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는 왜 철자와 발음이 다른 경우가 많죠?[아미쌤의 기승전 영어]

기자 2023. 11. 27.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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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초등학교 영어수업을 받고 있을 때였다. ‘orange(오렌지)’를 [어렌쥐이~], ‘tomato(토마토)’를 [터메이토오~]라고 따라 읽는데, 한 똑똑한 친구가 ‘orange’의 스펠링을 찬찬히 보면서 발음이 나는 대로 또박또박 [오.랑.게]! 라고 읽어 버렸다. 또 얼마 전 인스타에서 본 재미있는 영단어 오답이 생각난다. 영단어 ‘tongue’의 뜻은? ‘(입안의) 혀’이고 발음은 [터엉~]인데, 한 초등학생이 [통구이]라고 적었던 것이다.

영어에는 다양한 발음 규칙이 존재하지만, 불규칙한 철자와 발음의 관계도 많다. 일관성이 부족하며, 특정 철자가 다양한 발음으로 나타날 수 있다. 또한 발음되지 않는 묵음도 많다. ‘섬’이라는 뜻의 ‘Island’는 ‘s’가 묵음이라 [아일랜드]라고 읽어야지 [아이슬랜드]로 읽으면 안 된다. ‘연어’라는 영단어 ‘salmon’는 ‘l’이 묵음이라 [새먼]으로 읽어야지 [샐먼]으로 읽으면 안된다.

우리 모국어인 한글은 일반적으로 철자와 발음이 꽤 일치하는 언어다. 한글은 자음과 모음이 각각 명확하게 정의돼 있어 특정한 자모의 조합이 항상 일정한 소리를 나타내기에 한글의 철자와 발음 간의 관계는 거의 1:1로 매칭된다. 한글의 발음 규칙은 일관되게 적용되기 때문에 한국어를 처음 접하는 학습자들이 비교적 쉽게 발음을 배울 수 있다. 한글은 15세기인 1443년에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해 사용하기 시작했으므로 현재로서는 580여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반면 영어는 역사가 2000년 이상 된 아주 오래된 언어인데, 기원전 5~6세기에 영국으로 유입된 일부 게르만 지방 언어에서 발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라틴과 게르만, 프랑스어, 덴마크어 등 다양한 언어의 영향을 받았다. 특히 중세 영어에서 현대 영어로의 변화 중에는 많은 소리 변화가 있었고 다양한 외래어를 수용하고 오랜 세월 동안 변화하면서 이로 인해 발음과 철자 간에 일관성이 떨어지게 됐다.

우리는 처음 보는 한글 단어를 정확한 하나의 발음으로 읽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영어는 그렇지 않다. 영어를 외국어로 배우는 우리도 힘들지만 원어민 화자들도 정확한 스펠링과 정확한 발음을 알고 있는 것은 모두 학습과 노력 덕분에 가능한 것이다. 가령 한글 단어 ‘사과’는 [사과]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발음되지 않지만, ‘apple’은 [애플] [에플] [에이플] [어플] 등으로 다양한 발음이 가능해 용례에 대한 의식적인 학습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럼 우리는 어떤 자세로 영어를 배워야 하는 것일까. ‘영어의 스펠링과 발음 간의 불일치로 스트레스를 받는다’며 어렵다고 불평하기보다는 언어의 역사를 존중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도록 노력하는 것이 좋다. 모국어 화자들의 용례를 그대로 외운다는 생각으로 언어의 애매성을 수용하며 그야말로 성실하게 반복해서 익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 발음기호를 읽을 줄 알아야 한다. 요즘은 발음기호 없이 청음 그대로를 기억해서 발화하는 경우가 많은데, 기본적인 ‘발음 규칙’과 ‘발음기호’를 읽는 능력은 매우 유용하다. 발음 가이드가 있는 온라인 사전이나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면 편리하다.

아울러 주의 깊게 듣고 따라해야 한다. 부끄러움을 내려놓고 영어 단어의 발음을 정확하게 듣고 따라하면서 언어 감각을 향상시키도록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 스마트폰 등을 활용해 자신의 발음을 녹음하고 들어보면 도움이 된다.


■아미쌤은 누구?

본명은 민아미이고, 현재 개포동 아미영어학원 원장이다. 목동과 대치동에서 영어강사로 20년 이상 활동했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교육학을 전공하고, 영어교육학을 부전공으로 공부했다. 한국강사신문 칼럼니스트 겸 기자로도 활동한 그는 ‘적중! 영어독해중등3 꿈틀’ ‘적중! 영어독해중등1 꿈틀’ ‘고득점 수능듣기B형 고3 실전편RHK’ ‘고득점 수능듣기B형 고3 유형편RHK’ 등을 펴내기도 했다.

민아미(영어강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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