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가 행복’이라는 20대 양평 청년 김동윤씨

황선주 기자 2023. 11. 29.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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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후배 위해 직업학교·봉사센터 만드는 게 꿈”
양평군자원봉사센터 최연소 봉사 표창장 수상자 김동윤씨. 황선주기자

 

“20대 중반인데 어른스럽다. 차가워 보이지만 눈빛은 어린아이 같다. 늘 미소 띤 모습으로 봉사를 한다. 기특한 청년이다.”

양평에서 중장비 일을 하는 김동윤씨에 대한 주민들의 평이다. 김씨는 1999년생으로 올해 24세 청년이다. 양평읍에서 2남 중 장남으로 태어나 지역에서 중‧고교를 다녔다. 그래서인지 지역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다.

김씨는 “여주처럼 농업계 고교라도 있었더라면 고향에 남는 사람이 좀 더 많았을 것 같다”며 “일자리를 찾아 양평을 떠나 서울, 평택, 구미로 가는 친구들을 보면 많이 아쉽다. 양평에 일자리가 많아져 젊은 친구들이 고향을 떠나지 않고 정착해 함께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일 양평군자원봉사센터가 주관한 행사에서 최연소 봉사 표창장을 수상했다. 해병대전우회 봉사활동, 수중 정화활동, 교통봉사활동 등을 한 공로다.

20대 중반이라는 비교적 어린 나이인데도 양평군유도협회 이사, 해병전우회 수난구조팀장, 새물결포럼 사무국장 등을 맡아 지역 봉사단체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에는 10월 말까지 여주한강지키기운동에 참여해 매달 6회씩 주말도 없이 봉사활동을 했다.

그가 사무국장으로 있는 새물결포럼은 양평군자원봉사센터를 통해 매달 홀몸노인이나 기초생활수급자, 국가유공자 등 3가구를 선정해 무료로 집수리를 해주고 있다.

지난 2018년 해병대에 입대했다는 그는 “선배는 선배답고 후배는 후배다워 좋다. 봉사도 본업이 먼저라고 가르치는 곳이서 믿음이 간다”며 해병대전우회에 대한 애정도 숨기지 않았다.

20대 중반으로 한창 술맛을 알아갈 나이지만 술을 마시지 않는다고 했다. 술을 강요하는 문화가 싫다고도 했다.

자신을 엄마처럼 키워주신 할머니와 실패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가르치신 아버지에 대한 감사한 마음도 잊지 않았다.

그는 어린 나이에 가장이 된 아버지가 자신의 고등학교 시절인 2016년까지 허름한 이동식 주택에서 거주하며 힘겨운 삶을 사는 것을 지켜보며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결심했다”고 했다.

그런데 어느 날 1천만원을 주고 중고 포클레인을 사서 인생을 새로 시작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삶에 대한 희망을 봤다고 했다. 남들이 쓰던 장갑을 사용할 정도로 알뜰한 모습도 있었다고 아버지를 회고했다.

김씨는 20년쯤 뒤에 양평의 젊은이들을 위해 생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실용적인 교육기관이나 지역을 위한 봉사센터를 짓는 게 꿈이라고 했다.

학창시절 축구선수를 하다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어 양평에 직업학교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학업을 성공적으로 마치지 못한 학생들에게 농기계수리, 지게차, 포클레인, 기중기 등을 가르쳐 지역사회 일꾼으로 자리 잡을 수 있게 돕고 싶다는 것이다.

김씨는 “저희가 봉사를 위해 찾는 이들은 가족도, 찾아오는 이도 없는 분들이 많다. 사람이 자신을 찾아오는 것 자체를 기뻐하시는 분들”이라며 “봉사는 제게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매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쓰레기를 줍기나 교통정리는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다. 한강 바닥에 쌓인 오염물질이나 위험물을 제거하는 일은 젊은 시절에만 할 수 있는 일”이라며 “봉사하며 사는 것이 행복하다. 누군가로부터 인정받는 것이 보람차다”고 덧붙였다.

황선주 기자 hsj@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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