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인천] 인천아시아아트쇼가 남긴 것들

경기일보 2023. 11. 30. 03:01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박희제 인천언론인클럽 명예회장

11월23~26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3회 인천아시아아트쇼(IAAS)에 예상치 못한 관람객이 몰려 폐막 당일 마감시간을 1시간 연장했다. 또 줄지어 선 차량 행렬로 인해 송도컨벤시아 일대가 극심한 교통 혼잡을 겪었다고 한다.

IAAS 주최 측 집계에 따르면 관람객은 6만3천여명이었고, 한 갤러리의 최고 판매액이 15억7천329만원에 달했다. 고리들의 ‘황금 해바라기’ 5억원, 데이비드 호크니의 ‘아이패드 에디션’ 3억5천만원, 이우환의 ‘바람 시리즈’ 2억4천만원 등 고가로 거래된 작품도 수두룩하다. 역대 인천 전시회에서 보기 힘든 상황이 연출되자 IAAS 주최자의 입이 귀에 걸렸다. 서울의 키아프(KIAF)와 프리즈(Frieze)를 마냥 부러워하던 처지였는데, 이번에 인천 미술시장의 잠재력이 만만치 않다는 걸 보여줬다.

필자는 개막일과 폐막일에 현장을 돌아보며 갤러리 관계자, 작가, 관객들의 반응을 유심히 살펴봤다. 전시장에서 만난 한 MZ세대 관람객의 얘기는 참으로 감격스러웠다. 그는 IAAS 같은 대형 아트페어를 처음 찾은 초보 미술애호가였다. “왜 VIP권으로 3~4일간 전시작품을 관람해야 하는지 알 거 같다. 마음에 드는 작품이 많아 부스 전체를 2~3번 돌아다녔다. 거액을 내고 작품을 사는 심정도 이해하게 됐다.”  그는 적지 않은 금액의 작품 구매를 놓고 망설였다. 개인의 취향과 취미를 중시하는 MZ세대의 과감성(?)이 놀랍기도 했고, 한편 부러웠다.

안면 있는 참여 작가, 문화기획자 얘기도 들어봤다. A작가는 “예년엔 갤러리 부스에 물병 한 개도 주지 않았지만, 처음으로 도시락까지 무상 배달해주는 등 운영 서비스가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B기획자는 “요즘 트렌드와 미술시장의 성격에 맞는 구성과 기획이 이뤄지는 것 같다”고 평했다.

이번에 대중적 관심을 끌기 위해 현대미술의 거장으로 불리는 바스키아, 키스 해링, 자코메티, 데미안 허스트, 조지 콘도, 쿠사마 야요이 작품을 선보였다. 하정우, 하지원, 구혜선, 추가열, 윤송아 등 연예인 10여명의 ‘스타 아티스트 기획전’, 도발적인 ‘청년작가 초대전’도 인기였다. IAAS의 전체적 흐름에 대해 긍정적 평가가 우세라는 느낌이다.

아무리 상업적 성격의 아트페어라도 단순히 관람객 수나 작품 거래액으로만 성공 여부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시민들의 미술 향유 기회를 얼마나 확대하고 있는지, 또 참여한 화랑과 작가, 작품 수준이 향상되고 있는지도 중요한 가늠자다. 부산 대구 광주에는 저력을 갖춘 화랑들이 상당수 버티고 있어 국내외 메이저급 갤러리와의 네트워크가 아주 탄탄하다.

이런 측면이 취약한 인천의 지역적 열세를 극복할 돌파구를 속히 마련하는 게 급선무다.

경기일보 webmaster@kyeonggi.com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