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감 키운 규모 4.0 경주 지진···2016년과는 다른 단층이 원인
30일 새벽 시민들의 단잠을 깨운 규모 4.0 경주 지진은 2016년 9월 발생한 역대 최대 규모 경주 지진과 다른 단층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만큼 큰 지진이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견해가 엇갈렸다.
이번 지진이 발생한 곳은 2016년 9월12일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한 위치에서 동쪽으로 약 21㎞ 떨어져 있다. 발생 원인이 된 단층도 서로 다른 것으로 추정된다. 기상청과 관련 학계에서는 2016년 지진의 원인을 경주 내남면의 활성단층인 내남단층으로 보고 있는데, 이번 지진은 해당 단층과 떨어진 곳에서 발생했다.
기상청과 전문가들은 울산단층 동쪽에 이번 지진의 원인이 된 단층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에 알려져 있던 큰 단층인 울산단층이나 양산단층이 움직인 것이 아니라 가지의 단층, 혹은 별개의 단층이 움직였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정현숙 기상청 지진화산국장은 “정밀 분석을 해봐야겠지만 현재로서는 울산단층 동쪽의 여러 작은 단층 중 하나가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며 “해당 지역에는 큰 단층이 있는 것은 아니라서 여진 발생 횟수가 많지는 않고, 발생한 여진도 모두 규모 2.0 미만의 미소지진이었다”고 설명했다. 손문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도 “여진 분석까지 해야 정확한 결과가 나오겠지만 현 상황에서는 (울산 단층 중북부의) 말방분절 또는 ‘와읍분지’ 경계 단층 중 작은 단층이 움직였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4시까지 발생한 여진은 모두 7회로, 가장 규모가 큰 여진은 오전 5시쯤 규모 1.5로 발생했다. 규모 2.0 미만의 지진은 사람이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미소지진이라 불린다.
전문가들은 해당 지역이 지진이 자주 발생할 수 있는 지역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다수의 여진이나 비슷한 규모의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경주 지역은 지반이 약하고 주변에 단층이 많아 비교적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관측 이래 최대 지진이었던 2016년 규모 5.8의 지진이 경주였고, 역사적으로도 신라 혜공왕 시기였던 779년 경주에서 지진이 나면서 100여명이 죽었다는 기록이 있다.
지역 주민들이 가장 우려하는 ‘더 큰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을 두고는 견해가 엇갈린다. 김광희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이날 지진이 발생하기 이전에 작은 지진이 자주 발생했던 곳이고, 작은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곳에서는 큰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재확인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016년 경주에서 있었던 지진 정도의 단층 크기는 충분히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들이 2017년 경주 인근의 미소 지진을 분석해서 낸 논문을 보면 와읍분지 남동쪽 경계 단층과 북동쪽 경계 단층의 교차점의 깊이 6~13㎞ 지점에서 지진이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반도 단층구조선의 조사 및 평가기술 개발’ 연구를 위해 한반도 동남부 영남권을 조사했던 김영석 부경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큰 규모의 단층과 연관돼 있지는 않은 것 같다”며 “큰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작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창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장은 “지진이 반경 250m 정도 되는 좁은 구역에 몰려 있다”며 “규모가 커질 가능성은 적지만, 역사적으로도 큰 지진이 난 적이 있어 그에 대해 대비는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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