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로 득템한 골프채, AS 맡기니 “짝퉁입니다”…알아도 당한다는데
정품 중고인 척 속여서 판매하는 사례 급증
60만~90만원대 드라이버, 8만원에 판매중
중고거래 사이트 ‘병행수입품’ 등 의심해야
“중고 거래로 저렴하게 드라이버를 샀는데 손상돼서 AS 맡기러 갔더니 짝퉁이라네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 판매자는 연락도 안되요.”
최근 온라인과 골프 카페 등에는 ‘짝퉁’에 대한 글들이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다. 주로 중고 거래로 한두 번 주인이 바뀌는 경우다. 중국 직구를 통해 구매를 한 당사자는 짝퉁인걸 알지만 이를 속이고 마치 진짜인 것처럼 판매를 하며 피해자가 늘고 있다.
해외직구 1억건 시대. 환율, 지역 조건 등으로 국내보다 저렴한 해외 제품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여기에 ‘골프’가 빠지지 않는다. 최근 ‘짝퉁’ 골프용품의 핵심은 중국이다. 대표적인 직구 사이트인 알리익스프레스에는 세계 유명 브랜드의 제품부터 다양한 액세서리, 피팅에 필요한 부품까지 없는 게 없다.
다양한 상품만큼 골퍼들을 유혹하는 것은 가격. 국내에서 60~90만원에 팔리는 인기 드라이버가 8만원~15만원 사이에 팔리고 무게, 로프트, 샤프트 옵션까지 선택이 가능하다. 최근 가장 인기 있는 브랜드는 ‘국민 드라이버’로 불리는 핑골프. 검색어에 G430만 치면 500개 이상 판매한 제품 등 짝퉁들이 셀 수 없을 정도로 검색된다. 이 사이트에서 얼핏 본 핑 드라이버, 우드, 유틸리티 판매량만 합하면 2000자루가 넘는다. 또 한 판매자는 올해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테일러메이드 스텔스2 드라이버를 8만2000원에 파는데 240자루 이상 구매가 이뤄졌다. 당연히 정품과는 차이가 난다. 한 구매자의 리뷰를 보면 짝퉁의 헤드 무게는 정품보다 20g 가량 무겁다고 표현해 놓기도 했다. 또 아이언세트도 20만원대다. 알리익스프레스 한 판매자는 미즈노 최신 아이언세트를 26만4000원에 팔고 있다. 배송비로 6442원만 내면 끝이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파는 모든 골프브랜드의 용품 판매량을 보면 2만자루에 육박한다. 한 짝퉁 판매자는 “지난해부터 한국에서 주문이 늘고 있다. 올해 핑골프와 테일러메이드 드라이버와 우드, 유틸리티가 인기가 많았는데 다 합치면 2000 자루 넘게 팔았다”며 “80% 가량이 한국 소비자였다. 내심 우리 제품에 만족도가 높게 나와서 기분은 좋다”고 전하기도 했다.
문제는 ‘중고 시장’이다. 구매자는 짝퉁인 것을 알고 저렴하게 사지만 이를 초보자들에게 판매할 때는 마치 ‘해외 병행품’, ‘초보 때 썼는데 바꾸면서 싸게 내놔요’ 등으로 짝퉁인 것을 알리지 않는다. 최근 다양한 중고 거래 사이트를 보면 정품들 사이에 짝퉁이 섞여 있어 구분도 힘들다.
‘중고 짝퉁 거래’로 인한 폐해는 온라인에 올라온 글만 봐도 한 눈에 알 수 있다. 검색어에 ‘골프 클럽 짝퉁’이라고 치면 구별법, 짝퉁 예시, 시리얼 넘버 확인할 수 있는 사이트 등이 화면을 꽉 메울 정도다.
중고 거래로 짝퉁을 구매한 한 골퍼는 “정품처럼 보이는 스티커와 시리얼 넘버 등이 새겨져 있어 의심을 안 했다. 단지 급하게 내놔서 가격이 저렴하다는 말만 믿었다”며 “그런데 주변에서 이거 좀 이상하다. 그루브가 이상한 것 같다. 스티커가 진품과는 좀 다르다는 말을 자꾸 해서 알아봤더니 짝퉁이더라. 판매자도 찾을 수 없어서 이 제품을 계속 써야 할 지 고민이 된다”고 털어놨다.
용품사 AS센터도 ‘짝퉁’ 판정을 받는 골퍼들이 늘며 난감해 하고 있다. 차효미 핑골프 부장은 “최근 핑골프 인기 제품을 카피한 제품들이 온라인 마켓을 통해 유통되면서 소비자 피해가 늘고 있다”며 “병행수입제품 혹은 당사명까지 도용한 짝퉁이 유통되고있다. 원산지, 판매방법, 가격을 잘 확인해 사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특히 핑골프는 중국 생산공장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중국 구매대행, 원산지가 중국이거나 중국 쇼핑몰 제품은 거의 짝퉁이므로 꼭 피해야 한다. 중국 짝퉁인 줄 알고 구매한 구매자가 다시 병행제품으로 속여 중고 마켓에서 판매하는 수법도 생겨 중고 거래시에도 주의를 필요로 한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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