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수가 뭐길래'…비행기 고의 추락시킨 美 유튜버 징역 6개월

전선정 인턴 2023. 12. 6.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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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국가대표이자 파일럿 출신 유튜버 트레버 대니얼 제이컵
비행기 추락 후 긴박하게 낙하산 배낭 메고 탈출하는 영상 공개
비행기 잔해 은폐·훼손…연방 수사 방해 혐의
미국인 유튜버 트레버 제이컵이 상공에서 작동하지 않는 비행기에서 낙하산이 든 배낭을 메고 탈출하고 있다. (사진=CNN 공식 웹사이트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전선정 리포터 = 스노우보드 국가대표 선수로 올림픽에까지 출전했던 미국인 유튜버가 영상 조회수를 올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비행기 추락을 연출한 혐의로 징역 6개월을 선고받았다.

CNN방송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지난 4일(현지시간) 유튜버 트레버 대니얼 제이컵에게 비행기를 의도적으로 추락시키고, 해당 비행기 잔해를 은폐해 연방 수사를 방해한 혐의 등으로 징역 6개월의 유죄를 선고했다.

제이컵은 지난 2021년 12월 유튜브에 '내 비행기를 부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12분 가량의 영상은 제이컵이 직접 운전하는 소형 비행기가 상공에서 갑자기 엔진이 작동되지 않는 긴박한 상황을 담고 있다. 이후 제이컵은 비행기의 문을 열고 낙하산이 든 배낭을 멘 채로 탈출했다.

몇몇 시청자는 제이컵이 추락 전 이미 낙하산이 든 배낭을 메고 있었다는 점,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는 장소로 비행기의 방향을 조종하려고 하지 않았다는 점, 탈출 당시 카메라를 지녔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며 해당 영상이 의도된 상황이라고 의심했다.

한편 제이컵은 해당 사건에 대해 수사가 시작되자 캘리포니아 중앙 지역의 연방 검사·수사관, 미연방항공청의 안전 검사관에게 비행기의 잔해가 어디 있는지 모른다고 거짓말했다. 또 담당 검사는 제이컵이 '비행기가 추락한 장소를 훼손하지 말고 그곳이 어디인지 미연방교통안전위원회에 보고해야 한다'는 고지를 받았음에도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대신 제이컵은 2021년 12월 10일 헬리콥터를 타고 비행기가 추락한 장소에 도착한 후 그 잔해를 인근 국유림으로 옮겼다. 검사는 이후 제이컵이 수사를 방해하기 위해 비행기 잔해를 조금씩 분해했다고 밝혔다.

이어 검사는 재판 과정에서 "제이컵은 경제적 이윤을 얻고, 자신에 관한 뉴스·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반응을 끌어내기 위해 이 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그럼에도 이런 무모한(daredevil) 행동은 절대 용인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앞으로 다른 사람이 이런 일을 저지르지 않을 수 있도록 (징역형을 받는 것이) 필수적이다"고 강조했다.

제이컵의 변호사는 제이컵이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로 어려운 생황을 해 왔다고 호소했다. 또 "유죄를 선고받기까지 연속적으로 나쁜 선택을 했다"며 잘못을 인정했다. 다만 변호사는 징역형이 아닌 보호관찰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이컵은 재판부에 "진심으로 죄송하다. 이번 일로 인해 많이 고통받았다"는 내용의 편지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또 편지에는 "(해당 영상을 촬영하기에 앞서) 주거 지역이나 사람들이 이용하는 산책길 주변에 (비행기가) 추락하지 않도록 비행길을 연구했지만 그래도 그래선 안 됐다"는 내용도 들어갔다고 한다.

파일럿 출신인 제이컵은 지난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 스노우보드 미국 국가대표로 출전한 경력도 보유하고 있다. 그는 2012년부터 유튜브 활동을 했으며, 스케이트보드·익스트림스포츠를 비롯한 다양한 영상을 게시했다.

한편 5일 제이컵의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파일럿 면허증을 다시 획득하다. 하지만 감옥에 간다…'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그의 근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해당 영상에서 제이컵은 징역형을 선고받기 10일 전 심경을 고백했다.

제이컵은 "최근에 일어났던 일은 나를 소년에서 남자로 만들었다. 27~28살 때 나는 내가 뭐라도 된 줄 알았다. 다 컸다고 생각했고 인생을 다 안다고 생각했다. 실상은 정반대였다. 그래서 인생이 '오, 진짜? 그럼 내가 이걸 보여줄게'’라고 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돌이켜 생각해보면 당시 나는 (해당 영상이) 젊은 친구들에게 미칠 영향력에 관해서 고려하지 않았다"며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 제이콥은 "어떻게 마무리되든 한 사람으로써 배우고 성장하기 위해 이 일을 겪었야만 했다. 어떤 사람은 이해 못할 수도 있지만 나는 이 일이 우주가 나에게 준 신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제이컵은 "숲에 불시착한 이후로는 연출하지 않았다. 재판부에도 말했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반응을 위해 한 것은 아니다. 어렸을 적부터 버킷리스트였다"고 말하며 검사의 말에 항변하기도 했다.

해당 영상에서 제이컵은 지난해 4월 미연방항공청이 회수한 파일럿 면허증을 다시 획득하고,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등 일상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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