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카르텔’ 의혹 수면 위로...치부 전면에 드러낸 김범수 최측근

고민서 기자(esms46@mk.co.kr) 2023. 11. 28.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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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 카카오 CA(Corporate Alignment·공동체 얼라인먼트) 협의체 경영지원 총괄. <사진=카카오>
카카오의 컨트롤타워 겪인 CA협의체에서 경영지원총괄을 맡고 있는 김정호 브라이언임팩트 이사장이 그동안 외부에 드러나지 않았던 ‘카카오 카르텔’ 의혹과 관련된 논란 거리들을 수면 위로 끄집어 올렸다. 지난 9월 25일 카카오 CA협의체에 합류하면서 지금까지 파악한 카카오 인사·재무·준법 사항 등과 관련된 각종 의혹을 도마 위에 올린 것이다.

특히 김 총괄의 경우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경영쇄신위원장의 최측근인 데다가 카카오의 첫 외부 감시기구인 ‘준법과 신뢰위원회’에 합류한 유일한 카카오 측 인사라는 점에서 향후 회사에 상당한 개혁이 있을 수 있음을 예고하고 있다.

김 총괄은 28일 오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카카오와 관련된 폭로글을 연이어 올렸다.

이날 김 총괄은 SNS에 올린 장문의 글을 통해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의 뜻에 따라 각종 비리에 대한 내부 감사 및 조사를 진행하는 자신을 향한 음해와 트집 잡기가 이어지고 있다며 그간의 사정을 낱낱이 밝혔다. 공교롭게도 이 시기는 김 총괄이 최근 사내 회의 과정에서 카카오 직원들에게 욕설을 했다며 논란이 제기되고 있던 시점이었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경영쇄신위원장. <사진=카카오>
김 총괄은 “4달 전 김범수 창업자로부터 카카오 전체에 대해 인사와 감사 측면에서 제대로 조사를 하고 잘못된 부분은 과감하게 고쳐주었으면 좋겠다는 부탁에 (관련 일을) 맡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내부 문제를 해결하다 보면 기존 기득권 특히 각종 카르텔의 엄청난 저항에 부딪칠 것이고 음해와 투서, 트집 잡기 등이 이어질 것을 예상했다”며 최근 자신을 둘러싼 욕설 파문 의혹을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김 총괄은 경영진 혹은 측근에 편중된 보상, 불투명한 업무 프로세스, 견제 없는 특정 부서의 독주, 특이한 문화와 만연한 불신과 냉소, 휴양시설·보육시설 문제, 골프장 회원권과 법인카드·대외협력비 문제, IDC(데이터센터)·공연장 등 대형 건설 프로젝트의 끝없는 비리 제보 문제, 장비의 헐값 매각 문제, 제주도 본사 부지의 불투명한 활용 등이 카카오 쇄신을 위한 조사 대상으로 모아졌다고 밝혔다. 이는 ‘C레벨’ 경영진에 대한 인사 조치까지 포함한 조사였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또 추가 폭로글을 통해 “이후의 사항은 볼수록 화가 났다”며 그간의 심경을 토로했다.

김 총괄은 “담당 직원이 30명도 안되는 관리부서 실장급이 더 경력이 많은 시스템이나 개발부서장 연봉보다 2.5배나 되는 경우도 있었고, 심지어 20억원이 넘는 초고가 골프장 법인회원권을 가지고 있었다”며 “모든 공동체의 골프회원권 현황을 보고하라는데 계속 미적댔다”고 전했다.

김 총괄은 또 “SM(에스엠) 사태, 압수수색 등 정신없는 와중에 도 평가 및 보상 제도를 전면 재검토하고 법인카드도 모두 변경하는 등 하나씩 만들어 가고 있는 와중에 건축과 장비에 관한 제보가 계속 들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카카오 그룹 내에서 1개 회사만 워케이션 센터에 대한 이용 의사를 밝혔음에도 회사에 도움이 안 되는 시설을 위해 1000억원이 넘는 공사비가 투입되지 직전”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문제가 있음을 인지한 그는 새로운 기획으로 제주도에 도움이 되는 지역상생형 디지털 콘텐츠 제작센터를 만들어 지역 인재를 대규모로 고용하고 지방대 학생들을 위해 운영 중인 카카오 테크 캠퍼스의 헤드 오피스를 제주도로 옮기고, 장애인 예술단체가 연습하고 공연할 수 있는 공간 및 장애인과 함께 일하는 체험센터를 만들기로 했다고 추가 설명했다.

카카오 판교 본사(아지트) 모습
이때부터 그의 상세한 해명글이 추가됐다.

김 총괄은 제주도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욕설 논란과 관련해 비정상적인 절차로 그동안 업무를 맡아온 당사자들을 보고 홧김에 내뱉은 발언이라며 억울한 심정을 드러냈다.

그는 “결재, 합의도 없었고, 그냥 (공사) 업체가 원래 정해져있다는 담당 임원의 주장과 10분 정도 언쟁이 계속되는 와중에 아무 말도 안 하고 있는 다른 임원들을 보다가 분노가 폭발했다”면서 “이건 다른 회사에선 상상도 못하는 일로, 어떻게 700~800억원이나 되는 공사업체를 그냥 담당 임원이 결재, 합의도 없이 저렇게 주장을 하는데 모두들 가만히 있을 수 있냐며 그동안 문제라고 생각했던 다른 사례 2가지를 이야기하는 와중에 나온 발언”이라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한 내부 고발자는 김 총괄의 언행이 인격모독성 비하 발언이라며 카카오 안팎에 폭로한 바 있다.

이를 의식한 듯 김 총괄은 당사자들에게 부적절한 언행을 한 것에 대해 거듭 사과를 했다면서도 “특정인에게 이야기한 것도 아니었고 반복적으로 지속적으로 이야기한 것도 아니었고 업무 관행의 문제점을 지적하다가 나온 한 번의 실수 였다”면서 “(다만) 이걸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판정하면 그걸 따르겠지만 그러면 부정 행위자에게 시정명령을 내릴 수도 없고 인사 조지를 할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김범수 창업자가 카카오 공동체 주요 CEO들과 쇄신안을 마련하기 위해 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모습. <사진=카카오>
한편 카카오는 지난달 경기도 안산시 한양대 에리카(ERICA) 캠퍼스에 준공한 첫 자체 데이터센터인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과 2025년 서울 도봉구 창동에 들어설 예정인 K팝 공연장·극장 등의 대규모 복합문화공간인 ‘서울아레나’의 공사 업체 선정에 대한 비리 제보를 접수하고 회사 차원에서 사실관계 파악과 내부 감사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 제보는 카카오가 투명하게 공개 입찰 방식을 거치지 않고 특정 업체와 수의 계약을 하는 방식으로 모 대기업 계열의 건설사에 공사건을 몰아줬다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카카오 측은 28일 “안산 데이터센터는 총 3곳의 건설사가 참여하는 공개 입찰을 거쳐 시공사가 선정됐다”면서 “서울아레나의 공사 업체 선정 방식과 관련해선 확인 중”이라고 답했다.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의 공사 금액은 총 4249억원 규모로, 이 가운데 논란이 되고 있는 건설사와 계약한 건축·토목에 해당하는 금액은 약 1436억원이다. 서울아레나 건축비는 3008억원으로, 일각에서 제기한 2조원대 비리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는 게 카카오 측 설명이다.

이와 관련 카카오 노동조합인 ‘크루 유니언’은 29일 경영진에 개선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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