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데이터 지도가 공공 시스템 먹통 대책…클라우드 답 아냐"

오현주 기자 2023. 12. 5.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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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잇따른 공공 행정망 마비 사태를 계기로 '통합 데이터 맵(지도)'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국내 1호 전산학 박사'인 문송천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 경영대학원 교수는 4일 카이스트 서울 홍릉 캠퍼스에서 뉴스1과 만나 "국내 (공공 SW 시스템)에서는 통합 데이터 지도가 없다"며 "큰일이 터지면 문제가 된 시스템 경로를 역공학적으로 급조해서 국부적으로 퍼즐 맞추듯 땜질 처방하고 넘어가는 게 통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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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문송천 카이스트 교수 "HW 아닌 데이터 설계 문제"
문 교수 "여러 데이터를 정리 없이 바구니에 넣은 결과"
문송천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교수. 2023.12.04. 오현주 기자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최근 잇따른 공공 행정망 마비 사태를 계기로 '통합 데이터 맵(지도)'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국내 1호 전산학 박사'인 문송천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 경영대학원 교수는 4일 카이스트 서울 홍릉 캠퍼스에서 뉴스1과 만나 "국내 (공공 SW 시스템)에서는 통합 데이터 지도가 없다"며 "큰일이 터지면 문제가 된 시스템 경로를 역공학적으로 급조해서 국부적으로 퍼즐 맞추듯 땜질 처방하고 넘어가는 게 통례"라고 말했다.

'통합 데이터맵'은 공공 행정 데이터가 어디 있는지 하나로 정리한 지도다. 이런 지도를 만들면 행정망에 오류가 생겨도 무엇이 문제인지 금세 확인할 수 있다.

또 통합 지도에 맞춰 데이터를 관리하면 불필요한 자료를 주기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 효율적이다.

쉽게 말해, 통합 데이터 지도는 책꽂이에 꽂힌 수많은 책의 위치를 하나의 지도 그림으로 정리하고, 여기에 맞춰 필요한 책만을 넣어두는 형태다.

문송천 카이스트 교수가 설명하는 통합 설계도 예시. 2023.12.04. 오현주 기자

문송천 교수는 이번 오류를 대하는 행안부의 방식을 전국 도로 지도 없이 자동차 사고 지점을 찾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는) 전국 통합 지도가 없어 어디서 대형 사고가 났는지도 (명확하게)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 정부는 공공 행정망 오류의 원인을 사고 원인을 이틀 뒤에서야 내놨고, 이마저도 뒤집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달 19일에는 네트워크(NW) 장비인 'L4'(엘포) 스위칭 장비에서 문제가 있었다고 발표했다. 그러다 6일 만에 '라우터(인터넷 통신 연결장치) 포트 불량'이라고 입장을 바꿨다.

문 교수는 이번 행정망 마비 역시 부실한 데이터 설계 때문이라고 봤다. 하드웨어 문제였다는 정부의 입장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최근 공공 행정망 오류가 경찰청(문자 시스템)까지 쭉 이어졌다"며 "이번 일련의 사태는 데이터 오류가 아니고서야 이렇게 여기저기서 터질 리가 없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전산망 오류는 크게 △데이터 △프로그램 △하드웨어 문제로 발생한다. 그중 프로그램·하드웨어는 당일 내 원인 파악과 문제 해결이 가능해 문 교수는 부실한 데이터 설계가 문제라고 봤다.

그는 "여러 데이터를 정리 없이 바구니 하나에 엉터리로 잡아넣은 결과"라며 "(6월 발생한) 나이스(교육행정 정보시스템·NEIS) 오류 사태에서도 여러 데이터가 충돌하면서 다른 학교 시험지가 출력됐다"고 지적했다.

문 교수는 정부가 대구광역시의 행정 통합 데이터 플랫폼 사례를 주목해야 한다고 본다. 실제 대구시는 현재 지역과 업무별로 흩어져 있는 불필요한 행정 데이터를 정리하고자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나아가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디플정위)가 추진하는 클라우드 전환도 통합 데이터 플랫폼이 기반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공공 SW 시스템 데이터를 필터링(여과 작업) 없이 클라우드에 올리면 여러 데이터가 꼬여 또다른 접속 오류 사태가 생길 수 있다.

문송천 교수는 "모든 행정 데이터를 그냥 그대로 (클라우드에) 가져가는 것은 불필요한 쓰레기까지 올리는 형태라 중요하지 않다"며 "현재 행안부가 가진 데이터는 1400만개로 추산되는데, 깨끗하게 필요한 것만 통합적으로 정리하면 2만개로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이어 "클라우드의 첫 글자 '클'이 클래스(데이터 품격)를 지칭하는 깊은 의미를 지닌 것임을 꼭 알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교수는 1982년 데이터 중요성을 강조하고자 IT(정보기술) 용어 '클라우드'를 처음 만든 1세대 SW 학자이기도 하다.

woobi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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