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댓국밥 1만원 시대…외식물가 급등에 집밥 간편식 인기”
직장인 강모씨(38)는 점심시간 동료들과 서울 강남구 일원동에 있는 유명 순댓국집에 들렀다가 깜짝 놀랐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 그릇에 9000원이던 순댓국밥이 1만원으로 10%가량 올랐기 때문이다.
강씨는 “1년여 전 8000원 하던 순댓국밥이 9000원으로 인상된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또 1000원이나 올랐다”면서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뜨끈한 순댓국을 먹기도 부담스러워졌다”고 말했다.
외식 물가가 급등하면서 집에서 간편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가정 간편식이 인기를 끌고 있다. 고물가·고금리 시대에 품질 대비 가격이 싼 가성비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고 있어서다.
3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28일까지 간편식 자체브랜드(PB) ‘요리하다’ 상품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증가했다.
기존 제품과 비교할 때 맛과 품질은 비슷하지만 가격이 30% 정도 저렴한 게 특징이다. 특히 곰탕이나 떡국, 만둣국, 찌개류 등 한끼 식사로 든든한 상품들이 많이 팔렸다.
같은 기간 이마트 PB인 ‘노브랜드’ 간편식 매출도 15%가량 늘었다. 한 끼 식사 대용인 냉동·냉장 간편식 판매량이 25.6% 증가했다.
이에 따라 유통업체들은 1만원 미만 실속형 간편식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이마트 PB ‘피코크’는 1만원 미만 상품을 기존 국과 탕류 중심에서 요리류로 확대했다.
9980원에 내놓은 신제품 ‘애호박 돼지찌개’, ‘고추잡채&꽃빵’, ‘콩나물 불고기’, ‘돼지고기 김치찜’ 등의 경우 지난 10월 출시 후 한 달간 1만2000여개가 팔리는 등 호응을 얻고 있다.
이마트는 해산물 담은 쟁반짜장 상품도 조만간 1만원 미만에 선보일 계획이다.
롯데마트 PB ‘요리하다’는 대표 상품으로 7990원짜리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얼마 전 내놓은 ‘쿵파오 치킨’, ‘새콤바삭 유린기’, ‘만다린 오렌지 치킨’ 등이 인기를 끌자 최근에는 ‘제너럴쏘치킨’과 ‘사천식 마파두부’를 같은 가격에 새롭게 출시했다.
또 맛집과 협업한 ‘요리하다X두끼 즉석 떡볶이’와 ‘요리하다X북창동 순두부찌개’ 역시 9900원에 판매 중이다. 롯데마트는 1만원 미만 실속형 순댓국과 깻잎순대볶음, 차돌된장찌개 상품을 곧 출시할 예정이다.
11번가도 PB 간편식을 직접 기획해 시장에 내놨다. 지난 6월 처음으로 냉동 간편식 6종을 출시한 이후 상품 수를 늘려 현재는 50여종을 판매하고 있다. 출시 3개월 만에 1억원의 매출을 돌파하는 등 연말을 앞두고 각광받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외식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집밥을 간편하게 차리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면서 “유명 맛집과 협업하는 등 차별화된 간편식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외식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분기 이후 분기마다 6∼8%대로 고공행진하고 있다. 같은 기간 전체 물가상승률(3∼5%)을 웃도는 수치다.
1만원 미만으로 먹을 수 있는 서민들의 인기 메뉴는 지난 10월 서울 기준 칼국수(평균 8962원), 김치찌개 백반(7846원), 자장면(7069원), 김밥(3254원) 등이었다.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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