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쿵어게인]③ 대기업 퇴사 후 체육교사의 꿈을 이룬 문정고 이은경 교사의 '찐열정'과 '꿈을 담은 수업'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너무 높이 쳤어, 씩씩하게 쳐야지, (셔틀콕이)떨어지면 언더로 살리고, 발이 움직여야해!"
11월말, 어깨 위에 내려앉은 눈송이를 툭툭 털며 직접 방문한 서울 송파구 소재 문정고. 2층에 위치한 체육관 문을 열자 여교사 육성이 귀에 꽂힌다. 학생들의 자세를 교정해주고 노하우를 자세히 알려주는 문정고 이은경 교사(36)는 얼핏 봐도 '배드민턴 전문가' 같았다. 2학년 여학생들은 2명이 짝을 이뤄 셔틀콕 30번 주고받기로 점수를 매기는 수행평가 중이었다. 한두 번 배드민턴 라켓을 잡아본 솜씨가 아니었다. 상대방이 실수로 엉뚱한 곳으로 공을 보내도 거뜬히 공을 살려냈다. 365+ 체육온활동 일환으로 정규교육과정 내 배드민턴 동아리를 도맡아 운영중인 이 교사가 얼마나 열정적으로 지도했는지는 학생들의 스윙 자세를 보면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이 교사는 지난해 예선 탈락한 여자 배드민턴팀을 올해 예선 조4위에서 2위로 성장시켰고, 남자 배드민턴팀은 2023년 서울특별시교육감배 학교스포츠클럽대회 2위에 입상했다고 자랑했다.
수업을 마치고 마주 앉아 대화한 이 교사는 배드민턴을 '애정'하는 지도교사만으론 설명이 되지 않았다. 대기업에 다니다 체육교사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임용교시에 지원한 '찐 체육인'이요, 코로나19 팬데믹 시대 이후 문정고의 체육수업을 새롭게 탈바꿈한 '체육교육 기획자'였다. 또 다양한 분야에 손을 뻗고 색다른 활동에 도전하는 '멀티 플레이어'이기도 했다. 360도 카메라를 활용한 배구 전술 수업,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을 대관해 외부 업체에 위탁하지 않고 교사, 학생들이 직접 진행한 건강 나눔 운동회 등은 색다르다는 평가를 받았다. 1학년 지예진양은 "7월에 열린 체육대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이 교사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체육수업의 질적 향상과 내실화, 스포츠 문화 체득을 위한 체육 행사, 서울림운동회, 서울 미래체육인재 한마당, 스포츠 진학 진로 취업 박람회, 디지털 기반 스마트 건강 관리 교실, 학교스포츠클럽 활성화, 365+ 체육온활동, 틈틈체육 프로젝트 등을 운영, 실천하며 2023년 학교체육공모전 학교체육교육 내실화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이 교사는 "코로나 기간에 가슴 뛰는 교육활동의 정상화, 그러면 나는 체육교사로서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노력으로 1년을 보냈다"며 "공모 마감 전날 지원을 했는데, 이렇게 큰 상을 탈 줄은 몰랐다"며 웃었다.
'꿈담교실(꿈을 담은 교실)'은 이 교사의 '야심작'이다. 이 교사는 체육관과 운동장으로 이어지는 문정고의 1관 2층 공간을 신체활동 중심 공간으로 만드는 아이디어를 행동으로 옮겼다. '꿈담교실'은 서울시교육청의 학교 공간 재구조화 사업으로, 이 교사는 문정고 학교 건물 2층에 스마트 건강 관리 교실을 만들고, 다문화 교실을 4층으로 이전했다. 체육교사들이 근무하는 예체능부실은 운동장 접근이 편리한 1층으로 이동했다. 여름방학 중 원활히 공사가 진행돼 2학기부터 '꿈담교실'을 바로 사용하고 있다. 이 교사는 "공사 과정에서 준비한 것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을 때 힘들기도 했지만, 소통을 통해 극복해나갔다"며 "폭발적인 아이들 반응을 볼 때는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지예진양은 "평소 골프를 좋아한다. 골프를 배우고 익힐 수 있다는 점에서 미래에 도움이 될 것 같다"며 만족했다. 문정고는 교내에 수영장과 헬스 시설이 구비된 몇 안 되는 공립고등학교이다.
10년 넘게 체육을 가르치고 있는 이 교사는 "학생들의 미소를 떠올리며 잠이 든다. 그런 인생을 살게 해준 학생들에게 고마울 따름"이라고 했다. 학생은 이 교사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다. 2학년 이택민군은 "선생님은 학생들을 아끼셔서 같이 있으면 편안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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