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콩 생산량, 수해에도 ‘장원급제’…“품종 맞춘 재배법 덕이죠”

박철현 기자 2023. 12. 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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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면 콩의 줄기 두께부터가 이렇게 차이가 납니다. 소식재배, 완효성 비료와 적절한 영양제 사용이 비결입니다. 올해 수확량은 크게 늘고 병해는 확 줄었어요."

전북 김제에서 7만8118㎡(2만3600평) 규모로 논콩을 재배하는 김수환씨(74)는 올해 수확을 마치고 매우 만족스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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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기에 약한 특징 정확히 파악
소식재배로 물빠짐 좋게 하고
호우 전후 배수로 정비 ‘심혈’
유실률 낮은 완효성 비료 채택
생육시기별 영양제 사용 주효
전북 김제에서 논콩을 재배하는 김수환(74, 왼쪽)·문용례씨(69) 부부가 기후변화에 맞는 재배법으로 수확량이 크게 늘고 상품성도 높은 논콩을 들어 보이고 있다.

“보시면 콩의 줄기 두께부터가 이렇게 차이가 납니다. 소식재배, 완효성 비료와 적절한 영양제 사용이 비결입니다. 올해 수확량은 크게 늘고 병해는 확 줄었어요.”

전북 김제에서 7만8118㎡(2만3600평) 규모로 논콩을 재배하는 김수환씨(74)는 올해 수확을 마치고 매우 만족스러워했다. 특히 3967㎡(1200평)에서 ‘평원’ 품종으로 최고 2233㎏을 수확해 주변 농가를 깜짝 놀라게 했다.

‘평원’의 수확량은 보통 3967㎡당 1500㎏ 정도다. 하지만 김씨는 평균 2000㎏에 가깝게 수확했다. 올해는 집중호우 피해가 심해 논콩 주산지인 죽산면 농가들도 예년의 절반 정도밖에 수확하지 못해 그의 농법에 더욱 관심이 쏠렸다.

그는 ‘평원’과 ‘대찬’을 7대3 비율로 심었다. 올해 처음 심은 ‘평원’은 ‘대찬’보다 알과 키가 상대적으로 작아 쓰러짐에 강한 게 특징이다.

‘평원’은 순을 고를 필요가 없어 키우기가 편하지만 알이 작고 습기와 검은뿌리썩음병에 취약해 5∼6년 논콩을 재배해온 김씨도 초반엔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김씨는 품종에 맞는 재배법을 찾는 데 공들였다. 죽산지역 농민들은 6월초에 콩을 심는데 김씨는 5월24일 파종에 들어갔다. 보통 논콩은 촘촘하게 심어 이랑 간격을 70㎝ 정도 두는 것과 달리 김씨는 90㎝로 간격을 넓혀 물빠짐을 좋게 했다. 콩과 콩 사이 조간 거리도 26㎝ 이상으로 공간을 충분히 확보했다.

올해 집중호우가 계속되자 그의 농법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했다. 어느 정도 일찍 자란 논콩은 더욱 튼실하게 자리 잡았고, 다른 농가와 비교하면 넓은 고랑 사이로 물이 잘 빠져나가 수해를 피해갈 수 있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또한 김씨는 집중호우 시기 전후로 배수로 정비에 심혈을 기울였다. 비가 그침과 동시에 고랑의 물까지 빠질 수 있도록 해 논콩의 피해를 줄였다. 침수된 논은 콩을 녹아내리게 하기 때문에 배수는 콩농사의 핵심이다.

여기에 지인의 조언을 듣고 완효성 비료를 넣은 것도 주효했다. 완효성 비료는 코팅이 돼 있어 비가 오더라도 양분이 쉽게 유실되지 않는다. 유기농으로 친환경농사를 10년 이상 짓던 김씨도 이같은 효과에 놀랐다. 논콩 재배과정에서 뿌리혹박테리아의 질소 고정이 중요한데 주변에서부터 물에 녹아 천천히 비료 성분을 발휘하는 효과 덕분에 논콩에 적합하다는 점을 깨닫게 됐다.

김씨는 “유박·고토·붕소가 함유된 완효성 비료를 3967㎡당 4포대씩 밑거름으로 주고, 생육기·비대기에 맞춰 영양제를 사용했다”며 “그 결과 올해 논콩 생산량은 25% 정도 늘었고 비가 많이 왔음에도 그동안 골치를 앓았던 병도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시기에 맞춘 비료와 영양제 등이 곁가지 형성과 후기 등숙 촉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그의 자체 진단이다. 김씨는 “주변 논콩을 보면 잎 상태가 좋지 않지만 우리 것은 10월말까지 새파란 이파리가 달려 늦게 떨어졌다”고 말했다.

휴경기에는 헤어리베치를 심어 지력을 높인 것도 주목할 만하다. 콩과 식물인 헤어리베치는 경관 작물로서 겨울이 지나면 밭에 갈아 넣어 논콩 거름으로 쓴다.

김정호 김제농협 죽산지점 차장은 “비가 내릴 때도 항상 고랑에 물이 고이지 않도록 농가가 관리에 힘쓴 노력이 빛을 발했다”며 “특히 집중호우로 피해 본 농가가 많은데 올해 이 정도 수확량이면 ‘장원급제’감”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씨는 “본인이 체득한 재배법은 집중호우에 대비하고 논콩의 병해 저항성을 높일 수 있어 농작물 생산성은 물론 품질을 끌어올리는 데도 탁월하다”며 “내년에는 ‘수확량 2000㎏ 이상’이라는 목표를 달성해 주변 콩농가에 희망을 안겨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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