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휴대폰 디톡스·3학기 선택교과제·수준 높은 독서토론… 글로벌 인재 키워낸다

2023. 11. 27.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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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고등학교
경북 김천시 송설로 90 에 위치한 전국단위 자율형사립고 김천고의 드 넓은 교정에서 학생들이 축구를 즐기고 있다. /김천고 제공

경북 김천시에 있는 전국단위 자율형 사립고 김천고등학교가 2024학년도 신입생 선발을 준비 중이다.

총 240명을 선발한다. 일반전형에서 전국단위 96명, 광역(경북)단위 89명, 태권도 특기자 7명을 모집한다. 사회통합전형에서는 48명을 선발한다. 여기에 정원외로 외국인 유학생 16명, 국가유공자 및 특례대상자 각 7명씩 선발한다. 1단계에서 중학교 내신 성적과 출결로 2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 면접 전형을 거쳐 최종 합격생을 뽑는다.

자세한 모집 요강은 김천고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원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김천고는 휴대전화 교내 반입 금지, 체계적인 건강 체크와 다양한 여가 프로그램 등 꼼꼼한 학생 생활관리로 학부모들의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또한 3학기제 운영, 차별화된 독서·토론 수업 등 학생들의 실력을 키우는 프로그램도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천고 동문들의 모교사랑 캐치프레이즈.

◇'휴대폰 디톡스’ 생활, 사색하는 10대들

초등학교에 입학도 안 한 어린이도 스마트폰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세상이지만, 김천고 학생들은 입학하는 순간부터 휴대전화를 자유롭게 쓸 수 없다. 교내로 전화기 반입 자체가 금지다. 학생들은 대신 학습용 노트북이나 태블릿PC를 사용할 수 있고, 교내 공중전화가 있어 부모님과 연락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 김천고는 입학설명회 때마다 휴대전화 금지 규칙을 학생과 학부모에게 재차 강조한다. 김천고 졸업생들은 “학교 방침으로 3년간 휴대전화 없이 지내보니 그 또한 살아지더라” “전화기가 없으니 사색의 즐거움을 알고, 친구들과 더 많이 대화하고 친해질 수 있음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김천고 관계자는 “휴대폰 금지 방침으로 재학생과 학부모로부터 다양한 진통을 겪기도 했지만, 앞으로도 학교의 입장은 변함없이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3학기 선택교과제, 원하는 수업 듣는다

김천고는 정규 1, 2학기에 덧붙여 겨울학기제를 운영하고 있다. ‘3학기’ 또는 ‘겨울학기’로 불리는 독특한 학사 운영으로 학생들은 1월 초부터 약 5주간 정규 교육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선택교과 심화 수업을 교내에서 수강할 수 있다. 현재 추진되는 고교학점제는 김천고의 선택교과 교육과정과 그 취지가 같다고 볼 수 있다. 김천고는 고교학점제를 10년 전부터 실시해왔다. 선택교과는 본인의 진로와 희망에 따라 이뤄지는 수업으로 AP경제학, 논어, 중용, 인문학, AP심리학, AP통계, SAT 과목 등 다양한 강좌가 개설돼 진로와 관련된 교양을 쌓을 수 있다. 이수한 과목들은 학교생활기록부에 전부 기재되는데 이렇게 키운 전공 역량은 대입 수시전형, 특히 학생부 종합전형에서 강점이 되고 있다.

김천고 뒷산 송정(松亭)에서 독서하는 학생들 .

◇학생들의 건강관리·식단관리 걱정 마세요, 토탈케어 시스템

김천고는 전국에서 학생들을 선발하며 한 달에 한 번 정기 외박을 하는 기숙 학교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에 부모님과 떨어져 생활하며, 학업을 병행하고 본인만의 건강 관리법을 체득한다. 남자 고등학교에서의 생활은 변수가 많다. 체육 활동을 즐기는 남학생들의 특성상 자잘한 부상이 생길 수 있어 보건교사가 학생들 건강관리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인다. 수업이 진행되는 시간에는 담임교사와 보건교사가 학생들의 건강을 체크하고, 급히 병원에 가는 경우 직접 데려간다. 기숙사에서 긴급상황이 발생할 경우엔 사감 선생님이 보호자 역할을 한다. 한 학부모는 기숙사 사감 선생님에게 “유치원 때처럼 아이를 돌봐주는 것 같아 늘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했다.

학교는 학생들의 건강관리 뿐 아니라 식단에도 관심이 많다. 학교식당에서는 전국 최고 수준의 식단과 홍게라면, 전복톳밥, 장어덮밥 등을 맛볼 수 있는 다양함을 주무기로 영양사 선생님들이 애정을 갖고 급식을 제공하고 있다.

또, 학생들은 11월 교내에 새롭게 오픈한 세븐일레븐 편의점에서 간식거리 해결도 편리하게 가능하다.

김천고의 대표적 학습 프로그램 ‘토마독’ (토요일 마라톤독서). 토요일 오후1시부터 10시까지 9시간동안 도서관에서 독서에만 몰입하는 활동이다.

◇토요일 9시간 마라톤 독서 ‘토마독’과 ‘송설클라시쿠스’

2만5천여권의 장서를 보유한 김천고 솔도서관에서는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토요일 오후 1시부터 10시까지 도서관에서 책 읽기에만 몰입하는 ‘토마독(토요마라톤독서)’이 대표적이다. 월 1~2회 실시하는데, 학생 60~70명이 참가한다. 참가 학생은 간식을 먹으면서 진행하는 하브루타 독서토론 30분, 저녁식사 1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에 자유롭게 책을 읽고 독서 기록지를 작성하고, 행사 종료 전 소감문을 쓰게 된다. 토마독을 경험한 학생들은 “입시로 바쁜 고교 생활 중 주말 토요일에 책을 읽다 보면 독서의 충만감과 몰입의 즐거움을 얻을 수 있었다”고 전한다.

고전 문학을 읽고 사색의 힘을 기르는 ‘송설클라시쿠스’도 만족도가 높은 독서프로그램 중 하나다. 클라시쿠스 수업에서 선택된 고전은 원전 또는 원문 완역본으로 읽는다. 교사 한 명이 학생 5-10명과 책을 읽고, 학생들이 다양한 주제로 토론 연구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교내 노래방에서 공부 스트레스를 풀고 있는 학생들.

◇5교시는 창의적 체험 활동, 스트레스 푸는 코인노래방

기숙형 남학교인 김천고는 교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많다. 따라서 학생들이 체육 활동으로 스트레스를 풀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지원한다. 10대 체력이 평생 체력을 좌우한다는 신념으로 점심시간과 더불어 5교시를 창체(창의적 체험) 활동으로 편성해 더 많은 체육 활동을 권장한다. 특히 BOA(Breaktime Outdoor Activity promotion) 프로그램은 학생들의 체육 활동 정보를 교내에 설치된 안면인식기 16대를 통해 축적하고, 학기말에 종합하여 덕체지 삼품제 및 생활기록부에 기록을 남김으로써 학생들의 참여를 촉진하고 있다.

김천고는 입시 스트레스가 많은 학생을 위해 동문들의 지원을 받아 교내에 코인노래방 기기 9대를 도입했다. 학교 관계자들도 학생들이 크고 작은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게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하고 있다.

김천고 설립자인 최송설당(崔松雪堂)여사의 동상.

◇4만 동문의 저력, 軍 대장 2명 배출

김천고 설립자인 최송설당 여사는 고종 황제의 아들 영친왕의 보모이자 마지막 궁중 여류 시인으로 활동했다. 그는 일제의 민족말살 정책이 극심하던 시기에 ‘한 사람의 인재가 나라를 구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영남 지역에서 인재를 양성하고자 전 재산을 들여 김천고를 설립했다.

1931년 개교해 88기 졸업생을 배출 예정인 김천고는 4만여명 동문의 든든한 지원을 받는 명문고다. 동문들은 장학금, 시설 지원, 도서 지원 등 다양한 방식으로 애교심을 표현하고 있다.

한편 지난 10월 군 수뇌부 인사에서 김천고 출신 2명이 4성 장군이 돼 눈길을 끌었다. 합참의장으로 내정된 김명수 대장은 송설49회, 육군 제2작전사령관이 된 고창준 대장은 송설51회 졸업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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