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상승속 주목받는 ‘3기 신도시’… LH, 적기 공급 ‘가속도’
하남 교산 59㎡ 4억5600만원
분상제 유지·공급유형 다변화
5개지구 보상 마무리 단계 진입
최대 규모 남양주 왕숙 등 착공
각 공구·기반시설 시공사 선정
아파트 분양가는 계속 치솟고 착공 부진으로 향후 2∼3년 이후 주택공급 부족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지적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부동산 업계에서는 주택시장 불안을 완화해야 할 ‘3기 신도시’의 역할에 관심이 커지는 형국이다. 3기 신도시의 공급물량과 입주 시기에 수도권의 주택 시장 안정화가 달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3기 신도시 건설에 속도를 내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기여할 방침이다.
5일 주택보증공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서울에서 공급되는 민간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격은 3200만 원대에 달했다. 지난해보다 14.6%가량 올랐다. 수도권을 비롯한 5대 광역시도 평균 분양가격이 10.0% 내외로 상승하는 등 전국적으로 분양가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가파른 분양가 상승 추이 속에 3기 신도시가 조명을 받고 있다. 3기 신도시는 공공개발로 시행돼 시세보다 저렴하게 제공되기 때문이다. 경기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고양 창릉, 부천 대장, 인천 계양 등 3기 신도시는 총면적 30㎢, 주택 17만여 가구, 수용 인구는 약 42만 명 규모에 이른다.
올해 9월부터 진행된 하남 교산 전용면적 59㎡형 사전청약 분양가는 4억5600만 원으로, 지난 2021년 12월 하남 교산 59㎡형 가격(4억8700만 원)보다 낮았다. 업계 관계자는 “공급유형이 각각 나눔형과 일반형으로 다르고 세부적인 입지에도 차이가 있다”면서도 “그런 점을 고려해도 최근의 분양가와 건축비 상승 흐름을 고려하면 이례적으로 낮은 가격”이라고 평가했다.
LH에 따르면 하남 교산 지구와 북측으로 바로 인접한 신장동, 창우동 등 지역에 비슷한 규모 30년 구축 아파트(백송한신·백조현대 전용 49㎡ 4억4000만 원, 부영아파트 전용 59㎡ 5억3000만 원)들과 비교해도 저렴한 수준이다. 이런 가격 경쟁력 덕분에 해당 단지는 일반분양의 경우 98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로 청약을 마감했다.
3기 신도시에서 공급되는 주택에는 분양가 상한제(분상제)가 계속 적용된다. 주변 시세에 견줘 70∼80% 수준 가격에 지속해서 공급될 예정이다. LH 관계자는 “서울 도심까지 30분대면 도착할 수 있는 접근성과 함께 분상제 적용으로 3기 신도시의 장점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LH는 9차에 걸친 사전청약으로 3기 신도시에 약 1만6000가구를 공급했다. 현재 10차 사전청약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10차 사전청약부터는 6년간 거주한 후 분양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선택형’까지 포함해 공급 유형도 다변화했다. 목돈이 부족한 청약자에게는 임대보증금의 80%까지 대출되고, 분양전환 시 장기·저리 대출상품까지 지원한다.
일각에서 입주 지연 관측도 제기됐지만, LH에 따르면 3기 신도시 조성공사는 속속 진행되고 있다. 3기 신도시 5개 지구 보상이 마무리 단계로 진입했고, 각 공구 및 기반시설에 대한 시공사 선정도 이뤄지고 있다고 LH는 설명했다.
인천 계양은 지난해 4월에 착공, 지구 내 연약지반처리 공사 중심으로 공사를 진행 중이다. 인천 계양 다음으로 빠른 진행 상황을 보이는 남양주 왕숙은 올해 6월 착공해 2공구 발주를 앞두고 있다. 지난 10월 15일에는 3기 신도시 중 두 번째로 착공식 행사도 개최한 바 있다. 이한준 LH 사장은 남양주 왕숙 지구 착공식에서 “3기 신도시 중 최대 규모인 남양주 왕숙 지구 조성공사 착공식을 계기로 3기 신도시 공공주택 조기 공급 및 물량 확대, 안전한 공정관리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발주하는 토목공사 중 최대 규모인 1조503억 원 규모의 남양주 왕숙 국도 47호선 이설(지하화) 공사는 지난 7월 시공사 선정이 이뤄졌다. 고양 창릉 및 부천 대장(1공구)은 5월, 하남 교산(2공구)은 9월에 조성공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LH 관계자는 “정부도 3기 신도시 추진 속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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