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과학기술을 사랑하는 젊은 세대, 대한민국의 미래

대덕특구 설립 50주년을 맞이해서 정부출연연구기관을 국민에게 개방하는 행사가 열렸다. 행사장에서 참가자들을 만나면서 우리 국민이 과학 기술에 진심 어린 애정과 깊은 관심이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애정과 관심이 높은 만큼 얼마 전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 효율화와 관련된 뉴스를 접하고 우려와 걱정을 했으리라 짐작된다.
다행히도 11월 27일 대통령을 의장으로 하는 우리나라의 최상위 과학 기술 의사결정 기구인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전원회의에서 ‘R&D 혁신방안’과 ‘글로벌 R&D 추진전략’을 심의했고, 필자도 자문회의의 위원으로 참여했다. 대통령과 자문위원은 국가 안보와 미래 성장에 과학 기술이 필수적이라는데 의견을 모으고, 한국의 과학기술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혁신적인 두 가지 전략을 의결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실패할 확률이 높더라도 성공 시 파급효과가 큰 초고난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고위험 고수익형 R&D를 확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성공·실패를 구분하는 평가 등급 폐지, 컨설팅과 피어 리뷰 등을 통한 경험과 지식의 축적, 공유 기반 마련 등을 시행하기로 했다.
차세대 기술 분야의 대형 R&D 투자 확대 방안도 이번 혁신안의 핵심 내용이다. 소형 단기과제로 파편화된 사업을 임무 중심의 대형 계속사업으로 전환하고, 이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기로 하였으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하여 기존 R&D 사업을 통합·재기획하고 예타조사가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한다.
또 그간 소모적인 과제 수주 경쟁에 매달린 정부출연연구기관을 대학·기업이 할 수 없는 대형 원천기술 개발에 몰입할 수 있도록 전환하는 내용도 포함했다. 이를 위해 국가전략기술과 탄소중립과 같은 국가적 임무를 수행하는 ‘국가기술연구센터(NTC)’ 중심 체제로 전환하고, 핵심 연구인력, 시설과 장비를 집중해서 지원하기로 했다. NTC에 참여하는 핵심 연구자에겐 인건비를 100% 보장해 임무 중심 연구에 집중하도록 했고 연구자가 과제수탁의 부담 없이 연구에 몰입하도록 과제를 대형화하고 집행의 자율성을 확대하는 등 연구과제중심제도(PBS)를 합리적으로 개선하기로 했다.
그 외에도 국가적으로 시급한 도전적·혁신적 R&D 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부처별 R&D 예산의 투자 전략성 강화, 연구과제의 연중 착수 같은 유연한 예산 집행, 동일기관과 연구원의 평가배제 같은 상피제 폐지를 통한 평가 전문성·투명성 제고, R&D에 맞지 않는 규제 혁파 같은 전방위적 R&D 혁신안을 포함하고 있다.
이번에 의결된 혁신방안은 한국이 ‘세계를 선도하는 과학 기술 글로벌 허브로 도약’할 수 있는 큰 틀이 마련되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앞으로의 과제는 큰 틀에 맞게 정부와 R&D 현장이 합심하여 구체적인 시행계획을 수립하고 지속해서 추진하는 것이다. 또 정부출연연구기관을 국가적 임무 중심 연구소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공공기관운영에 관한 법률’ 중 임무중심의 혁신적이고 도전적인 R&D 수행에 적합하지 않은 부분은 고칠 필요가 있다.
정부의 이번 R&D 혁신 방안이 성공적으로만 추진된다면 출연연 개방 행사에서 만난 어린이들이 멀지 않은 미래에 세계 최고 수준의 과학기술 글로벌 허브로 도약한 대한민국에서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을 것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전원회의에서 “저는 성공한 ‘경제 대통령’으로 기억되기 보다는 성공한 ‘과학기술 대통령’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라는 말을 했다. 대통령의 그 말이 꼭 이뤄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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