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쌍둥이+1′과 육아 전투 중… 행복은 네제곱!
[아이들이 바꾼 우리]
사남매 부모 김경훈·김은영 대위 부부
지난 23일 경기도 고양시 한 아파트. 거실에 똑같은 모양의 장난감 세 개가 보였다. 아기 머리 위에 갖가지 동물 모양이 매달려 있고, 발로 건반을 누르면 소리가 나는 ‘아기 체육관’이다. 장난감 주인은 김경훈(32)·김은영(31) 육군 대위 부부가 지난 4월 낳은 ‘딸·아들·아들’ 세쌍둥이인 서윤·서준·도윤이다. 부부는 세쌍둥이와 세 살배기 아들 도준이까지 키우며 ‘육아 전투’ 중이다.
남편 김 대위는 육군 3사관학교, 아내 김 대위는 학사장교 출신이다. 2016년 군에서 초급간부를 위해 마련한 인성 함양 교육 캠프에서 처음 만났다. 남편이 아내를 보고 첫눈에 반했고, 캠프가 끝나고 따로 만나기로 약속했다. 둘은 2018년 5월 결혼했다.
부부는 아이를 원했지만, 쉽지는 않았다. 인공수정까지 시도해 첫째 도준이를 얻었다. 부부는 세 살 터울로 둘째를 계획했다. 첫째와 달리 순조롭게 임신이 됐다. 그런데 임신 초기 혈액검사 수치가 높았다. 아내 김씨는 “‘혹시 쌍둥이인가’ 생각했지만, 세쌍둥이라고는 생각조차 못 했다”며 “초음파로 아이 셋을 확인하고 병원 문을 나오는데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고 했다. “아이 셋을 품고 임신 기간을 탈 없이 버틸 수 있을지, 낳아도 잘 키울 수 있을지 겁이 덜컥 났다”고 했다. 군 생활을 계속 할 수 있을지도 걱정됐다. “남자가 할 수 있는 것은 여자도 다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야심 차게 도전한 군 생활이었다. 걱정스러운 것은 남편도 마찬가지였다.
부부는 인천 다섯 쌍둥이 소식을 듣고 용기를 얻었다. 같은 장교 부부였고, 다섯 쌍둥이를 낳은 산모가 복직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내 김씨는 “세쌍둥이 낳은 뒤에도 군 생활을 계속 할 수 있겠다는 자신이 생겼다”고 했다. 남편은 “모든 게 운명이고 축복이라고 생각을 바꿨다”고 했다.
아이 넷 키우기는 쉽지 않았다. 신생아는 밤에도 2시간 간격으로 우유를 먹여야 하는데, 아이가 셋이니 한 번에 15분 이상 눈 붙이기가 어려웠다. 아이들이 병원 갈 때면 휴가를 냈다. 중대장으로 근무하는 남편이 밤샘 당직을 서면 충북 영동에 사는 시부모님 도움을 받아야 했다.
육아휴직이 큰 도움이 됐다. 아내 김씨는 여단 인사 장교로 근무할 때 첫째를 낳았고, 1년 3개월간 휴직했다. 세쌍둥이를 낳은 뒤 육아휴직 중이고, 12월 초 복직할 예정이다. 남편 김씨는 지난 15일부터 육아휴직에 들어갔다. 그는 육아휴직을 신청한 뒤 소령 진급이 확정됐다. 아내 김씨는 “복직하면 나도 진급 준비를 해야 하는데, 남편의 육아휴직으로 부대 일에 매진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부부는 “아이가 많아져 네 배 더 힘들어졌지만, 행복은 네제곱이 됐다”며 활짝 웃었다. 한 아이가 울어도 다른 아이가 웃고 있어 힘든 순간을 견딜 수 있다고 했다. 아내 김씨는 “이전까지 나는 남편의 아내, 부모님의 딸이었지만, 이젠 네 아이의 엄마라는 더 가치 있는 사람이 됐다”며 “더 건강하고 멋진 엄마가 되려고 한다”고 했다.
부부는 “아이 낳지 않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주변 도움 없이 부부 둘이 아이들을 키우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아이 낳고 키우는 것은 축복”이라고 했다. “아이들이 긍정적이고 건강한 사회 구성원이 돼서 살기를 바랍니다. 그러면 자기 밥그릇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요.”
※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와 조선일보가 공동 기획합니다. 위원회 유튜브에서 관련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선물한 행복을 공유하고 싶은 분들은 위원회(betterfuture@korea.kr)로 사연을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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