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용 생가터 비석’ 엿새 만에 철거…헛돈 쓴 성남문화원

친일행적 기재했으나 적절성 논란
‘설치비+철거비’ 세금 이중 낭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에 설치된 이완용의 친일 행적을 기록한 비석이 28일 철거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성남문화원은 적절성 논란이 불거진 이완용(1858~1926)의 생가터 비석을 28일 철거했다고 밝혔다. 설치한 지 6일 만이다.

성남문화원은 후대에 역사적 교훈을 전하겠다며 지난 22일 분당구 백현동 이완용 생가터에 250만원을 들여 비석(가로 75㎝, 세로 112.5㎝)을 설치했다. 비석에는 이완용의 생애와 함께 ‘을사늑약 뒤 내각총리대신이 돼 매국 내각의 수반이 됐다’는 친일행적도 담겼다.

그러나 비석이 설치된 뒤 주민들이 매국노 생가터에 비석 설치가 부적절하다는 여론이 일기 시작했다. 문화원 누리집 게시판에도 비석 철거를 요구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문화원은 비석 설치 취지와 달리 적절성 논란이 일자 이날 오전 장비와 인력을 동원해 비석을 철거했다. 비석 설치비와 철거 공사비까지 세금만 낭비한 셈이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