 점검 및 면담을 통해 이 부분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다만 곤돌라 시공 후 문제가 발생하면 나무를 더 심거나, 지주 높이를 더 낮추는 방식을 검토할 계획이다.
유경선 기자 lights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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