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은 역대급인데'..금호타이어, 오히려 늘어난 빚

김성진 2023. 12. 3.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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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퍼니 워치
약 10년만 영업익 3000억 넘어설 듯
물류비 안정화·원자재 가격 하향세 덕
단기차입 크게 늘리며 재무지표 악화
1200억 넘는 이자비용 관리 관건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금호타이어가 올해 타이어 업황 회복에 힘입어 약 10년 만에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오히려 차입금은 늘어나 재무건전성이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적자와 흑자를 오가는 오랜 부진 끝에 갑자기 늘어난 생산량을 감당하기 위해 단기차입금을 대거 끌어다 쓴 탓으로 분석된다. 앞으로 확 늘어난 이자비용을 어떻게 관리하는지가 관건으로 보인다.

(그래픽=김일환 기자)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올해 연간 매출액 3조9946억원, 영업이익 3275억원의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년(231억원)과 비교해 무려 14배나 급증한 성적으로 올해 물류비 정상화와 원재료 가격 인하 등의 호재가 맞물려 수익성이 대폭 개선됐다. 여기에 코로나19 기간 동안 억눌렸던 글로벌 자동차 시장 수요가 폭발하며 매출액도 12.2% 증가했다.

금호타이어가 3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것은 2012~2014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금호타이어는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워크아웃을 겪는 동안 설비투자 지연으로 시장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한 탓에 급격한 실적악화를 피하지 못했다.

이후 2018년 중국의 타이어업체 더블스타에 인수되며 부활 기대감을 키웠지만 역시 쉽사리 적자를 벗어나진 못했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더블스타 관리하에 금호타이어가 거둔 이익과 손실을 다 따지면 636억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집계된다. 코로나19로 폭등한 해상운임료에 천연고무, 타이어코드 등 주요 원재료 가격도 덩달아 확 뛴 탓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운임료 안정화 덕에 확실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국제해상운임의 대표 지표로 꼽히는 상하이컨테이너 운임지수(SCFI)는 2021년 말 5000선을 찢고 치솟아 지난해 사상 최고치인 5109.60까지 올랐으나 현재는 그 5분의 1 수준인 1010 수준으로 떨어졌다.

원재료 가격 하락도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 금호타이어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원재료 중 하나인 천연고무의 가격은 지난해 말 1㎏당 2391원에서 올 3분기 2083원으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합성고무는 2781원에서 2558원, 카본블랙은 1935원에서 1657원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같은 역대급 실적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차입부담은 크게 늘었다.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말 금호타이어의 총차입금은 2조4490억원으로 적자를 헤매던 2020년 1조8000억원과 비교해 무려 6400억원이나 빚이 늘어난 것이다. 늘어난 빚 대부분은 1년 내 갚아야 하는 단기차입금이다. 2021년 4800억원 수준의 단기차입금 규모는 올 3분기 말 9600억원으로 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단기차입금이 단기간에 크게 늘어난 이유로는 운전자본의 증가가 꼽힌다. 운전자본은 기업이 영업활동을 하는데 필요한 돈으로 외상매출, 재고자산, 외상매입금 등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돈이다. 예를 들어 매출이 급증하더라도 실제 대금이 3개월 후에 들어오는 경우 이 기간 동안 경영을 해나갈 돈이 필요한데 여기에 들어가는 돈이 바로 운전자본에 해당한다. 2020년 말 금호타이어의 6700억원 규모의 운전자본은 올 3분기 말 1조2346억원으로 늘어났다. 타이어 생산 증가와 함께 운전자본 규모도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단기차입금 증가로 이자비용이 늘어난 것은 부담이다. 금호타이어가 올 3분기까지 쓴 순금융비용은 1205억원으로 전년 동기 693억원 대비 큰 폭으로 늘었다.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금호타이어가 산업은행 등으로부터 빌린 일반대출에는 2.9~7.19%의 이자율이 붙어 있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277.2%에서 올 3분기 259.4%로 소폭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평가 받는다.

김성진 (jin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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