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당 12만원도 저렴"…벌써 '예비 고3' 고액 논술 횡행

과외 플랫폼에 과외비 상한 2배 넘는 광고 버젓이
"개인과외는 사각지대…단속 담당인력 확충해야"

(서울=뉴스1) 남해인 기자 = 올해 대입 수시 논술고사 일정이 마무리되자 벌써부터 예비 고3·N수생을 노리는 고액 논술 과외 광고들이 과외 플랫폼에서 횡행하고 있다.

교육청이 정한 시간당 과외비 상한액을 넘는 금액을 대놓고 홍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깜깜이 불법 사교육'이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한 온라인 과외 플랫폼에는 과외비 상한선의 2배가 넘는 시간당 10만원, 12만원짜리 대입 논술 과외 광고가 버젓이 나돌고 있었다.

논술 과외는 글 첨삭 과정이 포함돼 국어, 수학 등 일반 과목보다 비용이 비싼 편이고, 제시한 금액은 과외비 하한선을 표기해둔 것이라 실제로는 더 많은 금액을 청구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활동하며 'EBS 수능방송 강사' 경력이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한 과외 강사는 과외비 시간당 12만원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대치동 현장 강의 수업의 시간당 강사료보다 저렴하게 받는다"고 안내했다.

의과대학 논술 합격 경험이 있는 경력 10년차 강사이자 의과대학 재학생이라고 소개한 다른 강사는 과외비로 시간당 10만원을 제시하면서 "대면·비대면 여부, 학생 수준에 따라 비용은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각 교육지원청이 학원법에 따라 '학원 등 교습비 조정기준'을 정해 교습비 상한을 규정하고 있지만 이를 훌쩍 뛰어넘는 시간당 10만원 이상의 과외비를 제시한 광고가 적지 않은 실정이다.

지난해 7월 공지된 서울 강남서초교육지원청의 조정기준에 따르면 개인과외비는 시간당 5만원, 월 80만원이 상한액이다. 이 액수를 초과하면 고액·불법 과외로 간주된다.

하지만 개인 과외는 사실상 단속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교육당국이 고액 과외 실태를 적극 파악하고 불법 행위를 단속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서울시교육청이 2020~2022년 적발한 교습비 위반 사례는 총 11건에 불과했다.

교육부는 지난 6월 사교육 경감대책의 일환으로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신고센터'를 개설하고 불법 사교육을 근절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도 지난 9월 사교육 부조리 근절 대책을 발표하며 교습비 초과 징수에 관한 특별점검과 개인과외 교습자 전수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선언적 발표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민정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대표는 "개인과외를 일일이 단속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치솟는 사교육비를 방치할 수는 없으니 단속을 담당하는 교육청 인력을 확충하고 점검 권한을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hi_nam@news1.kr

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