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되는 물장사… 후발 LG, 1위 코웨이 잡을 수 있을까

조승예 기자 2023. 12. 4.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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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 - 정수기 전쟁] ①올해 렌털사업 매출 순위 지각변동 예고

[편집자주]국내 정수기 시장 규모가 3조원이 훌쩍 넘을 정도로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업체들의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코웨이가 시장 전체의 약 40%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SK매직, 쿠쿠홈시스, 청호나이스 등 중견기업에 이어 LG전자 등 대기업까지 가세하며 판을 키우고 있다. 정수기 업계는 원부자재 가격 상승 등을 명분으로 렌털비 인상에 나서고 있으나 한편에선 고액의 모델료를 써가며 톱스타를 동원한 홍보에 열중하고 있고 여전히 높은 수준의 대주주 배당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 간 기술 개발 경쟁으로 제품의 품질과 디자인도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지만 소위 '베끼기' 논란도 여전하다. 파이가 커지는 만큼 잡음도 들리는 렌털업계의 현 주소를 들여다 봤다.

정수기 렌털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진열된 정수기. /사진=뉴시스
◆기사 게재 순서
①돈 되는 물장사… 후발 LG, 1위 코웨이 잡을 수 있을까
②렌털료 올린 정수기 업체들, 수익성 향상 앞세워 대주주 배당도 늘릴까
③"누가 베꼈나"… 코웨이 vs 청호 - SK매직 vs 쿠쿠 '소송전'

국내 정수기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렌털업체들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절대 강자 코웨이가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가전부문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LG전자가 뛰어들면서 2위 자리를 두고 SK매직과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환경부가 발간한 '2022 환경백서'에 따르면 현재 국내엔 약 700만대 이상의 정수기가 보급돼 있으며 연간 판매대수는 약 270만대 수준으로 추정된다. 2022년 말 기준 정수기 관련 업체는 제조 75개소, 수입판매 18개소 등 모두 93개 업체에 달한다. 환경부에 따르면 정수기 시장 규모(판매금액 기준)는 2104년 1조9490억원에서 2015년(2조140억원) 처음으로 2조원대를 넘은 뒤 2021년 2조9470억원 수준으로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3조원이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부동의 1위 코웨이, 치고 올라오는 LG… 올해 순위 지각변동



주요 업체 렌털사업 매출 추이. /그래픽=김은옥 기자
코웨이의 2022년 정수기를 포함한 전체 렌털사업 매출은 3조8561억원으로 업계 1위를 차지했다. 이어 SK매직(8161억원) 쿠쿠홈시스(7838억원) LG전자(7345억원) 청호나이스(4355억원) 등의 순이다. 하지만 올해는 판도가 뒤집힐 것으로 예상된다. 올 들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은 코웨이가 2조9621억원으로 1위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LG전자(6885억원)가 SK매직(6526억원)을 근소한 차이로 제치고 2위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1989년 설립된 코웨이는 최초로 정수기를 개발하며 국내 정수기 시장을 개척하고 이끌어 온 선두기업이다. 그동안 축적된 고객 생활 환경, 생활 습관 등의 빅데이터를 통해 사업영역을 확장하며 현재까지 시장 점유율 4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코웨이의 올 3분기 기준 정수기를 포함한 국내·외 렌털 계정수는 사상 최초로 1000만 계정을 돌파했다.

코웨이 관계자는 "코웨이의 주요 제품들은 고객의 일상에 항상 필요한 제품들"이라며 "코웨이가 보유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다 고객의 삶을 더욱 편리하고 건강하게 만드는 다양한 개인 맞춤형 솔루션을 기반으로 렌탈 시장의 선제적 지위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후발주자로 렌털사업에 뛰어든 LG전자는 '가전 강자'의 강점을 활용해 품목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며 2위로 치고 올라갔다. LG전자의 렌털사업 매출은 2021년 6401억원에서 2022년 7345억원으로 증가했으며 올 들어선 3분기까지 누적 기준 6885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연간 수준에 근접한 실적을 올렸다. LG전자는 올 상반기 세탁기, 워시타워, 냉장고를 렌털 품목으로 추가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김치냉장고, 무선청소기, 슈케어까지 렌털 제품군을 확대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정수기 사업의 경우 국내 최초로 음성인식을 기능을 적용하고 먹는 물이 지나는 정수기 내부 전 구간을 고온수로 살균해주는 기능으로 위생을 강화하며 차별화를 꾀했다.



SK·쿠쿠·청호, 3사 3색 사업전략



SK매직은 업계 최초로 E-카탈로그를 도입했다. /사진=SK매직
SK매직은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등 전통의 렌털 품목을 중심으로 운영하면서 성장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결국 대형가전까지 손대며 렌털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는 LG전자에 밀려 3위로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SK매직의 렌털사업 매출은 ▲2021년 7152억원 ▲2022년 8161억원 ▲2023년 3분기 누적 6526억원 등 무난한 흐름을 기록했다. 하지만 영업이익률은 2019년(9.1%)을 정점으로 ▲2020년 8.0% ▲2021년 6.6% ▲2022년 5.9% 등으로 하락하고 있다.

SK매직은 지난해 매트리스 렌털사업에 뛰어들며 구독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으며 해외시장 진출을 통해 수익성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SK매직 말레이시아법인은 올 3분기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했다. 올 3분기 누적 말레이시아법인 렌털 계정수는 18만 계정으로 연초 해외 렌털 계정 목표치인 23만 계정에 성큼 다가갔다. SK매직 관계자는 "수익성 강화를 위한 렌털사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수립하고 AI/DT 기술 기반 로봇, 헬스케어, 펫(PET) 산업 등 향후 잠재력이 큰 시장을 중심으로 미래 성장전략을 구체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쿠쿠홈시스 사옥. /사진=쿠쿠홈시스
쿠쿠홈시스도 정수기를 필두로 렌털사업을 꾸준히 확대하는 동시에 청소기, 이·미용 기기 등 제품 다각화를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쿠쿠홈시스의 렌털사업 매출은 2021년 7149억원에서 2022년 7838억원으로 9.6% 증가했으며 올해는 8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쿠쿠홈시스는 업계 최초로 '100℃ 끓인 물 기능'을 선보이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현재 100℃ 끓인 물 정수기는 누적판매량 50만대를 돌파하며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지난 10월엔 국내 최초로 커피 추출 기능을 갖춘 끓인 물 정수기 '인스퓨어 스팀 100 바리스타 정수기'를 출시해 소비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청호나이스는 기업 특화서비스 제공과 영업 확대를 통해 B2B(기업간 거래)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 6월 기본 기능에 충실한 냉온정수기 '토타' 제품을 출시했으며 업소용 대용량 정수기 등 다양한 제품군을 선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기업 전용 홈페이지를 개선했고 현재 기업 고객 전용 CRM(고객관계관리)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청호나이스 관계자는 "기업에서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의 생활가전이 필수로 자리 잡고 있어 B2B 시장에서 꾸준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며 "D2C 온라인 소비자 직거래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현재 네이버 브랜드스토어에도 입점해 있다"고 말했다.



정수기 렌털비용 5년간 180만원 아끼려면 제휴카드 1억2000만원 써야



코웨이 정수기를 사용하는 소비자. /사진=머니S DB
#. 이사를 앞둔 30대 직장인 A씨는 정수기 교체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오래 사용한 탓에 외관이 녹슬고 물도 잘 안나와 위생적인 면에서 걱정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수기 비용이 만만치 않아 구매를 할지 렌털을 할지 고민 중이다. 정수기 렌털 시장이 커지면서 구매와 렌털을 두고 '가성비'를 고려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업체마다 정수기 기능과 지원혜택이 달라 꼼꼼한 조사가 필요하다.

코웨이 아이콘 정수기 2 냉온정 모델을 기준으로 일시불 구매 시 126만원의 비용이 든다. 3년 약정으로 렌털을 하면 월 3만89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의무사용기간을 고려하면 총 140만400원을 지불하는 셈이다.

다만 렌털을 이용할 경우 프로모션(매월 4000원 할인, 렌털료 3회 무료)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월 렌털료(3만8900원)에 자동이체 할인(1000원)과 렌털료 3개월 면제(월 1만2000원)를 반영하면 월 3만3900원으로 가격이 낮아진다. 3년 의무사용기간 동안 122만400원을 지불하는 셈이다.

5년 동안 사용해 소유권을 이전받기까지 총 203만4000원의 비용이 든다. 6년 약정을 선택하면 프로모션 적용 기준 월 이용료 2만9900원으로 좀 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6년 동안 의무적으로 사용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총 215만2800원의 비용을 지불하는 셈이다.

렌털 시 카드사 할인(월 최대 3만원)이 적용된다. 예를 들어 월 렌털료 3만3900원을 코웨이 NH 올원카드를 이용해 결제하면 전월 카드 사용금액이 200만원 이상일 경우 3만원 청구할인을 받아 실제로 납부하는 월 렌털료는 3900원으로 낮아진다. 전월 카드 사용금액이 30만원 이상이면 1만원 청구할인 혜택이 적용돼 월 2만3900원을 납부하면 된다. 단 약정 기간 내 해지 및 반환 시 위약금을 물어야 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조승예 기자 csysy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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