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 향해 질주 ‘서울의 봄’…‘MZ’가 움직였다!

공아영 2023. 12. 6.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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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봉 14일째, 관객 수 506만 8,151명

지난 11월 22일, 영화 '서울의 봄' 개봉 당일만 해도 이 정도 반응을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을 겁니다. 11월이 극장가 비수기인데다 12.12 군사 쿠데타를 소재로 한 영화다 보니, 중장년층은 잘 아는 내용이지만, 2030 젊은 관객들에게까지 통하겠냐는 거였죠.

12월 5일 화요일, 개봉 이후 14일째 된 날, 관객 5백만 돌파라는 근래 보기 드문 흥행기록이 세워졌습니다.

141분이란 다소 긴 러닝타임에도 긴박감 넘치는 김성수 감독의 연출력, 황정민 정우성 그리고 이성민, 박해준, 김성균 등 출연 배우들의 열연으로, 기본적으로 재미있게 잘 만든 상업영화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건 물론이고요. 또 흥미로운 점이 있는데요. 예상 외로 '2030 MZ 관객'들이 움직였다는 겁니다.


■ [진풍경1.] 관객 절반 이상이 '2030 MZ'

CGV 연령별 예매 분포를 볼까요? 관객의 절반 이상인 56%가 2030세대입니다. 여성(51.5%)과 남성(48.5%) 성별 분포도 고릅니다.


황재현 / CGV전략지원담당
"시사회 때 40~50대 관객은 만족하겠지만, 흥행의 척도라 할 수 있는 20~30대 젊은 관객의 관심까지 끌어낼 수 있을지 많은 의견이 오갔는데, 개봉 이후 반대가 됐습니다."

■ [진풍경2.] '심박수 챌린지' 등장…MZ들의 놀이문화로


MZ관객들은 영화 보는 데 그치지 않고, 그들만의 새로운 문화도 탄생시켰습니다.

이름하여 '심박수 챌린지'. 영화를 보는 동안 분노로 치솟은 심박수와 스트레스 지수를 스마트워치로 측정해 인스타그램 등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에 인증샷을 올리는 거죠.

사실 12.12사태의 대략적인 내용이나 결말은 많은 사람이 알고 있지만, 실제로 그날 밤에 어떤 일들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구체적인 내용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젊은 세대의 경우엔 더더욱 그렇고요.
그런데 이 영화를 보면 비록 허구가 가미되긴 했지만, 시간순대로 쭉~ 사건 전개가 보이거든요.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이 많은 분노를 느끼는데, 그걸 심박수로 재서 비교해보는 겁니다. 젊은 세대가 놀이처럼 영화를 즐기는 새로운 모습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진풍경3.] '에듀테인먼트'…공분 넘어 현대사 공부로


영화 흥행은 현대사에 대한 관심과 공부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자가 만난 대부분 관객은 영화를 보고 나서 유튜브나 책으로 역사적 사실을 찾아보고 싶다고 이야기했는데요.
이영배 /20대 관객
"저도 대학생인데 당시 대학생들이 시위에 나섰다는 게 더 와닿고 관심이 가요.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인데 관심도 더 생겼고 누가 뭘 했는지, 더 자세한 내용 찾아보고 싶어요."

실제로 영화 속 등장 인물들과 그 가족들이 실제로 어떤 인생을 살았는지 찾아보는 사람들이 늘면서 관련 콘텐츠들도 인깁니다.

특히 극 중 저항 세력 인물의 모티브가 된 장태완 전 수도경비사령관이나 김오랑 소령의 가족사가 다시금 회자 되고 있고요.

쿠데타 주동 세력이었던 군부 내 하나회가 이후에 어떻게 해체의 과정을 거쳤는지를 찾아보는 사람들도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오래전에 방송됐던 관련 다큐멘터리나 드라마 영상이 이른바 역주행을 하고 있는데요. 'KBS 역사저널 그날' 등 유튜브 컨텐츠를 다시보기하거나 12.12쿠데타 인물 관계도, 반란 개요와 전개를 담은 PPT 자료를 공유하며 공부하는 관객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 [진풍경4.] 현대사 공부, 다시 N차 관람

이렇게 현대사를 공부한 관객들이 다시 또 한 번 영화를 보는 N차 관람도 늘고 있습니다.

실제 개봉 5일 만에 100명 중 6.1명이 N차 관람한 것으로 집계됐고 계속 늘고 있다는 게 CGV 측 설명입니다. 참고로 영화 '남산의 부장들'이 100명 중 4명이 N차 관람한 바 있습니다. 이것 외에 CGV가 내부적으로 집계하는 '순 추천지수'(영화를 본 뒤 주위에 추천하는 걸 수치화한 지수)는 지난해 N차 관람 열풍을 일으켰던 '탑건: 매버릭'(조셉 코신스키 감독, 2022년 6월 22일 개봉) 이후 개봉 영화 중 '최고치'라고 합니다.

윤성은/ 영화평론가
"정치 스릴러로 처음에 받아들이다가 그다음엔 '역사에 대해 조금 더 알고 싶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영화가 된 거죠. 그렇게 되면서 역사에 대한 관심을 갖고 현대사 공부도 해 가면서 다시 또 이 영화를 보게 되는 N차 관람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 올해 천만 관객 '범죄도시3'가 유일…두 번째 '천만' 찍나?


사실 최근 우리 영화계 성적은 '그닥'입니다. 지난 9월과 10월 월평균 극장 관객 수가 4백에서 5백만 명 정도 됐는데요. 팬데믹 이전이었던 2019년 같은 달에 7~8백만 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많이 줄어든 거죠.

올해 여름 '범죄도시3'가 유일하게 천만 관객을 모았지만, 여름 시장과 추석 연휴 흥행으로 이어지지는 못했습니다. 올해 개봉한 한국 상업 영화 중 손익분기점을 넘긴 게 '범죄도시3' ‘밀수' ‘잠' '30일' '서울의 봄’ 정도거든요. 화제가 됐던 '콘크리트 유토피아'도 손익분기점을 넘기진 못했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관객들이 극장을 찾는 대신 넷플릭스 등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콘텐츠로 옮겨간 데다, 영화 티켓 값이 만 5천 원으로 오른 것 등이 영향을 미친 거로 보입니다.

하지만 역시 '잘 만들면 본다.'라는 흥행 공식을 '서울의 봄'이 다시금 입증한 것 같습니다. 김한민 감독의 '노량: 죽음의 바다'가 개봉하는 오는 20일까지 마땅한 경쟁작이 없는 상황에서 '서울의 봄'이 두 번째 천만 영화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화면 제공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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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아영 기자 (go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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