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꽃게 ‘대풍년’ 최근 5년 최대치…꽃게값은 하락

10월 서해 연안 수온 상승 영향
공급 늘며 단가 하락으로 어민 한숨

뉴시스

올해 서해 연평어장의 꽃게 어획량이 가을 어기 풍어로 5년간 최대치를 기록했다. 10월 서해 연안 수온이 올랐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수온에 민감한 어종인 꽃게는 더 높은 수온 쪽으로 몰리는 경향이 있다. 다만 꽃게 공급이 늘어나며 단가가 하락해 어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28일 인천시 옹진군에 따르면 올해 봄 어기(4∼6월)와 가을 어기(9∼11월 23일 기준) 연평어장의 꽃게 어획량은 169만2000㎏으로 2019년부터 올해까지 최근 5년간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연도별 연평어장 꽃게 어획량은 2019년 72만1000㎏, 2020년 102만1000㎏, 2021년 136만3000㎏, 2022년 112만8000㎏이다. 특히 올해는 가을 어기 어획량이 126만6000㎏로 전년 같은 기간의 69만5000㎏보다 배 가까이 늘면서 꽃게 풍년을 이끌었다.

가을 꽃게 어획량이 급증한 이유는 이 시기 서해 연안 수온이 높아지면서 꽃게가 연평어장으로 모여들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서해 연안 수온은 올가을 들어 점차 올라 올해 10월 중순에는 최고 20도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의 18도보다 2도 높은 수치다.

실제로 10월에 잡힌 연평 꽃게는 61만5000㎏에 달해 가을 어기 전체 어획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9월 꽃게 어획량인 30여만㎏보다 훨씬 많다.

유례없는 꽃게 풍년을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총판매액인 어획고는 어획량 증가 추세를 따라잡지는 못했다. 꽃게 공급이 수요를 압도하며 위판 가격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올해 가을 암꽃게 활어의 kg당 최고 경매가는 1만1000원대로 지난해 1만3000원대보다 낮았고, 최저 경매가는 6000원대까지 떨어져 지난해 1만2000원대의 절반 수준이었다.

이에 따라 올해 어획량이 지난해보다 50% 넘게 늘어난 반면 어획고는 166억 원으로 지난해 112억 원보다 48% 늘어나는 데 그쳤다. 어민들은 어획량이 증가했어도 실제로 손에 쥘 수 있는 수입은 많이 늘지 않았다며 한숨을 내쉬고 있는 실정이다.

임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