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병원 존폐 갈림길”···보건의료노조 28명 집단 단식농성 돌입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 위원장과 지부장 등 28명이 내년도 공공병원(지방의료원과 적십자병원 등) 지원 예산을 편성하려며 4일 국회 앞에서 집단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날 오후 국회 앞 천막 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공병원을 살리기 위한 마중물이 될 ‘감염병 대응 공공병원 회복기 지원 예산’을 국회 여야가 합의해 본회의에서 통과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코로나19 유행 3년 4개월간 공공병원은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환자 곁을 지키며 헌신했는데 토사구팽을 당해선 안 된다”며 “정부가 추진하는 필수의료·지역의료 살리기 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도 공공병원의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의 내년도 예산안에서는 공공병원에 지원하는 코로나19 회복기 예산이 올해보다 98% 삭감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회복기 지원 예산 2695억원을 증액하라고 의결했지만 예산안 법정 처리시한이 지나면서 정부 예산안으로 본회의에 상정될 가능성도 있다.
공공병원들이 코로나19 전담병원 기능을 수행하는 사이 일반 환자와 의료진은 병원을 떠났다. 지난해 5월 전담병원에서 일반병원으로 다시 전환됐지만, 이 여파로 통상 80% 수준이던 병상 가동률이 40% 안팎으로 떨어지는 등 수익성이 악화했다. 현재 일부 공공병원에서는 임금체불이 시작돼 신용대출, 약제비 지불 연기 등으로 버티고 있다고 보건의료노조는 전했다.
이현주 보건의료노조 군산의료원 지부장은 “군산의료원은 코로나19 이전엔 매년 80억원 흑자를 봤던 병원이었다”면서 “회복기인 지금, 올해만 100억 적자를 예상한다. 환자들에게는 질 떨어진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김정은 서울시서남병원 지부장은 “(전담병원에서) 일반병원 전환 후 나갔던 환자들은 돌아오지 않고 있고 동료들도 다 떠나갔는데, 이제는 임금체불 걱정해야 하는 형편”이라면서 “제발 좀 관심을 가져주시고 공공병원을 꼭 살려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8일 국회 앞 천막농성을 시작한 보건의료노조는 이날 단식농성으로 투쟁 강도를 높였다. 나순자 위원장은 “28명이 집단 단식농성에 돌입하는 것은 그간 노조에서 한 단식농성 중 가장 큰 규모”라며 “그만큼 절박하다”고 했다. 노조는 오는 6일 국회 앞에서 노조원 500여명이 참여하는 3차 결의대회를, 오는 13일에는 국회의원, 공공병원 노·사대표, 시민단체들과 공동 기자회견을 연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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