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대 간호학과 의정부캠퍼스로 통합 추진…성남캠 학생 반발

최종호 2023. 12. 5.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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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 "캠퍼스 선택 때 위치 고려했는데…일방적 통보" 분통
학교측, 의견 수렴한다면서도 "찬성·반대로 정할 문제 아니야"

(서울·성남=연합뉴스) 고유선 최종호 기자 = 을지재단 산하 학교법인 을지학원의 을지대학교가 성남캠퍼스와 의정부캠퍼스 두 곳에 있던 간호학과를 의정부캠퍼스 한 곳으로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을지대학교 성남캠퍼스 을지대학교 성남캠퍼스 [촬영 홍기원]

이 과정에서 성남캠퍼스 간호학과 학생들은 당사자인 자신들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며 학교 측에 반발하고 있다.

5일 연합뉴스 취재 결과 을지대는 지난 4일 오후 성남캠퍼스 을지관 밀레니엄홀에서 간호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과 통합에 대한 설명회를 열었다.

이 설명회는 간호학과 통합과 관련해 을지대 측이 마련한 첫 공식 자리였다.

학생들은 앞선 지난달 28일 학과 수업이 끝날 무렵 학과장이 강의실로 찾아와 간호학과 통합을 처음 언급하면서 자세한 내용은 이번 설명회에 참석해 확인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전날 설명회에서 학교 측은 캠퍼스 통합 추진의 이유로 교육의 질과 서비스 향상, 을지대 의정부병원을 비롯한 주요 시설을 지원할 수 있는 환경 제공을 내세웠다.

그러면서 2025년 3월 통합할 계획임을 밝혔다.

교육부에 따르면 대학의 학과 통합은 학교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것으로 교육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사안은 아니다.

교육부 관계자는 "특별히 지켜야 할 매뉴얼은 없고 학교가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결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성남캠퍼스 학생들은 구성원이자 당사자인 자신들의 의견을 듣는 절차 없이 학교 측이 일방적으로 학과 통합을 통보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이날 설명회에서 학교 관계자가 "이 자리는 학생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한 자리"라면서도 한 학생의 "그러면 반대 의견이 다수일 경우 통합이 이뤄지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학의 계획이나 정책적 판단 속에서 진행되는 부분이어서 찬성, 반대할 문제는 아니다"는 답을 하자 일제히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을지대학교 성남캠퍼스 을지대학교 성남캠퍼스 [촬영 홍기원]

한 2학년 학생은 "이미 확정해놓고 의견 수렴하는 게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결국 이 자리는 학교 측에서 '우린 의견수렴 절차를 진행했다'고 하기 위한 과정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신입생 A 씨는 "통합 얘기가 하루아침에 나온 게 아닐 텐데 우리가 학교에 들어올 때 왜 통합 부분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나"라며 학교 측의 통합 추진 과정을 문제 삼았다.

다른 신입생은 "입학할 때 의정부가 실습이나 기자재, 시설 면에서 성남보다 좋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음에도 성남을 택한 이유가 분명히 있다"며 "거주지와 가깝다든지 인프라라든지 뚜렷한 이유가 있어서 선택한 건데 인제 와서 이렇게 통합을 말하는 것은 학생들을 납득시키기 어렵고 통보로밖에 느껴지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학교 측이 불과 두 달여 전인 올해 9월 수시모집 원서 접수에서도 간호학과 학생들을 성남캠퍼스와 의정부캠퍼스로 나눠 선발한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내년 성남캠퍼스 간호학과 신입생들은 학과 통합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 채 입학해 1년 만에 자신이 선택한 성남이 아닌 의정부에 있는 학교에 가야 하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생활권이 성남지역이 대부분인 성남캠퍼스 학생들의 통학과 기숙사 제공 여부 등 여러 문제가 제기되고 있지만 학교 측은 뚜렷한 대책이나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을지대 측은 학생 의견 수렴 계획, 향후 통합 추진 과정 등을 묻자 "현재로서는 답변할 수 있는 사항이 없다"고 답했다.

이에 학생들 사이에서는 단체 항의 등 집단행동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2학년 B 씨는 "학교 측이 갑자기 통합을 통보해와 학생들 사이에서는 매우 당황스러워하는 반응이 대다수"라며 "학교 측에 정식으로 항의하자고 주장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을지대는 대전캠퍼스에 있던 간호학과를 2021년 3월 의정부캠퍼스 및 의정부병원 개원 때 의정부캠퍼스로 옮겨 현재 간호학과는 성남캠퍼스와 의정부캠퍼스 두 곳에서 운영 중이다.

해마다 의정부캠퍼스는 84명, 성남캠퍼스는 80명의 신입생을 선발하고 있다.

zorb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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