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연말결산] 망언 VS 명언, ★들의 말 모아보니 별별일 다 있네!

김경희 2023. 11. 30.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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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한 해 동안 iMBC연예는 많은 인물을 만났다. 영화, 방송, 때로는 SNS에서 대중의 관심을 받는 활동을 했던 여러 인물을 만나며 그들의 피, 땀, 노력은 어떠했으며 얼마나 힘들었는지, 그들을 계속해서 움직이게 하는 동력은 무엇인지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그중에는 기자의 마음을 감동시켜 함께 눈물을 흘리게 했던 인물도 있고 너무 기가 막혀 실망감을 안긴 인물도 있고 의외의 발언을 해 놀라게 한 인물도 있다. 올 한 해 iMBC연예가 들어본 인상 깊은 이야기들을 정리해 봤다.

iMBC 연예뉴스 사진


▶ 영화 '가문의 영광' 정태원 감독 "기자들 리뷰 때문에 영화가 한방에 총살당해"

올해, 아니 지금껏 만나왔던 사람들 중 가장 황당하고 무례하고 어이없는 말을 했던 사람은 정태원 감독이다. 관객들에게 관람료를 지불하며 보는 영화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지금까지 수십 년간 영화를 어떤 마인드로 만들었는지 한 번에 알 수 있었던 말을 했다. 인터뷰에 20분 지각하고도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고개 숙이는 제스처도 없었다. 20년 동안 '가문의 영광' 시리즈를 기억하고 좋아해 줬던 영화팬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 조차도 없었다. 정태원 감독은 "영화가 개봉하고 관객들이 돈을 내고 영화를 보고 돌아가 리뷰를 썼으면 서서히 죽을 수 있는데 개봉도 하기 전 기자들의 리뷰 때문에 한방에 총살당했다"며 관객들의 돈을 끌어모으지 못함에 분노하고 기자들에게 호통을 쳤다. 아무 정보 없이 20년 전 추억을 안고 극장을 찾을 관객들을 호구로 보는 건가? 기자 이전에 극장을 찾는 관객으로서도 너무나 화가 치밀어 오르는 말이었다. 좋은 영화를 만들어 관객들을 행복하게 해 줄 생각을 않고 어째서 엉망인 영화를 포장해 주지 않는다며 성질을 내는 걸까? 앞으로 영화를 볼 때 영화사가 어디인지 감독은 누구인지를 꼼꼼히 살피며 봐야 할 것 같다.

▶ 영화 '너와 나' 만든 조현철 감독 "내 앞에서 눈물 흘리며 무고하다는 주장 믿고 싶었다"

넷플릭스 시리즈 'D.P'에서 조석봉으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배우 조현철이 자신의 연출작 '나와 나'로 첫 장편영화에 도전했다. 조현철 감독의 영화에는 학폭논란으로 아직까지 법적 판결을 받지 않은 박혜수가 출연했다. 조현철 감독은 2022년 백상예술대상에서 조연상을 수상하며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는 수상소감을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당시 변희수 하사의 이름도 언급했던 조현철이었기에 그의 신념에 반해 영화를 기대하던 사람도 있었을 것. 그런데 박혜수의 사건을 바라보는 시선은 어떤지 기존의 그의 신념에 반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뷰를 하고 나서 다들 의아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약간은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생각도 들게 저 말을 하는 조현철 감독에게 따져 묻는 건 의미가 없어 보였다. 특히나 박혜수의 건은 양측의 주장이 나온 이후 어느 쪽이 맞는지 틀리는지에 대한 아무런 판단을 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더욱 혼란스러웠다.

▶ 영화 '1947 보스톤'의 감독 강제규 감독 "배우의 일탈 때문에 편집해서 이야기를 변형시키는 게 감독으로 해야 될 일인가?"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킨 배우 배성우, 프로포폴로 물의를 일으킨 배우 하정우가 출연한 영화 '1947 보스톤'은 3년을 묵혀 올해 겨우 개봉을 했다. 배우들의 물의외에도 코로나도 겹쳐 영화의 개봉이 더 많이 미뤄지기도 했겠지만 손기정, 남승룡의 역사적으로 위대한 인물을 연기했던 주요 배우들의 논란 때문에 개봉 전부터 영화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거둘 수 없었다. 처음 배우들의 논란이 생겼을 때 강제규 감독은 "영화하면서 처음으로 이런 일을 당했는데 너무 상심이 커서 한동안 아무 작업도 못했다. 도무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고 아는 감독들과 소주를 마시면 '이걸 어쩌면 좋겠냐' 상의도 했었다."며 당시의 참담했던 심경을 밝혔다. 하지만 강제규 감독이 시련을 극복하고 결국 영화를 소개하기로 결심한 데에는 영화 속 주인공이 이유였다고 한다. 배우의 실수나 일탈 때문에 특정 배우가 나오는 부분을 편집해서 이야기를 변형시키는 게 과연 어떤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하는 목적이 있는 감독으로 해야 될 일인가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을 많이 했단다. 그런 생각 끝에 배성우의 분량은 통편집이 아닌 부분 편집만 되고 공개하게 되었다고. 강 감독의 이야기를 들으면 감독의 입장도 이해가 되지만 관객의 입장에서 범죄자의 얼굴을 역사적인 인물의 이미지로 대처해서 받아들이는 건 쉽지 않을 일이기도 하다. 요즘의 한국 콘텐츠의 현실은 음주운전이 아닌 마약 때문에 엉망진창이 된 상황이다. 개봉을 무한정 미루고 있는 작품도 열손가락을 채울 정도. 배우의 일탈로 인한 업계의 피해를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

▶ 영화 '서울의 봄'을 만든 김성수 감독 "12월 12일 그날 밤, 그 인간은 악마가 되었다"

현재 극장에서 상영 중인 영화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중이다. 12.12 사건 속 인물들이 과연 어떤 과정을 거쳐 그날 밤의 역사를 만들어 냈는지에 대해 감독의 상상력을 가미해 만든 이야기다. 감독이 고등학교 시절 한남동에 살면서 실제 그날 밤의 총성을 들었고 장갑차 행렬을 목격했기에 몇십 년간 숙제처럼 이날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한 진실을 알고 싶다는 마음을 간직하고 있었다고. 이런 개인적인 동기에서 시작된 이야기이지만 영화 속 인물들에 대한 감독의 생각은 너무나 확고하고 격렬했다. 영화를 본 대중들도 감독만큼 분노하고 화가 치밀어 오르겠지만 인터뷰를 하는 동안 김성수 감독의 말은 너무나 날카로웠다. 보통의 경우 인터뷰 때 표현을 세게 하더라도 많이 순화해서 쓰기 마련인데 김성수 감독의 경우는 달랐다. 누군가에 의해 빼앗긴 서울의 봄이 너무나 아깝고 쓰라리고 속상해서 그대로 옮길 수밖에 없었다.

▶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 만든 변성현 감독 "재미없다는 평가는 해도 되는데 일베와 엮지 말아 달라"

청부살인업계의 전설적 킬러이자 싱글맘 길복순(전도연)이 딸을 위해 은퇴를 결심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감각적인 영화 '길복순'을 만든 변성현 감독은 뜻하지 않게 일베 논란에 휩싸였다. 킬러들에게 임무가 봉투로 전달되는 장면에서, A급 킬러에게 '블라디보스토크-러시아' 등 도시명과 국가명이 나란히 표시된 봉투가 주어진 것과 달리 C급 킬러는 '순천-전라'라는 봉투가 주어진 것을 두고 일부 누리꾼들은 "전라도를 국가에서 분리하는 '일베'(일간베스트) 이용자들의 행태가 아니냐"며 지적했기 때문이었다. 의도치 않았고 예상도 못한 부분에서 논란이 생겼다는 변성현 감독은 "감독이 모든 걸 일일이 컨펌할 수 없는데 담당한 스태프는 미안해서 연락도 못하고 있다더라."라면서도 스태프를 탓하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변 감독은 "만약 기사를 읽는다면, 별점에 함께 단 평가로 일베 이야기를 없애줬으면 좋겠다. 이런 평을 보고 영화를 안 보는 사람도 있지 않나. 영화가 '재미없다'라고 얘기할 순 있는데, 나에 대한 이상한 선입견 때문에 이 영화를 준비한 사람에게 피해를 끼칠 순 없지 않나. 나 혼자 준비한 영화가 아니라 주변인들에게 자책감도 생긴다"며 호소를 했었다.

▶ 웹예능 '데블스 플랜' 만든 정종연 PD "궤도, 차라리 위선자였으면"

tvN에서 추리 예능, 두뇌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만들며 스타 PD로 등극한 정종연 PD가 퇴사 후 넷플릭스를 통해 처음으로 선보인 '데블스 플랜'이었다. 두뇌서바이벌 프로그램이기에 승리를 위해 출연자가 어떻게 연합 또는 배신을 하며 승자의 자리까지 꿰차는지의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그런 재미로 국내에서 인기를 끌었던 프로그램이었는데 글로벌 OTT로 진출한 첫 프로그램에서 유튜버 궤도가 출연, 난생처음 보는 공리주의를 펼치며 프로그램의 기본 원칙인 서바이벌의 설정을 위협하고 재미를 반감시켜 버렸다. 개인의 실력으로 단계를 밟았어야 했는데 잘하는 한두 명이 못하는 여러 명의 생명을 담보해 주며 연합을 맺어 정정당당하지 못한 게임을 이끌었다. 의도치 않은 이런 결과에 기존의 두뇌서바이벌 팬뿐 아니라 새로운 팬층도 '공리주의'에 대한 격렬한 토론을 해야 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정종연 PD는 뒷말을 흐리며 속마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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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중기 "결혼하거나 아이를 낳으면 경력단절? 말조심하겠다"

올 한 해 뜨거운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인물을 꼽으라면 단연 송중기이다. 지난해 돌연 결혼과 임신을 발표, 아내 케이티 루이스 손더스에 대한 관심도 사그라들지 않은 상태에서 아들까지 얻은 그가 제작자로 참여한 영화 '화란'으로 칸영화제의 초청까지 받았으니 그의 모든 말들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칸 영화제 기간 중 중국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연예계에서 남편과 아버지가 된다는 건 종종 일자리를 잃는 것을 의미한다"라는 뉘앙스의 말을 영어로 하며 국내에서는 '송중기가 아들 얻었다고 경력단절을 언급?'이라고 전해졌다. 이에 대해 송중기는 9월 국내 기자들과 만나 "그런 생각 한 번도 해본 적 없다. 영어 인터뷰를 하다 보니 그렇게 들릴 수 있겠다 생각 들어. 좀 더 심사숙고하고 잘 말씀드려야 할 것 같다. 더 말조심하겠다."며 사과를 했다.

▶ 시리즈 '마스크걸'의 고현정 "외모덕 봤다. 내 개인사 뛰어넘는 작품 없어"

넷플릭스 시리즈 '마스크걸'에서 죄수번호 1047로 불리게 된 김모미를 연기한 고현정이었다. 김모미를 3명의 여배우가 연기한다는 것도 신선한 설정이었지만 고현정이 연기한 죄수번호 1047은 투박한 쇼트커트에 온몸이 상처투성이로 맨몸으로 아스팔트 위를 구르고 몸싸움을 하는 등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해야 했다. 그 결과 전 세계적인 뜨거운 사랑을 받기도 했는데 인터뷰에서 만난 고현정은 작품보다 더 파격적이었다. 미스코리아 출신의 배우로 솔직히 외모로 등극했고 외모덕을 많이 봤다며 솔직하게 고백했다. 그러며 여러 구설에 오르고 난관에 봉착했을 때조차도 자신은 외모 이야기를 들었다며 한차례 연예계 은퇴를 한 이후 복귀를 하게 된 것도 외모덕이라는 말을 했다. 여기에 한술 더 떠 "제 개인사를 뛰어넘는 작품이 없다는 것에 반성하고 있다"며 쉽게 물어볼 엄두도 내지 못했던 재벌가 며느리로 살다 8년 만에 이혼한 개인사까지 언급했다. 속된 말로 기가 세 보여 고현정을 인터뷰하기 전 은근히 긴장을 했었지만 작정이라도 한 듯 시원시원하게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털어놓는 고현정의 모습은 반전이었다.

▶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에 출연한 박보영 "이병헌 연기 보며 슬럼프 겪어, 난 아직 병아리 수준"

내년도 미국아카데미 시상식에 국제장편영화상에 출품한 '콘크리트 유토피아'에서 좋은 연기를 펼친 박보영이 이병헌의 연기를 보며 슬럼프를 겪었다는 발언을 했다. 현장에서 이병헌의 연기에 감탄하며 '왜 나는 이렇게 모자라지? 어떻게 저렇게 바로 연기가 될까?' 등의 고민을 엄청 하고 자신의 부족함을 일기장에 토로했다는 박보영이었다. "나는 이병헌이 아니다!"는 생각을 함으로써 슬럼프에서 극복할 수 있었다는 말을 해 웃음을 안겼던 박보영은 자신은 이병헌에 비해 연기적으로 아직 병아리 수준이라며 겸손한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박보영은 얼마 전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정신병동에도 아침은 와요'를 통해 전 세계인들의 공감을 받고 위로를 주는 연기를 펼쳐냈다. 박보영이 연기한 '정다은' 간호사는 박보영이 아니면 그 누가 해낼 수 있을까 싶을 정로도 사랑스럽고 따뜻한 인물이었다. 이렇게나 연기를 잘하면서 같은 소속사의 선배의 연기 때문에 슬럼프를 겪었다니, 이 정도면 망언이 아닐까.

▶ 시리즈 '셀러브리티'에서 이혼당하는 남편을 연기한 이동건 "내 경험이 얼마나 잘 투영될 수 있을까"

유명해지기만 하면 돈이 되는 세계에 뛰어든 아리가 마주한 셀럽들의 화려하고도 치열한 민낯을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셀러브리티'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법무법인 태강의 오너이자 변호사 '진태전'을 연기한 이동건이었다. 양면적인 모습을 보이며 결국 아내에게 이혼당하는 남편을 연기했던 이동건은 "연기에는 제 삶이 투영될 수밖에 없고 제가 느낀 게 나도 모르게 나올 수밖에 없다. 어쩌면 '진태전'을 보고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이유가 개인적인 경험 때문일수도 있지만 제가 살아온 게 좋은 거든 나쁜 거든 어차피 연기를 통해 저라는 사람이 묻어 나오는 것 아니겠나. 이렇게 되어 있는(이혼을 한) 내가 이 역할을 얼마나 잘할 수 있을까, 내 경험이 얼마나 잘 투영될 수 있을까에만 집중하며 연기하려 했다."는 말로 이혼의 경험을 캐릭터를 잘 소화하는 데 쓰려고 했음을 밝혀 이목을 끌었다. 당시 이동건은 이혼 후 첫 공식적인 자리였으며 지금처럼 '미운 우리 새끼'에 출연해 이혼에 대한 이야기를 편하게 하는 상태도 아니었기에 이런 발언을 먼저 꺼낸 그의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일 수밖에 없었다. 이혼이 흠이 아닌 시대라지만 이렇게 오히려 캐릭터를 잘 이해할 수 있는 방법으로 활용했다는 그의 모습은 진정성이 엿보였다.

iMBC 김경희 | 사진 iMBC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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