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K-농기계 대동…美 중소형트랙터 판매 '존디어' 넘었다

김성진 기자 2023. 12. 5.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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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시장에서 대동의 중소형 트랙터 판매가 존디어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5일 북미 농기계딜러협회(EDA)와 북미장비제조업협회(AEM) 자료에 따르면 올 1~3분기 대동의 60마력 이하 중소형 트랙터 판매량은 1만5083대로 존디어보다 4138대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비록 중소형 트랙터가 존디어의 주력 상품은 아니지만 국내 농기계 회사가 북미 시장에서 글로벌 1위 기업을 앞질렀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성과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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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 하비파머 감소로 美 중소형트랙터 시장 침체...존디어, 구보다 모두 판매 감소
확고한 브랜드 인지도, 가격 경쟁력 힘입은 대동 '나홀로' 판매 증가
꾸준한 대외 행사로 딜러 네트워크 강화한 덕도

북미 시장에서 대동의 중소형 트랙터 판매가 존디어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글로벌 업계 1위' 존디어를, 다른 곳도 아니고 '안방' 북미 시장에서 제쳤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5일 북미 농기계딜러협회(EDA)와 북미장비제조업협회(AEM) 자료에 따르면 올 1~3분기 대동의 60마력 이하 중소형 트랙터 판매량은 1만5083대로 존디어보다 4138대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농기계 딜러가 아니라 최종 소비자인 농부에게 팔린 '소매 판매량' 수치다. 지난해는 존디어가 판매량 1만9555대로 대동보다 5138대 많았는데 우위가 뒤집혔다.

4분기는 겨울을 낀 전통적인 농기계 비수기라 업체들이 전반적으로 판매가 부진한 점을 감안하면, 올해 전체 순위는 바뀌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동이 1993년에 현지 법인을 세우고 북미 시장에 진출한 지 30년 만이다. 비록 중소형 트랙터가 존디어의 주력 상품은 아니지만 국내 농기계 회사가 북미 시장에서 글로벌 1위 기업을 앞질렀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성과라는 평가다.

존디어는 올해 시장 침체를 견디지 못했다. 지난해까지는 북미에서 코로나19(COVID-19)로 재택근무를 하며 취미 겸 본인이 먹을 농산물을 직접 기르는 하비 파머(Hobby Farmer)가 늘어 중소형 트랙터 시장이 커졌다. 코로나19가 끝난 후 하비 파머 증가세가 주춤해지고, 미국의 금리가 올라 대출까지 어려워지자 올해는 시장이 줄어들고 있다. 중소형 트랙터 판매 감소 때문에 3분기 북미 100마력 이하 트랙터 시장은 전년 동기보다 11% 줄었다.

존디어는 올해 1~3분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8610대(44%) 줄었다. 또 다른 '농기계 강자' 일본 구보다도 판매가 1만6425대(32.8%) 줄었다. 국내 회사 TYM도 3분기 북미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25.4% 감소했다.

반면 대동은 판매가 566대(4.6%) 늘었다. 경쟁사들의 판매가 일제히 줄다 보니 시장 점유율도 8.5%로 올랐다.

'가성비 좋은 제품'으로 인지도를 쌓은 전략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대동은 시장 후발 주자로서 경쟁사보다 가격을 낮추고 같은 가격에 사양과 옵션이 더 나은 제품을 판매했다. 올들어 금리 인상으로 농가의 구매 부담이 커지자 대동이 선택받았다는 평가다. TYM과 다르게 핵심 부품인 '엔진'을 직접 개발·제조한 수직 계열화로 품질의 신뢰를 쌓은 점도 한몫했다.

대동은 북미에 진출한 첫해부터 대동 대신 '카이오티(KIOTI)' 이름으로 농기계를 판매했다. 북미에 서식하는 들짐승 코요테(Coyote)와 발음이 같아 북미 시장에 친숙하게 받아들여지고, 코요테가 육식성이라 장기적으로는 초식동물 사슴이 상징인 존디어를 따라잡을 거란 인식까지 줬다는 후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북미에서 이제 중소형 트랙터 하면 존디어보다 대동을 떠올린다"고 전했다.

대동은 오랜 기간 북미에서 우수한 딜러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공을 들였다. 북미의 면적이 넓은 특성상 대동은 현지에서 판매를 대부분 최종 소비자인 농부가 아니라 중간 딜러에 한다. 얼마나 영업 실력이 있는 딜러를 뒀는지, 딜러를 얼마나 많이 보유했는지는 북미 시장에서 성패에 큰 영향을 미친다.

대동은 북미에 딜러 520여개 사(社)를 뒀다. TYM 200여개 사의 두배 수준이다. 대동 관계자는 "시장이 줄어서 똑같이 어려운 시기였지만 딜러 대회 등 행사를 꾸준히 해온 덕에 딜러 네트워크가 공고했고 중소형 트랙터 프로모션과 마케팅을 강화한 덕에 시장 침체를 이기고 점유율을 높일 수 있었다"고 풀이했다.

김성진 기자 zk00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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