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연말결산] '차정숙'→'강남순' 대박? 드라마 시장 찬바람 여전

백승훈 2023. 12. 2.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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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비지상파의 드라마 성적표는 어땠을까. JTBC를 제외하면 모두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반면 JTBC는 시청률 10%를 넘겼거나, 이에 근접했던 드라마가 무려 6편 이상. 이젠 인기의 척도에 있어서 시청률이 전부는 아니지만, 글로벌 OTT의 공세 등 플랫폼 다양화로 드라마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진 것을 감안하면 분명 괄목할만한 성과다. 그럼에도 마냥 웃을 수 없는 이유, 드라마 시장에 왜 찬바람이 부는지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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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영우' 대박 그리운 ENA, '체면치레' tvN, '예상 밖 부진' TV조선

tvN이 먼저 웃었다. 지난 3월 종영된 전도연, 정경호 주연 '일타 스캔들'이 최종회 시청률 17.0%를 기록했다. (이하 닐슨코리아 제공, 유료 가구 기준)

이어진 드라마들은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기대작 '경이로운 소문2', '아라문의 검'이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냈다. 다만 현재 방영 중인 박은빈 주연 드라마 '무인도의 디바'가 순항하고 있어, 연초와 연말을 기분 좋게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이후 뚜렷한 히트작을 내놓지 못한 ENA는 초조할 따름. 이 가운데 '유괴의 날', '신병2', '마당이 있는 집'이 시청률 외적으로 작품성 면에서 호평을 받아 향후 제작될 양질의 드라마들에 기대를 모으게 했다.

TV조선은 기대 밖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TV조선에서 '결혼작사 이혼작곡'을 성공시킨 임성한 작가의 신작 '아씨 두리안'은 이번에도 익숙한 막장 소재를 택했으나, 기대에 못 미치는 두 자리 수 시청률을 달성한 지 못한 채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JTBC 드라마 풍년…시청률+화제성 다 잡은 작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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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이보영 주연의 드라마 '대행사'. 전작이었던 '재벌집 막내아들' 바통을 이어받았다. 시청률 수혜 그 이상의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광고회사 최초 여성 임원 고아인 역을 맡은 이보영은 능력과 카리스마를 겸비한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 냈다. 내부 견제와 외부 위협을 극복해 내며 비로소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그의 모습에 시청자들이 열렬한 응원이 쏟아졌다. 최종회 시청률은 수도권 17.3%를 기록하며 2023년의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4월에는 '닥터 차정숙' 신드롬이 불었다. 최종회 시청률은 18.5%로 JTBC 역대 시청률 4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엄정화가 주연을 맡아, 중년 여성 시청자들에게 감동과 웃음, 공감을 안겼다는 평가를 받았다.

같은 시기, 수목드라마로 방송된 '나쁜엄마' 역시 마지막 회 12.0% 시청률을 달성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JTBC 역대 수목드라마 시청률 1위 기록도 세웠다. 라미란, 이도현, 안은진이 주연을 맡았고, 작품성과 화제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수작이라는 호평이 쏟아졌다.

방송 전부터 이준호, 임윤아의 얼굴 조합으로 기대를 모은 '킹더랜드'는 시청률 13.8%로 대미를 장식했다. 뻔한 전개와 클리셰의 연속이라는 비판도 있었으나, '아는 맛이 무섭다는 걸 몸소 증명한 드라마. 머리 아프지 않고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는 점에서 많은 시청자들의 과몰입을 불렀다.

'킹더랜드' 바통을 이어받은 '힙하게'도 JTBC에 기쁨을 안겨준 작품. 이민기, 한지민이 주연을 맡은 드라마. 로맨스와 코믹, 스릴러 장르를 적절하게 버무려냈다. 최종회 시청률은 9.3%로, 10%에 육박하는 기염을 토했다.

탄탄한 라인업의 힘은 계속됐다. 최근 종영된 김해숙, 김정은, 이유미 주연 '힘쎈여자 강남순'까지 최종회 시청률 10%를 넘긴 것. 마약, 갑질, 사기 등 최근 사회적으로 문제 되고 있는 범죄와 맞서는 소재의 드라마. 화제성과 더불어 시의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드라마 시청률 대박? 마냥 못 웃는 JTBC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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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시청률 10% 육박'을 기준으로 올해 JTBC에서 대박을 낸 작품은 대략 6편. 그렇다면 과연 JTBC는 풍년의 결실을 누리고 있을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JTBC의 올해 누적 적자는 500억 원 이상이다. 최근 JTBC가 추진한 희망퇴직 시행 규모는 100여 명 수준에 달할 정도.

가장 큰 원인은 경기 둔화로 인한 얼어붙은 TV 광고 시장 탓이다. 올해 상반기, JTBC를 비롯한 주요 방송사들은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들었다. 무엇보다 올해 JTBC에서 대박을 낸 드라마들은 전부 SLL이 제작을 맡았다. 문제는 SLL 제작 드라마의 성공이 JTBC의 경영 성과로 견인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SLL은 JTBC가 아닌 콘텐트리중앙의 자회사. JTBC는 고작 SLL의 지분을 2.85% 보유하고 있다. SLL의 수익이 JTBC로 직결되지 못하는 이유다.

여기에 침체된 방송 광고 시장 상황은, JTBC가 여러 편의 드라마를 성공시켰음에도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영업 이익을 거둔 요인이 됐다,

현 시장 상황이 계속된다면 내년 상황도 부정적으로 예측할 수밖에 없다. 당장 드라마 편성을 줄이는 것부터 예상된 시나리오가 그려진다. tvN, KBS, SBS, MBC에 이어 JTBC마저 이미 지난 10월 종영된 '이 연애는 불가항력' 이후로 수목드라마를 편성하지 않고 있다. 그 자리는 예능프로그램 '싱어게인3'가 꿰찼다.

여기에 더해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의 자본 공세가 거세지며 배우 출연료를 비롯한 회당 제작비가 나날이 높아지는 것도 드라마 편성을 어렵게 했다.

비단 JTBC만의 이야기가 아닌 2024년 TV 드라마 시장. 내년에도 양질의 드라마가 올해만큼 시청자들을 웃고 울릴 수 있을지, 대중과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iMBC 백승훈 | 사진 iMBC DB | 사진제공 JTBC, S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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