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 중 '냄새나' 지적, 도와달라" 반지하 자취생 글에…손 내민 어른들

김미루 기자 2023. 12. 1.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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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비가 싼 반지하 집에서 자취를 시작한 아르바이트생이 일터에서 "냄새가 너무 심하다. 홀서빙 말고 주방 설거지를 하는 게 낫겠다"는 말을 들었다며 "부끄럽고 위축된다"고 사연을 전했다.

결국 A씨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일터 점장에게 "냄새가 너무 심하다. 홀서빙하지 말고 주방에서 설거지하는 게 낫겠다"며 "손님이 불쾌해하신다"는 말을 들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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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 3일 만에 댓글 500건…"좋은 어른 많아 눈물 나"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는 자료 사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주거비가 싼 반지하 집에서 자취를 시작한 아르바이트생이 일터에서 "냄새가 너무 심하다. 홀서빙 말고 주방 설거지를 하는 게 낫겠다"는 말을 들었다며 "부끄럽고 위축된다"고 사연을 전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 20대 여성 A씨가 '냄새난다고 알바하는 데서 지적당했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20살 되자마자 독립해서 자취하고 있다. 집안 사정이 여러모로 안 좋아서 정말 살아남으려고 나왔다"며 "돈도 없고 인문계 출신이라 기술도 없다 보니 고시원에서 살다가 겨우 모은 돈으로 반지하 방을 얻어 살고 있다"고 했다.

여름이 되자 반지하 방의 문제를 알아차렸다고 한다. A씨는 "싼 방을 찾다 보니 방이 산 앞이고 습하다. 지난여름에 너무 습해 집안 여기저기 곰팡이가 너무 많이 피어서 락스로 계속 닦아내도 가구가 다 썩는다"며 "옆 방 사는 아저씨가 담배를 자주 피우는지 제 방까지 담배 냄새가 들어와 집안 냄새가 너무 안 좋다"고 썼다.

이어 "디퓨저를 놓아봐도 섞여서 더 안 좋은 냄새가 난다"며 "옷도 한 번 입으면 잠바 빼고는 무조건 싹 다 빠는데 그래도 집 안에서 빨래를 말리니 냄새가 다시 배나 보다"고 덧붙였다.

결국 A씨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일터 점장에게 "냄새가 너무 심하다. 홀서빙하지 말고 주방에서 설거지하는 게 낫겠다"며 "손님이 불쾌해하신다"는 말을 들었다고. A씨는 "반박도 못 하고 '네' 하고 주방으로 옮겼다. 어쩔 수 없다"고 했다.

A씨는 "부끄럽고 위축되고 자존감이 떨어진다. 가난한 건 별것이 다 불편하다"며 "또래 여자애들은 향기도 좋고 예쁜데 저는 냄새 나고 초라해서 부끄럽다. 옷도 몇 벌 없고 화장도 잘하지 못해서 항상 초라하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냄새 없애는 법은 살림하는 어른들이 더 잘 아실 것 같아 기혼 관련 게시판에 질문한다"며 "곰팡이 냄새와 담배 냄새를 없애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도와달라"고 썼다.

사연을 접한 한 누리꾼은 효과가 좋은 세제를 추천하며 보일러, 제습기 틀기를 제안한 뒤 "생활 여건이 여의찮은 탓에 괜히 상처받았군요. 너무 속상해 말아요. 지나고 나면 내가 그렇게 힘들었던 때도 있었네 싶은 날이 올 겁니다"라고 댓글을 남겼다.

그 밖에도 누리꾼들은 계약기간 만료 전에 집주인에게 보증금 돌려받는 법, 청년 월세 지원·청년임대주택 등 복지 제도, 세탁 시 꿉꿉한 냄새 없애는 법 등 각자의 방법을 공유하며 A씨를 위로, 응원했다. 관련 댓글은 3일 만에 500건을 넘었다.

이에 A씨는 본문에 글을 추가하며 "퇴근하고 집에 오는 길에 글을 확인하고 너무 놀랐다. 좋은 가르침을 많이 주셔서 감사하다. 하나하나 꼼꼼히 읽고 배워나가겠다"며 "세상에 저를 대가 없이 도와줄 사람은 절대 없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잘못 생각했다. 좋은 어른이 이렇게 많다는 사실에 눈물 난다. 세상을 살아갈 용기가 난다"고 했다.

김미루 기자 mir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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