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을 했어야 처벌을 받지”…‘철근 누락’ LH 직원 댓글에 주민들 발칵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robgud@mk.co.kr) 2023. 11. 30.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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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이 누락된 것으로 확인된 검단 LH아파트를 재시공하라는 입주 예정자들의 민원이 빗발치고 있는 가운데,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LH 직원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LH에 책임이 없다'는 내용의 글을 올려 논란이다.

A씨의 글을 본 입주예정자들과 일부 LH 직원조차 '동의'한다는 댓글을 달았다.

입주 예정자 C씨는 "평소 LH가 아파트 철근누락 사태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고 느꼈었다. B씨가 남긴 댓글을 보니 LH가 그동안 보인 '무관심'한 태도를 피부로 느낄 수 있게 됐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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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관련 글 [사진 = 블라인드 갈무리]
철근이 누락된 것으로 확인된 검단 LH아파트를 재시공하라는 입주 예정자들의 민원이 빗발치고 있는 가운데,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LH 직원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LH에 책임이 없다’는 내용의 글을 올려 논란이다.

30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의 ‘토픽 블라블라’에는 최근 검단 LH아파트 입주예정자 A씨가 올린 ‘주거동 철근을 뺀 LH가 벽체철근 오류라고 하네’라는 제목의 글이 화제다.

총 1224가구 규모의 검단 LH아파트는 2021년 12월 31일 착공했다. 현재 31%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지만 입주예정자들의 반발로 공사는 중단된 상태다. 현재까지 밝혀진 이 아파트 내 철근누락 지점은 전체 13개동 가운데 4개동의 지하층 6곳이다.

A씨는 “남편이 LH검단AA21블록 주택청약에 당첨이 돼서 2025년 6월 입주만을 바라보고 있다”면서 “튼튼하게 잘 짓고 있다던 우리집 주거동 주철근이 최대 70%까지 빠져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했다.

그는 이어 “LH로부터 벽체철근 오류 관련 안내문이라고 받았는데, 그 어떤 것도 본인들의 직접적인 잘못임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법률적 자문에 의한 단어 선택으로 보인다”며, LH가 입주예정자들에게 보낸 안내문을 통해 책임을 회피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보였다.

A씨의 글을 본 입주예정자들과 일부 LH 직원조차 ‘동의’한다는 댓글을 달았다. 하지만, B씨는 LH를 방어하는 내용의 댓글을 달아 입주예정자들로부터 빈축을 샀다.

B씨는 A씨 글에 “설계도 제대로 모르면서 이런 식으로 후려치지 말아~ 까놓고 이게 우리 잘못이냐?”, “LH에서 철근이 누락된 걸 알았으면 시공을 계속 시켰겠냐”, “내부사정을 모르는 ‘모지리’들과는 어찌 말을 섞나”, “잘못을 했어야 처벌을 받지 전직원 재산공개도 억울한데 말이지” 등의 댓글을 남겼다.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관련 글 [사진 = 블라인드 갈무리]
블라인드에 가입하기 위래서는 직장에서 사용하는 이메일로 인증받아야 한다. B씨 아이디 옆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라고 적혀 있어 B씨가 LH 이메일을 도용하지 않았다면 LH 직원일 가능성이 높다.

B씨의 댓글을 본 입주예정자들은 분을 숨기지 않았다. 입주 예정자 C씨는 “평소 LH가 아파트 철근누락 사태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고 느꼈었다. B씨가 남긴 댓글을 보니 LH가 그동안 보인 ‘무관심’한 태도를 피부로 느낄 수 있게 됐다”고 비난했다.

D씨는 “댓글을 보면서 LH 임직원들이 모두 저사람 같은 생각을 품고 있는 것 같이 느껴진다. 국민을 위한 공기업에 다니는 사람이 어떻게 저런 생각을 품을 수 있나”라고 분노했다. E씨는 “수많은 피해자들을 위해 LH는 해당 직원을 밝혀내 징계하고 모든 직원들의 교육을 철저히 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LH 측은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지 않는 댓글이 게시돼 일반 국민과 해당 블록 입주예정 고객분들께 실망감을 드렸다”면서 “블라인드 운영 구조상 현직 외에도 퇴직자의 계정이 유지되고, 아이디 판매·구입이 가능하여 LH 직원으로 단정할 수는 없으나, 공사는 수사의뢰 등 강력한 조치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엄중한 사안에 대해 공공기관 직원이 가져야할 자세를 망각한 내용의 댓글로 실망감을 드린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면서 “직원 교육 등 내부 통제 강화를 통해 향후 재발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한편, 앞서 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의혹 파장이 커진 2021년 3월에도 LH 직원으로 추정되는 인물들이 일련의 사태들에 대한 국민들의 비난 여론을 비아냥대는 글이 블라인드에 연이어 올라오면서 논란이 커진 바 있다.

당시 한 작성자는 “어차피 한 두 달 지나면 기억에서 잊혀진다”며 “니들(국민)이 암만 열폭해도 난 열심히 차명으로 투기하면서 정년까지 꿀을 빨겠다”는 글을 게시했다.

LH 직원이라고 밝힌 또다른 이는 “28층이라 안 들린다. 개꿀”이라며 신도시 사전 투기 의혹 규탄을 위해 모인 시위대를 조롱하는 내용을 블라인드에 올렸다.

이외에도 “LH 직원들이라고 부동산 투자하지 마란(말란) 법 있냐. 내부정보를 활용해서 부정하게 투기한 것인지 본인이 공부한 것을 토대로 부동산 투자한 것인지는 법원이나 검찰에서 판단할 사안”이라는 글이 올라와 공분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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