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으로 자본주의 학습? 사고파는 북한 아파트

문정실 작가 2023. 12. 2.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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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국 앵커 ▶

요즘 뉴스에서 집값 아파트값 관련 소식이 연일 보도되고 있죠. 그런데 북한의 상황은 어떨까요?

◀ 차미연 앵커 ▶

오늘 북한이 궁금해해서는 북한의 살림집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함께하실 두 분입니다. 어서 오세요.

◀ 차미연 앵커 ▶

네 김정국 씨는 평양 출신이면서 파리에서 유학도 하셨잖아요. 이 평양에서 사시다가 파리에서 사시고 서울도 경험하셨는데요. 집이 어떻게 다른가요?

◀ 김정국 ▶

서울에 와서 가장 특이하게 봤던 건 대단지 아파트가 너무 많다는 거였습니다. 너무 높은 고층 빌딩들 그런 대단지 아파트들이 한 블록 지나면 또 있고 또 있고 하니까 서울은 좀 특이하다 같은 자본주의 국가지만 프랑스와 비교해서도 또 이건 새로운 모습이다라는 게 느껴졌거든요.

◀ 김필국 앵커 ▶

서울 하늘 아래 아파트 참 많은데 정작 내가 살 집은 별로 없어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 많죠. 그런데 북한도 최근 아파트 건설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데 지금 모습은 어떤지 살펴보겠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지난달 북한 티비 보도입니다. 평양 화성지구의 빈 토지에 추가로 건설된 2천 세대 살림집 소식을 전했습니다.

"총비서동지께서는 이 빈공지들의 살림집들을 더 건설하여야 하겠다고 그러면 약 2천여 세대의 살림집이 건설될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 김필국 앵커 ▶

북한은 지난 2021년 평양에 해마다 만 세대씩 5만 세대의 살림집을 건설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는데요. 지난해 4월 송화거리 1만 가구, 또 올 4월에는 화성지구 1단계 1만 가구가 준공됐고 현재 화성지구 2단계 1만 가구도 건설 중입니다.

◀ 차미연 앵커 ▶

한편 북한 티비는 새로 건설되는 아파트의 투시도와 각동 외벽의 타일 분할도 등을 공개하면서 현대적인 건설이라고 선전합니다.

"화성거리에 입사하는 주민들을 보면서 정말 얼마나 부러워했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몇 달이 지나서 저에게도 세칸짜리 입사증을 받아안게 되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북한은 건설 중 이런 표현을 쓸 만큼 공사가 활발한데요. 북한에도 집이 많이 부족한 상태인가요?

◀ 안창모 ▶

집이 부족할 때 양이 부족하냐 아니면 질적으로 퀄리티가 낮아서 일정한 수준을 가진 집이 부족하냐의 문제를 생각해보면 될 것 같은데, 사실 오늘날의 북한의 지금의 주택 부족 문제는 사실은 7, 80년대에 들어서면서 북한의 경제가 굉장히 안 좋아지면서 제때 교체가 일어나야 될 집의 교체 재건축이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생기는 주택 부족이 1차적으로 먼저 있다고 보여지고요. 그 다음에 이제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우리로 치면 거주 이전의 자유가 없는 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흐를수록 도시로 도시로 사람이 몰리는 일정한 정도의 증가는 어쩔 수 없는데 그런 부분은 양적인 부족의 문제겠죠. 그래서 초기에 일어났었던 여명거리라든지 창전거리라든지 이런 것들은 재건축의 성격, 재개발의 성격이 좀 더 강했고요. 지금 지어지는 최근 5만 세대 같은 경우는 새로 공급하는 우리로 치면 재개발이냐 아니면 또 신시가지 개발이냐 이런 관점에서 볼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북한 티비 보면 새집들이라고 그래가지고 입사증 받고 막 좋아하는 모습들 볼 수 있거든요. 북한에서는 이 주택을 그냥 공급한다 이렇게 얘기를 들었는데 누가 어떤 기준으로 그 집에 들어가는지도 궁금합니다.

◀ 안창모 ▶

우리한테 널리 알려진 여명거리를 예로 들어서 설명하면 여명거리는 사실 김일성 종합대학 인근에 있는 주요 간선도로입니다. 그래서 그 거기는 재개발을 해가지고 들어설 때 이미 그전에 살고 있던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들어가는데 동시에 김일성 대학에 종사하는 교원들이나 직원들이 들어가게 됩니다. 사실 이러한 입주자 선정하는 방법은 우리가 통상적으로는 당성이 강하고 여러 가지 이유도 기본적으로 고려는 되겠지만 기본적인 원칙은 어느 시기에 어떤 목적으로 건축행위가 일어나느냐가 중요하죠.

◀ 김정국 ▶

사실 실생활에서 새집에 이사를 한다고 하면 북한에서는 뼈다구 뼈다귀 집이라고 하는데 골조만 있는 집인 거예요. 있어봐야 미장 정도 마감 미장 정도까지 되어있으면 잘 되어있는 것이고 그것도 없는 집들이 많고요. 예를 들어 만 달러에 새집을 사고 5천 달러에 리모델링 인테리어를 하고 그렇게 따로따로 계산을 해요. 그래서 여기서는 집을 사면 기본적으로 장판도 다 도배도 되어있고 가구만 들여놓으면 살 수 있잖아요. 북한은 그렇지 않은 면이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북한은 이 내부 인테리어를 사는 사람이 알아서 하는 거라고 하는데 새로 건설되는 집 내부가 그래서 어떤지는 좀 알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주택 내부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보통강변에 있는 이곳은 지난해 완공된 경루동이라는 고급 주택 단지입니다. 당시 내부 모습도 공개됐는데요. 기존의 살림집과는 다른 모습들이 주목을 받았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지난해 북한이 공개한 기록영화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건설 중이던 경루동 주택의 모형실을 방문한 장면도 나왔는데요. 소파와 조명 등 인테리어가 눈에 띄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화성지구에 지어진 살림집이 고층 아파트라면 방금 봤던 보통강 구역의 살림집은 테라스 하우스?

◀ 차미연 앵커 ▶

그러게요.

◀ 김필국 앵커 ▶

그런 느낌이 드는데요. 이게 북한의 일반적인 주택으로 볼 수 있을까요?

◀ 안창모 ▶

최근에 새로운 변화를 보여주는 주택이다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사회주의 국가에서 주택 문제를 가장 빠르고 싸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니까 당연히 고층 아파트를 선호하게 되죠. 5, 60년대에는 보통 5층에서 7층짜리가 일반적이었다면 7, 80년대에는 3, 40층짜리가 지어지기 시작하면서 이제 평양의 스카이라인이 바뀌기 시작하거든요. 우리 민족 제일주의를 이야기할 때 이 초고층은 굉장한 자랑거리가 되는 거죠. 그런데 그 경루동의 다락식 주택 지구 같은 경우는 도심에 위치하고 있고 그 지형 자체가 강을 끼고 약간 경사져 있기 때문에 경사지를 이용해서 이렇게 단단단단 짓는 것을 우리는 테라스라고 하고 북에서는 그것을 우리 말로 다락식이라고 하는데 김일성이 살던 그 5호집인가요? 그 주택을 내놓으면서 지었기 때문에 입지적 중요성이 결합돼서 북한의 새로운 도시 주거의 모델을 제시한 거다. 그렇지만 그것이 일반화되기는 쉽지 않을 거다라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 김정국 ▶

평양시에도 물론 단독 개별 주택 형식의 집들이 있긴 한데 아파트들이 대부분이고요. 저도 아파트에서 살았었고 사실 한국이랑 다르다고 생각하는 거는 북한은 높이 올라갈수록 그 인기가 없습니다. 그래서 가장 인기가 많은 게 1, 2층이 제일 인기가 많고요. 10층 이상은 좀 힘들고 이제 20층 이상이면 정말 기피 지역이죠 거의.

◀ 차미연 앵커 ▶

왜요?

◀ 김정국 ▶

엘리베이터가 있기는 하지만 운행이 거의 되지 않고요. 출퇴근 시간에 30분 다니면 정말 감사해야 되는 그리고 이제 물이 안 나오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그런데 물이 안 나오면 이제 길어서 양수장에 가서 인력으로 길어야 되는데 저도 11층에 잠깐 살면서 물을 한 번 길어봤는데 진짜 그냥 알근육이 생기더라고요.

◀ 김필국 앵커 ▶

북한에서 집은 개인이 소유할 수 없고 사고 팔 수도 없다 이렇게 생각이 되는데요. 그렇지는 않다고 합니다. 어떤 말인지 알아볼까요?

◀ 차미연 앵커 ▶

북한의 주택에 대해 알 수 있는 살림집법입니다. 국가가 주민들의 살림집을 보장한다는 원칙을 명시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제35조를 보면 필요에 따라 살림집을 교환할 수 있다면서 주택 교환을 허용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인민위원회나 해당 기관에 교환을 신청하면 살림집 교환 조건이 정당할 경우 교환할 수 있다고 합니다.

◀ 안창모 ▶

기본적으로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토지는 재생산이 안 되는 재화이기 때문에 국가가 소유하고 그 위에 지어지는 건물에 대한 사용권만 갖는 것이 일반적인데 예전에는 허용하지 않았던 그 사용권의 거래나 교환이 가능해졌다는 거고 북한 사회가 자본주의 체제의 장점을 일정 부분 받아들이면서 그 부분이 주택의 사용권의 거래까지도 확장됐다. 이것을 단순히 우리가 흥미거리로 보는 것보다는 아주 예의주시하면서 그들의 변화 추이를 관심을 가진다면 훨씬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 차미연 앵커 ▶

그렇군요. 주택이나 부동산에 대한 개념이 우리와 달라서 좀 이해가 잘 안 되기도 하거든요. 실제 사례를 본 적 있으세요?

◀ 김정국 ▶ 북한은 기본적으로 부동산이라는 게 없거든요. 예를 들어 광복거리 아까 말한 교통이 안 좋은 광복거리에서 교통이 좋은 중구역으로 오고 싶다 이런 사람이 있는데 돈은 있어요. 근데 찾아야 되잖아요. 빈집을 중구역의 빈집을 찾기 위해서 이제 찾는 사람이 있습니다. 집 거간꾼이라고 흔히들 부르는데.

◀ 차미연 앵커 ▶

중개사 말씀이신 거죠?

◀ 김정국 ▶

그렇죠 중개사의 역할을 하는 거죠. 그래서 그 거간꾼들을 만나서 그런 집이 있는지를 좀 찾아봐달라라고 하면 그 사람들은 또 이제 중구역에서 돈이 필요해서 집을 팔려고 하는 사람들을 찾는 거죠. 보통은 그런 식으로 거래가 이루어지고요.

◀ 차미연 앵커 ▶

근데 이런 거는 말만 교환이지 사실은 값어치가 있고 거래인 거 아닌가요?

◀ 안창모 ▶

어디가 더 좋고 나쁜 곳의 차이만큼의 가격 차이가 발생했다라는 것을 의미하고 그 가격 차이를 지불하면 더 좋은 것을 가질 수도 있고 또는 자기가 경제적으로 어려우면 좀 더 안 좋은 곳을 갈 수도 있는 상황이 됐다라는 거죠. 이건 굉장히 중요한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주택이 이제 재화로서의 가치를 가지게 됐고 그것이 이제 아주 초보적인 단계지만 거래가 된다는 게 굉장히 중요한 변화라고 생각을 합니다.

◀ 김필국 앵커 ▶

북한에 비싼 아파트가 생기고 선호하는 아파트가 생기고 그렇다는 거네요.

◀ 안창모 ▶

광복거리 아파트 이야기를 했는데요. 그게 처음 지어졌을 때는 가장 현대적이고 아주 멋지고 그래서 비쌌을 거라고요. 그러면 그 현재 광복거리 아파트나 초고층 아파트들이 인기가 없는 이유는 북한 경제가 안 좋기 때문이죠. 근데 만약에 경제가 좋아지면 전기 공급 원활하게 될 거고 이제 엘리베이터 다니면 거기는 전망 좋은 남한 사회에서의 높은 층이 어마어마한 비싼 가격을 갖는 그렇게 된다고 치면 바람직하지 않겠지만 투기도 일어날 수가 있는 거죠. 사실 이 부분은 북한이 경제가 어려울 때 이제 자연스럽게 국가가 가르쳐주지 않는 자본주의 시스템을 학습할 수 있는 단계다라는 측면에서 굉장히 중요한 사회적 변화의 조짐이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북한도 이제 집의 개념이 단순히 거주 공간의 의미를 넘어서 새롭게 변화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는데요. 이런 변화 어떻게 보십니까?

◀ 안창모 ▶

북한이라는 사회가 사회주의가 이제 자신들도 변할 수밖에 없고 변화해야지 살아난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측면에서 굉장히 중요하고 이것을 경제를 통해서 배우다 보니 고통이 따르는 것 좀 안타까운 측면이 있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자연스러운 위기를 하루 빨리 극복하고 우리가 도와줄 여지가 있으면 참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우리처럼 자유롭게 집을 소유할 수는 없지만 북한도 시대가 변하면서 문화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북한은 김정은 집권 이후 살림집뿐 아니라 공장이나 관광지 등 대규모 건설에도 열을 올리고 있는데요. 다음 시간에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오늘 도움 말씀 고맙습니다.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unity/6549244_291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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