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밭작물 망치는 주범… 울릉 ‘꿩과의 전쟁’ 벌인다

박천학 기자 2023. 11. 29.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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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울릉군이 대규모 꿩 포획(사진)에 나선다.

육지와 약 210㎞ 떨어진 섬 울릉도에는 농가 기피 대상 3종의 유해 야생동물로 꼽히는 고라니, 멧돼지, 까치는 서식하지 않으며 유일하게 꿩이 활개를 치면서 농작물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다.

울릉도에는 원래 야생 꿩이 없었다.

꿩은 해마다 봄철 울릉도 특산물로 농가의 주요 소득원인 명이(산마늘) 새순을 닥치는 대로 먹어치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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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내 서식 개체수 1만마리 넘어
명이·옥수수 새순 등 먹어치워
엽사 투입 1500마리 포획 목표

울릉=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

경북 울릉군이 대규모 꿩 포획(사진)에 나선다. 육지와 약 210㎞ 떨어진 섬 울릉도에는 농가 기피 대상 3종의 유해 야생동물로 꼽히는 고라니, 멧돼지, 까치는 서식하지 않으며 유일하게 꿩이 활개를 치면서 농작물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다. 군은 올해 1500마리 포획을 목표로 대리포획단(엽사)도 기존보다 많은 인원으로 구성했다.

29일 울릉군에 따르면 군은 오는 12월 11일부터 내년 2월 7일까지 59일 동안 ‘꿩과의 전쟁’을 벌인다. 군은 매년 10명 정도의 엽사를 투입했지만, 올해는 15명으로 늘리고 1500마리를 목표로 포획하기로 했다. 군은 1998년부터 꿩 포획을 본격화했으며 최근 4년 사이에는 2018년 134마리, 2020년 383마리, 2021년 268마리에서 지난해에는 806마리로 급증했다.

울릉도에는 원래 야생 꿩이 없었다. 1985년 태풍이 덮칠 당시 울릉읍 저동리의 한 주민이 키우던 꿩 수십 마리가 우리가 부서진 틈을 타 탈출한 뒤 급속히 번식했다. 군은 2016년 조사에서 1만 마리 이상의 꿩이 섬에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매나 독수리 등 천적이 거의 없고 섬의 유일한 포유동물인 들고양이가 어린 꿩을 잡기도 하지만 군이 중성화수술로 개체 수를 조절하고 있다. 농가에서도 꿩 퇴치를 위해 각종 자구책을 마련하지만 효과가 없는 실정이다.

꿩은 해마다 봄철 울릉도 특산물로 농가의 주요 소득원인 명이(산마늘) 새순을 닥치는 대로 먹어치우고 있다. 부지깽이, 미역취, 옥수수 등의 새순도 먹이 대상으로 농사를 망쳐 놓기 일쑤다. 울릉도 전 지역 농작물이 매년 피해를 보며 특히 명이가 많이 생산되는 서면과 북면 일대가 심각한 실정이다. 군은 꿩 포획을 위해 엽사 1명당 하루 7000원의 활동비를 지급한다. 잡은 꿩은 가져갈 수 있지만 판매는 금지돼 있다. 군 관계자는 “예산 사정이 여의치 않아 그동안 꿩 포획에 따른 별도의 보상금은 마련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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