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판 장악한 고가 '대입 컨설팅'…제재에도 북새통

진태희 기자 2023. 11. 30. 14:1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EBS 뉴스12]

요즘은 대학 입시가 워낙 복잡하다 보니, 수시모집은 물론 수능 위주의 정시모집에서조차 사교육 컨설팅에 의존하는 수험생이 적지 않습니다. 


부르는 게 값이라, 교육 당국이 정학 학원비 기준을 훌쩍 넘는 금액을 요구하기도 하는데요. 


규제는 미흡한 실정입니다. 


보도에 진태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울 강남의 한 입시 학원.


한 번 정시 컨설팅을 받으려면 1시간에 60만 원을 줘야 합니다.


해당 지역의 학원비 상한선보다 2배나 많지만, 예약은 금세 꽉 찼습니다.


인터뷰: 서울 소재 A 학원 관계자

"수능 다음 날 그날 다 마감됐었어요. 원래는 전화 예약을 안 받아요. 그래서 대기하신 분들한테 일일이 전화를 드리고 있는 상황…."


이렇게 비싼 돈을 들여가며 입시컨설팅을 받는 건, 이들 학원을 통해 공개되지 않은 '알짜' 입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거란 기대 때문입니다.


'OO대학교 전 입학사정관', '전 고등학교 진로·진학 교사'와 같은 경력을 내건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건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인터뷰: 경기 소재 고등학교 3학년

"저는 두 번 받았고 1회에 50만 원, 2회에 75만 원 정도 들었습니다. 근데 많이 받는 곳은 한 100(만 원)까지도 받는 것도 봐가지고 이게 그나마 나은 옵션이었어요. 공부를 잘하는 반 친구들은 한 반에서 5~6명 정도 받은 것 같습니다."


각 시도교육청은 학원비 상한선을 정해 위반한 사실이 적발되면, 교습 정지나 말소 처분까지 내릴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위반한 학원을 찾는 것조차 쉽지 않습니다.


인터뷰: 서울 강남서초교육지원청 관계자 

"진로, 진학 상담도 같이 병행을 하고 있긴 합니다. 특별 점검으로. 아시다시피 학원 수는 엄청나게 많고 저희가 인력 나가는 인원이 한정돼 있다 보니까 좀 많이 걸러내지 못하는 어려움은 좀 있는 것 같긴 합니다."


때문에, 입시컨설팅 한 번 받는데, 60만 원부터 100만 원까지 '부르는 게 값'인 상황은 수년째 변함이 없습니다. 


실제, 지난해 고등학교 3학년 가운데 진로, 진학 컨설팅 사교육을 받은 학생은 연평균 100만 원 이상을 쓴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교육부는 앞서 사교육 경감 대책 중 하나로, 공교육에서도 입시컨설팅 수요를 해소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로·진학 경력이 10년 이상인 현직 교사 370여 명으로 구성된 '대입상담교사단'이 제공하는, 무료 입시 상담을 확대하는 방안도 그중 하납니다.


인터뷰: 안성환 파견교사 /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입상담센터

"현직 선생님들이 각급 학교에서 있었던 데이터들을 다 모아서 (자체) 프로그램에서 전부 다 활용하는 그런 셈인 거거든요. 작년 기준으로 따지자면 수능에서 더미 데이터를 제외하더라도 거의 한 10만 건 정도의 수능 DB가 모여 있었거든요."


입시판을 장악하고 있는 고가의 컨설팅 시장을 정상화하기 위해선, 위반 사례를 엄격히 규제하는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EBS뉴스 진태희입니다.

Copyright © E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