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신 택시기사 산재 청구…유족 "직장내 괴롭힘 원인"

홍연우 기자 2023. 11. 30.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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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체불을 규탄하고 완전월급제 시행 등을 요구하며 분신해 숨진 택시기사 고(故) 방영환씨의 유족이 30일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를 신청했다.

앞서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H운수 분회장인 방영환씨는 임금 체불을 규탄하고 완전월급제 시행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이어오다 추석 연휴 이틀 전인 지난 9월26일 오전 8시30분께 양천구 신월동 소재 회사 앞 도로에서 스스로 몸에 불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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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영등포구 근로복지공단 앞 기자회견
"직장 내 괴롭힘 분신…가해자 책임져야"
"아빠의 투쟁이 나라로부터 인정되면 돼"
유서엔 "살고 싶다…몸 불태워 만행 알리리"
[서울=뉴시스] 30일 오후 1시께 서울 영등포구 근로복지공단 남부지사 앞에서 '직장 내 괴롭힘에서 비롯된 택시노동자 방영환 분신 산업재해 신청 기자회견'이 열렸다. 2023.11.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홍연우 기자 = 임금 체불을 규탄하고 완전월급제 시행 등을 요구하며 분신해 숨진 택시기사 고(故) 방영환씨의 유족이 30일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를 신청했다.

방영환열사 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와 직장갑질 119 등 12개 단체 주최로 이날 오후 1시께부터 서울 영등포구 근로복지공단 서울남부지사 앞에서 '직장 내 괴롭힘에서 비롯된 택시노동자 방영환 분신 산업재해 신청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들은 "고인이 사망에 이르게 된 원인은 직장 내 괴롭힘이었음을 인정받고, 가해자의 책임을 묻기 위해 산업재해 보상법에 따른 유족급여를 신청하려 한다"고 밝혔다.

발언에 나선 봉혜영 전국해고자복직투쟁위원장은 "2019년 부당 해고 이후 2022년 11월 대법원에서 복직판결을 받고 돌아온 고인을 H운수는 더 심하게 탄압했다"며 "밀린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고, 합법적인 1인 선전전 현장에 난입해 욕설과 폭행을 일삼았다. 2023년 봄부터는 각종 공제 명목으로 급여를 더 줄여 한달 월급이 77만원, 68만원, 51만원인 달도 있었다"고 했다.

이어 "고인이 돌아가신 지 60일이 다 되어가지만 여전히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있다"며 "제대로 된 산업재해 보상이 조속하게 이뤄짐으로써 고인의 명예가 회복되고 책임자가 제대로 처벌받을 때까지 함께 투쟁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산업재해 신청 대리인인 이다솜 노무사는 "몇 줄 되지 않는 유서임에도 고인의 마지막 말 대부분엔 H운수에 대한 분노와 좌절, 억울함, 고통이 담겨있었다"며 "(고인의) 죽음의 시작과 끝에는 H운수의 부당한 괴롭힘이 있었다"고 했다.

공개된 유서에 따르면 고인은 "난 살고 싶다. 저들이 말하는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말을 알고 있다. 하지만 세상은 아름답다. 깨끗하고 맑은 영혼을 가진 사람이 악마들을 이긴다"고 썼다.

이어 "아, 힘들다. 괴롭다. 저들의 횡포가 나를 너무 힘들게 하는구나. 내 한 몸 불태워 저들의 만행이 온 세상에 알려져 택시 노동자들의 억울함이 풀어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기자회견 뒤 고인의 딸 방희원(31)씨가 직접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 유족보상 청구서를 접수했다.

희원씨는 "아빠가 떼쓰는 식의 투쟁을 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시더라. '완전월급제가 실질적으로 어려운 조건인데 그걸 해달라는 게 가당키 하냐' '사납금제는 일한 만큼 벌어가는 건데 왜 싫나. 놀다 들어와서 월급만 받아 가는 거 아니냐'는 기사 댓글을 많이 봤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산업재해가) 승인이 된다면 아빠가 단순히 월급을 달라 조른 게 아니라 투쟁을 한 거고, 그 과정에서 사측이 생활고 겪을 정도의 임금 체불과 괴롭힘이 있었다는 게 인정이 되는 것 아닌가"라며 "나라에서도 아빠의 투쟁, 아빠에 대한 괴롭힘을 인정한다는 것이라 전 그거면 된다"고 했다.

앞서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H운수 분회장인 방영환씨는 임금 체불을 규탄하고 완전월급제 시행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이어오다 추석 연휴 이틀 전인 지난 9월26일 오전 8시30분께 양천구 신월동 소재 회사 앞 도로에서 스스로 몸에 불을 붙였다.

전신 60% 이상에 3도 화상을 입고 한강성심병원으로 옮겨진 고인은 분신 열흘 만인 지난달 6일 오전 6시18분께 사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ong1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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