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영화 포스터 사라졌다…"극장 1회용품 규제? 빨대는 그대로"

김지은 기자, 이병권 기자 2023. 11. 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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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메가박스 영화관.

영화 포스터 전단지가 진열됐던 공간에 '영화 전단 배포를 중단한다'는 안내글이 새로 붙어 있었다.

영화 관객수가 줄어들고 환경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한 때 영화관 게시판을 가득 메웠던 포스터 전단지 역시 사라지고 있다.

그동안 영화 포스터 전단지는 제작사, 배급사에서 자체적으로 제작한 뒤 영화관에 전달하면 직원들이 배포하는 방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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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온라인 커뮤니티


27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메가박스 영화관. 영화 포스터 전단지가 진열됐던 공간에 '영화 전단 배포를 중단한다'는 안내글이 새로 붙어 있었다. 최근 환경부가 일회용품 사용을 규제하면서 영화관 역시 1회용 광고 선전문을 배포할 수 없게 됐다는 내용이었다.

서울 시내에 위치한 롯데시네마, CGV 역시 사정은 비슷했다. 한 CGV 매장의 경우 10개 영화가 동시 상영되고 있었지만 게시판에 놓인 영화 포스터는 3개였다. 롯데시네마는 다음달에 개봉될 영화를 제외하곤 영화 포스터 전단지가 배치되어있지 않았다. 과거와 비교했을 때 영화 포스터 종류도, 부수도 현저히 줄어든 모습이었다.

영화 관객수가 줄어들고 환경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한 때 영화관 게시판을 가득 메웠던 포스터 전단지 역시 사라지고 있다. 그동안 영화 포스터 전단지는 제작사, 배급사에서 자체적으로 제작한 뒤 영화관에 전달하면 직원들이 배포하는 방식이었다.

서울 시내에 위치한 영화관. 10개 영화가 동시 상영되고 있었지만 게시판에 놓인 영화 포스터는 3개였다(왼). 일부 영화관은 영화 포스터가 아예 진열되어 있지 않았다(오). /사진=김지은 기자


환경부가 발표한 고시에 따르면 영화관은 합성 수지가 도포된 1회용 광고선전물을 배포해선 안된다. △종이에 합성수지를 분사해 종이표면에 막을 형성시키거나 △합성 수지 필름을 붙인 광고 전단지 등은 규제 대상이 된다. 이를 제외한 일반 종이 전단지는 사용이 가능하다.

메가박스 관계자는 "영화 전단 배포를 전국적으로 중단한 게 맞다"며 "합성수지가 들어간 전단지가 어떤 것인지 사실상 구별할 수 없기 때문에 완전 중단했다"고 말했다. 다만 롯데시네마와 CGV 관계자는 "합성수지가 들어간 포스터만 제외하고 전단 배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에 위치한 메가박스 영화관. 영화 전단 배포를 중단한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이병권 기자


영화관에서 근무하는 직원 최모씨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그동안 영화 전단지가 너무 많이 버려져서 힘들었다"며 "하루에 수백장씩은 기본적으로 나온다. 영화 상영이 끝난 영화 포스터들도 한번에 다 버려진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영화 대기를 하면서 심심하니까 그냥 꺼내보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어벤져스 같은 영화는 다들 포스터를 들고 들어가는데 나올 때는 자리에 버리고 온다. 본사나 배급사에서 포스터가 오는 경우도 있는데 간혹 아예 걸지 못할 때도 있다. 그 포스터들은 쓰지도 못하고 버려진다"고 말했다.

아쉬움을 토로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10년 넘게 영화 포스터를 모았다는 이모씨(29)는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포스터를 모으는 건 삶의 낙이었다"며 "앞으로는 오리지널 티켓 같은 특전을 모으거나 포토티켓을 뽑는 방식을 택할 것 같다. 영화 마케팅 측면에서도 홍보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드는 것이라 안타깝다"고 말했다.

40대 직장인 김성민씨 역시 "환경 때문에 포스터가 사라진다는 것에 대해선 공감한다"면서도 "우리 세대는 영화 보기 전에 출연진들 싹 훑어보고 좋아하는 연예인 그려진 포스터도 모으고 그랬다. 지금은 그런 감성이 사라진 듯 해서 아쉽다"고 말했다.

영화 팬들 사이에선 일회용품 규제 기준이 일관되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실제로 일부 영화관은 플라스틱 컵과 홀더, 빨대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었다. 또 코팅된 종이를 쓰는 오리지널 영화 티켓도 그대로 발행하고 있었다.

영화관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영화관에 많으면 300명도 들어가는데 모든 컵을 다회용으로 할 수는 없다"며 "플라스틱 컵과 빨대의 경우 정부가 일회용품 규제 정책을 철회했기 때문에 기존처럼 쭉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리지널 티켓과 관련해선 "이번 규제 대상은 누구나 가져가는 홍보물 말고 고객 사은품 용도에는 해당되지 않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영화관 내부에 플라스틱 컵과 홀더, 빨대 등이 그대로 이용되고 있는 모습. 코팅된 종이를 쓰는 오리지널 영화 티켓도 발행되고 있었다. /사진=이병권 기자


김지은 기자 running7@mt.co.kr 이병권 기자 bk2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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