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식 시인 “상투성을 칼로 찢어 매번 새롭게 창작하고파” [인터뷰]
“시인은 항상 ‘새로움’을 찾아가야 합니다. 한 곳에 머물러 있으면 안 돼요.”
끊임없이 창작혼을 불태우는 배우식 시인에게 중요한 건 단순히 많이 쓰는 게 아니라 ‘어떻게’ 시 창작을 이어가는지 연구하는 방법이다. 배 시인은 “칼끝의 시선으로 상투적인 요소를 찢어내고 전에 없던 창작을 위해 노력하는 게 바로 시인에게 필요한 자세”라고 운을 띄웠다.
2003년 ‘시문학’으로 등단하며 시와 시조 창작을 이어온 배 시인. 시 ‘북어’가 중학교와 고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되고, 지금껏 펴낸 한 권의 시집 ‘그의 몸에 환하게 불을 켜고 싶다’와 ‘인삼반사유상’을 비롯한 네 권의 시조집이 매 편마다 다른 존재감을 또렷하게 발산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그가 문학을 대하는 자세에서 비롯된다. 바로 변화를 수용하되 핵심 기치 역시 함께 품는 균형잡힌 태도를 유지하는 것.
이처럼 문학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이어온 그의 행보는 자연스레 세간의 주목을 끌었다. 오는 8일 서울 피제이호텔 카라디움홀에서 열릴 시상식에서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가 주최·주관하는 ‘올해의 최우수예술가상’의 9개 예술 분야 중 문학 부문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된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번 수상은 용인에 거주하는 배 시인이 꾸준한 창작과 집필뿐 아니라 문학사 연구 및 중앙대에서 시와 시조 창작법을 가르치는 등 후학 양성에도 힘써오며 치열하게 하루하루를 걸어온 궤적이 빚어낸 산물이라는 점에서 값지다.
그는 문학 장르 간 경계가 희미해진 동시대 문단의 경향에 관해 허심탄회한 단상을 풀어놓는 일 또한 잊지 않았다. 자유시와 정형시의 구분이 무용해졌고, 오픈 AI가 시 창작에 가세해 인간 고유의 창작 환경마저 위협 받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시조 역시 변혁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 율격에 깃든 정통성은 사라졌고, 시대적 징후를 읽어낼 수 있던 소재의 묵직함 역시 옅어져 가고 있다. 이젠 시조와 시를 구분하기조차 어려워진 시대. 배 시인은 이에 “분량이 크게 늘어난 산문시는 어쩌면 단편 소설과 다를 바 없는 시대 아닌가. 문학의 전 장르에서 끊임없는 관계의 재편이 일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배 시인은 이럴 때일수록 무엇이 핵심인지 구분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가령 시조의 경우, 핵심은 결국 ‘함축성’에 있다”며 “불필요한 표현을 소거한 뒤 남는 단어와 표현들이 얼마나 함축해내는가에 시조의 성패가 달려 있는데, 형식과 소재가 다변화될지라도 이것만큼은 끌고 가는 게 맞다”고 부연했다.
끝으로 그는 “항상 남들보다 한발짝 먼저 가려고 했고, 변화와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았다”며 “문학계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열정을 앞세워 창작이든 연구든 단체 활동이든 목소리를 내온 만큼 앞으로도 한결같은 행보를 지속하겠다”고 전했다.
송상호 기자 ssh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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