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불수능에 논술로 쏠린다… 사교육 부담은 여전

김지은 기자 2023. 11. 27.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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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서구의 김 모(19) 군은 수능이 끝나고 서울 대치동 소재 논술학원에 등록했다.

서울 상위권 대학을 목표로 논술고사를 치러야 하는 김 군은 소수로 첨삭을 받을 수 있는 학원을 알아보다 대치동의 한 학원을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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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문항 없앴지만 정시 어렵자 대학별 고사 올인
고3 한 해 논술에만 396만 원 투자…사교육 의존도↑
내달 11일까지 대학별 논술고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 학생이 대전 서구 둔산동 학원가를 지나고 있다. 김영태 기자

대전 서구의 김 모(19) 군은 수능이 끝나고 서울 대치동 소재 논술학원에 등록했다. 서울 상위권 대학을 목표로 논술고사를 치러야 하는 김 군은 소수로 첨삭을 받을 수 있는 학원을 알아보다 대치동의 한 학원을 알게 됐다.

김 군은 "서울 상위권 대학이다 보니 대전에서 준비하는 것보다는 서울에서 전문적으로 컨설팅 프로그램을 받을 수 있는 곳을 다녀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수능이 끝나고 시간적 여유도 있어 가능한 것 같다"고 말했다.

'불수능'이었던 수능이 끝나고 수험생들은 논술·면접고사에 집중하고 있다. 모든 과목에서 변별력이 상승하면서 정시보다는 수시모집에 올인하는 전략을 수립한 모습이다. 문제는 사교육 부담을 덜기 위해 시행된 킬러문항 배제가 N수생 급증, 논술 사교육 등 부작용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대전지역 교육계에 따르면 주요 대학들의 논술·면접 등 대학별 고사는지난 18일부터 시작돼 내달 11일까지 진행된다. 수험생들은 수능 직후 가채점 결과를 기준으로 수시 지원 대학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정시 지원 가능대학과 수시 지원 대학 중 어느 대학을 선택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하지만 역대급 불수능이라 불릴 정도로 이번 수능의 난이도가 높아지자 정시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 판단, 논술·면접 전형 등 대학별 고사에 집중하는 전략을 세웠다는 수험생들이 늘고 있다. 실제로 지역 상당수 입시학원에서도 정시보다 대학별 논술고사에 보다 무게를 둔 특강 및 상담이 이뤄지고 있다. 서울 대치동 일대 대형학원의 논술 특강을 듣는다는 지역 학생들도 적지 않다.

당초 국어·수학 등 특정 과목을 잘 보면 잘못 본 과목을 만회할 수 있었지만, 올해는 모든 과목이 어려워지면서 '정시모집'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대전 입시학원 관계자는 "이미 수시전형에서 6개 모두 지원해 대학별 고사를 치러야 하는 학생에게는 변수가 많은 정시 전략보다는 수시에 집중하라고 조언하고 있다"며 "문·이과 통합형 수능에서는 점수 산정도 불확실하기 때문에 당장 준비할 수 있는 면접이나 논술을 노려보는 게 더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정부가 사교육 카르텔 근절을 위해 킬러문항을 제외했지만 사교육 부담은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킬러문항이 아닌, 논술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커지면서 향후 사교육비 부담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교육부와 통계청의 '2022 초중고 사교육비 통계'를 보면 지난해 고3의 월평균 논술 사교육비는 33만 원으로, 1년으로 환산하면 396만 원에 이른다. 수시 준비 등을 위해 논술 사교육에 집중한 것이다.

고3 학생 중 진로·진학 컨설팅 사교육을 받은 학생은 월 평균 9만 원, 한 해에 108만 원을 지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 달 평균으로 보면 금액이 적어 보이지만, 대부분 학생은 수시·정시모집 지원을 위해 일회적으로 컨설팅에 의존한다는 점으로 미뤄볼 때 1회당 사교육비가 적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진로·진학 컨설팅은 1회에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 수준으로 알려진다.

지역 교육계 관계자는 "수능시험의 난이도가 높아지면 정시에서 N수생이 유리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번 시험은 N수생이 역대급으로 많았던 만큼 고3 학생들은 불리할 수밖에 없다"며 "준킬러문항을 위해서라도 여전히 사교육을 찾을 수밖에 없으며, N수생이 점차 늘어나면서 논술·면접학원 사교육비도 함께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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